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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3차 그레이트 게임과 한국의 선택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5-03-19 11:03

[이병록의 책을 통해 세상 읽기] 정의길의 ‘지정학의 포로들-3/3’

미·중 3차 그레이트 게임과 한국의 선택
중국은 1433년, 정화 함대의 일곱 번째 원정을 끝으로 관련 기록과 시설까지 폐기하는 해금 정책을 시행하였다.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철수하자 유럽 세력이 바다에 출몰하기 시작했고, 16세기부터는 제해권을 장악했다. 이제 다시 중국이 G2로 등장하여 미·중 간 제3차 그레이트 게임이 시작된다.

2010년 7월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에서 힐러리 미 국무장관은 항해 자유를 위협하는 행위를 비판하였고, 같은 해 10월에는 아시아 귀환 정책을 선포하였다. 미국이 글로벌 질서의 리더로 남기 위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더 많은 군사적 에너지 투입을 주장하였다. 이어서 2011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은 APEC에서 중국을 향해 "규칙을 지키라"고 요구하였다. 제3차 그레이트 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미국은 중국의 반접근/지역 거부 전략을 방어적 조치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1차 세계대전 전에 독일 해군력 증강이 영국을 능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영국이 이를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였다. 세력균형을 조정하며 3국 협상을 체결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미국 역시 중국이 마지노선을 넘었다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2006년 크리스토퍼 퍼슨 미 공군 중령은 "진주목걸이: 아시아 연안에서 부상하는 중국 세력에 대한 대응"이라는 논문에서, 중국의 전략적 군사 거점이 "진주"처럼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는 중국의 물동량 증가에 대응한 전용 하역장 확보 등 단순한 상업적 목적에 불과하다고 본다.

대표적인 대중 강경론자인 애런 프리드버그 프린스턴 교수조차도 “이 지역들에 군사시설이 있다면, 신속하고 손쉽게 파괴할 수 있는 고정 목표물”이라며, 대중 강경론자들과 인도의 중국 공포증이 만들어낸 과장된 시나리오라고 일축한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도 자원 약탈이라는 오해를 받으며, 노동력을 현지에 취업시키는 문제로 비판받고 있다. 저자는 이를 자원 확보보다 영향력 확대에 방점을 둔 것이며, 중국식 운영 표준을 도입하려는 시도라고 본다.

◆ 한반도는 열강의 완충지대인가, 교두보인가?

역사적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중원을 장악한 한, 수, 당나라의 고조선과 고구려 침략이다. 둘째, 중원으로 진출하기 위해 후방을 안정시키려 했던 거란, 몽골, 만주족 등 유목민족 침략이다. 셋째, 임진왜란, 청일전쟁, 6.25 전쟁 등 중원 세력의 한반도 출병이다.

국제적으로는 영국과 러시아의 1차 그레이트 게임에서 마지막 결전장이 되었고, 미국과 소련의 2차 게임에서는 첫 무력 충돌이 6.25 전쟁이다. 미·중 3차 그레이트 게임으로 한반도는 새로운 갈림길에 서 있다.

중국은 한반도가 중원을 위협하는 교두보가 되지 않도록 안정되어야 하며, 만주가 완충지대로 기능해야 한다. 6.25 전쟁 때 중국 개입은 김일성에게 진 빚을 갚는 것이기도 했지만, 미국이 만주를 위협하는 상황을 허용할 수 없었다. 이에 중국은 한반도 상황을 전쟁 이전으로 되돌리는 선택을 하였다.

이를 두고, 키신저는 맥아더가 한반도의 지정학적 역사와 현실을 무시하고 군사적 승리만을 추구한 결과라고 비판하였다. 키신저는 최선의 전략이 중국 국경에서 100마일 떨어진 병목지점까지 진군하는 것이었으며, 일본의 만주 침략에 대한 역사적 기억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인천상륙작전 성공 이후 현상 유지와 완전 승리 사이에서 중간 지대를 포기하였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비우호 국가들로 둘러싸인 상황에서 북한은 유일한 우호국가이며 완충지대다. 미국에게 한국 가치보다, 중국에게 북한 가치가 더욱 크다. 북한을 상실할 경우, 중국은 내해인 서해를 잃고 베이징을 포함한 주요 인구 및 산업 지대가 노출된다.

그리고 섬에 주둔한 군사력은 공격적이기보다는 방어적 성격이다. 일본이나 괌 등 미군은 기본적으로 방어전력이고 봉쇄전력이다. 한국은 교두보이자 전략적 전초기지로써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유사시 공격 발진기지이자 공격전력으로 유용하다. 개인적 견해로는 트럼프의 일방적 미군 주둔비 인상 요구에 우리가 대응할 대목이다.

저자는 중국의 부상을 세력균형 위기로 보기보다는, 소련 붕괴 이후 기울어진 균형이 재조정되는 과정으로 본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안정적인 균형을 유지하며 실익을 찾아야 한다. 한반도가 교두보가 되면 전쟁이 이어졌고, 완충지대로 기능하면 전쟁을 피하고 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남북 분단은 한반도에 강제된 완충지대 체제로, 역설적으로 불안정하지만, 일정한 안정성을 유지한다. 남북한 모두 주변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며, 분단 체제를 평화적으로 관리하고, 공존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족 통일론이나 반공 통일론은 이상주의적 접근에 불과하다. 현실을 인정하면서 접근해야 한다. 독일 통일은 지정학적 위상의 회복일 뿐이었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지경학적 요소도 중요하다. 큰 시장을 적으로 돌리는 정책은 매우 위험하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정책은 우리와는 다름에도, 최근 국내에서 지지층 결집을 위해 대중 혐오감을 조장하고 있다. 이분법적 접근을 하면, 제3차 그레이트 게임에서 우리만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글: 이병록 예비역 제독·정치학 박사·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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