[더파워=이지숙 기자] 거세게 불어 닥친 투자 열풍 속에서 선량한 투자자를 노리는 주식투자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허위 정보를 흘려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조작하거나 투자 대행을 해주겠다며 투자금을 횡령하는 방식에서 한층 더 진화한 주식투자사기는 이제 조직적으로 판을 짜고 접근하는 수준까지 발달해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최근 재판을 통해 유죄가 선고된 사례를 살펴보면 요즘 유행하는 주식투자사기 방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0대 A씨는 대포통장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B씨를 만나 가짜 주식거래사이트를 개설했다. 지인들을 알음알음 모은 이들은 오피스텔에 가짜 사무실까지 꾸려 조직 총책과 자금줄, 수익분배, 중간관리자, 상담원 등 역할을 분배해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우선 이들 일당은 대포폰을 이용해 허위의 인터넷 아이디를 만든 후 여러 포털사이트를 통해 피해자를 물색했다. 투자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가입하는 주식, 재테크, 창업, 부동산 등 카페에 가입하여 ‘주식전문가’를 사칭하고 해외 투자 종목을 소개해주겠다는 식으로 사람들을 유인했다. 속아 넘어간 투자자들이 전화를 하면 대포폰으로 연결해 ‘상담원’ 행세를 하며 가짜 주식거래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했다.
무려 6개월 가까이 진행된 이 사기 사건에서 확인된 피해자만 해도 60여명. 피해자 개개인이 손해를 본 금액만 해도 최소 수백만원에서 최대 7천만원까지 엄청난 수준이다. A씨 일당이 주식투자사기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11억9100만원에 달한다.
이처럼 가짜 홈페이지나 프로그램, 스마트폰 어플 등을 만들어 투자자를 속이는 방식의 주식투자사기는 겉으로 보기에 그럴 듯 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아채기 어려워 즉시 대응하기 어려운 편이다. 워낙 교묘하게 꾸며내기에 의심하기도 좀처럼 쉽지 않다.
법무법인YK 기업법무그룹 김효준 형사전문변호사는 “피해를 입은 후 고소, 소송을 통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더라도 사실 원금을 100% 돌려 받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사기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원금을 보장한다거나 원금의 몇 백%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문구는 믿지 말아야 하고 이메일이나 전화, 문자 등을 통해 주식투자 프로그램이나 어플을 설치하도록 유도한다면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