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커뮤니티캡처[더파워 유연수 기자] "휴가를 갔다가 돌아왔더니 물량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자를 보고 야근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6일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택배 갤러리’에는 ‘강제 휴가 돌아왔더니 지금 이 시간 CJ대통 동탄 산더미 물량’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CJ대한통운 동탄 영업소로 추정되는 사진에는 영업소에 수백여개가 넘는 택배 박스들이 정리정돈이 되지 못한 채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모습이다.
글쓴이는 “억지로 동참해 쉬라길래 이틀 쉬다 나왔더니 산처럼 물량이 쌓여있다”며 “돈도 못 벌고 강제로 손발이 묶여 있다 3일간 개고생 각으로 택배 없는 날이 누굴 위해 만든 거냐”라고 작성했다.
해당 게시물엔 택배기사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도 상황이 비슷하다. 물량이 쌓여 한숨 나온다” “밀린 물량 처리하려면 3일 야근은 해야 할 것 같다” “삼각김밥 먹을 시간도 없다. 쉬고 와서 정말 힘들다”고 댓글들을 남겼다.
앞서 민주노총 택배노조와 대형 택배사들은 지난 2019년부터 ‘택배 없는 날’을 매년 8월에 지정해 휴무했고 쿠팡과 SSG닷컴, 마켓컬리에 대해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라”고 촉구해왔다.
그러나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 유통사는 택배기사들이 재량껏 휴가를 쓰고 있다며 정상 영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올해 택배 없는 날의 경우, 더 많은 물량이 휴무 이후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 카눈(8~9일) 여파로 배송이 늦어진 데다 ‘택배 없는 날’이 연달아 시행되면서 택배가 쉬는 날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택배기사들이 3일간 휴무 하고 현장에 복귀하자, “쉬고 왔지만 다시 야근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
실제 이날 택배 현장 곳곳에서는 기사들 사이에서 “물량이 평소보다 2~3배 늘어나며 하루에 배송을 다 처리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택배기사들 사이에선 “평일 하루 배송 물량이 2배 이상 폭증했다”, “택배차에 하루 물량이 다 들어가지 않아 여러 차례 나눠서 배송하고 또 실어야 한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물류업계 일각에서는 ‘택배기사의 과로 등 업무강도를 낮춰주기 위해 택배없는 날을 시행했는데, 쌓인 물량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택배 물동량은 2019년 27억9600만개에서 2021년 기점으로 36억개를 넘어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택배는 국민의 ‘모세혈관’같은 역할을 하는데, 3일씩이나 쉬면 배송지연은 물론 각종 부작용이 많아 휴무 여부를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