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우영 기자] 대통령실은 31일, 한국과 미국 간 관세협상이 타결되며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가 모두 15%로 인하됐다고 밝혔다. 당초 8월 1일부터 미국이 한국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25%의 상호관세는 10%포인트 인하되며,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도 기존 0%에서 15%로 조정됐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한국에 예고한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으며, 우리 자동차에도 같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12.5% 인하를 요청했지만, 미국은 일본 및 유럽연합(EU)과 동일한 15% 일괄 적용 방침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국이 추후 부과를 검토 중이던 반도체 및 의약품에 대해서는 '최혜국 대우'를 명시해 불이익을 방지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다른 국가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향후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감한 이슈였던 농축산물 시장 개방 문제에 대해선 쌀과 소고기 시장을 추가로 개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김 실장은 "미국의 강한 요구가 있었지만, 식량 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추가 개방은 없었다"고 밝혔다. 일부 협의 과정에서는 "고성이 오갔을 정도로 민감한 협상이었다"고도 전했다.
이번 협상의 핵심인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에 대해서도 구체적 내용이 공개됐다. 김 실장은 “이 중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 전용 펀드로, 선박 건조, 정비(MRO), 기자재 등 조선업 전반을 포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2000억달러는 반도체, 원전, 이차전지, 바이오 등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펀드로 조성되며, 대부분 대출·보증 형태로 운용되고 직접투자 비중은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실장은 “해당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고, 미국 진출에 관심 있는 기업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큰 고비를 넘겼다"며 “주요국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조선업 전용 펀드 1500억달러는 우리 조선산업의 미국 진출을 든든히 뒷받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30일) SNS를 통해 한미 무역합의 체결 소식을 먼저 알리며, 이재명 대통령의 백악관 초청과 양자 정상회담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정상회담 일정은 외교라인을 통해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