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이 2분기 실적에서 대체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5월부터 소비 심리가 반등하며 매출 회복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에는 민생회복지원금 등 내수 부양책이 본격화되면서 유통업 전반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키움증권은 “2분기 유통업체들은 정치적 불확실성 및 소비심리 부진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다만, 5월부터 점차 소비가 살아나며 3분기에는 매출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화점 부문은 와치·주얼리 등 고가 소비가 유지되며 기존점 성장률이 -1%에서 +2% 수준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가 +2%로 가장 양호할 것으로 전망됐고, 롯데와 현대백화점은 각각 +0~1%, -1~0%로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
할인점은 소비 부진과 프로모션 강도 차이 등의 영향 속에서 이마트는 -0.9%의 기존점 성장률을, 롯데마트는 +2%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홈플러스의 영업력 약화가 심화되며 이마트 등 경쟁사의 반사수혜가 기대된다.
편의점 부문은 날씨 변수와 소비 부진 속 점포 순증 둔화로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며, 고정비 부담에 따른 수익성 저하도 우려된다.
면세점은 롯데·현대의 구조조정 효과로 할인율이 낮아지고 수익성이 전분기 대비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3분기부터는 소비심리 회복, 금리 인하 누적 효과, 정부의 민생지원금 집행(7월 21일~) 등으로 유통업 전반의 실적이 본격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특히 2020년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처럼, 백화점과 할인점도 간접적인 수혜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한편 홈플러스의 유동성 악화와 가격경쟁력 저하에 따른 점포 구조조정 가능성도 언급됐다. 키움증권은 “9월까지 새로운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경쟁 업체들이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 변화에 따른 긍정적인 기대도 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의 세법·상법 개정이 추진될 경우, BGF리테일·GS리테일·롯데쇼핑 등 배당 매력주들의 주주환원 기대감이 확대될 수 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낮은 배당성향을 감안할 때 향후 배당 확대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은 유통업종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하고, 최선호주로 이마트를 제시했다. 리포트는 “내수 회복과 할인점 과점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백화점·할인점 중심의 투자전략이 유효하다”며 “이마트는 하반기 기존점 실적 개선과 홈플러스 반사수혜 기대가 동시에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