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우리나라가 올해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그러나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고령화와 함께 노후 빈곤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연합뉴스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051만4000명으로 전체의 20.3%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고령 인구 비중은 2036년 30%, 2050년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은퇴 연령층 빈곤 OECD 최악
2023년 기준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은 39.8%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2022년 기준으로는 OECD 33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고령자 가구는 618만7000가구(27.6%)로, 2038년에는 1000만 가구, 2052년에는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자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4억6594만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소득 불평등을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0.380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일·가정·삶에 대한 불만족 뚜렷
고령자 중 57.6%는 “일을 하고 싶다”고 답했으며, 이유로는 생활비 보탬(51.3%), 일하는 즐거움(38.1%)을 꼽았다. 하지만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35.5%로 전체 평균(40.1%)보다 낮았다. 자신의 사회·경제적 성취에 만족한다는 비율도 33.2%로 전체 평균(35.7%)에 못 미쳤다. 즉, 3명 중 2명은 삶에 불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집계됐다.
▲황혼 이혼·재혼 증가
은퇴 후 가족 해체 현상도 심화됐다. 지난해 65세 이상 남성의 이혼은 전년 대비 8.0%, 여성은 1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이혼 건수가 1.3%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65세 이상 재혼도 남성 6.4%, 여성 15.1% 늘어 전 연령대와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건강·외모 관리에 투자 확대
고령자의 40.4%는 건강 관리에 시간을 투자했고, 자기 주도적 건강관리 비율은 34.5%로 9%포인트 늘었다. 병원 등 의료 서비스 이용은 오히려 줄었다. 외모 관리에 시간을 쓰는 비율은 58.0%로, 5년 전보다 11.3%포인트 늘었다.
ICT 기기 활용도 크게 늘었다. 스마트폰·태블릿·PC 사용 시간이 하루 평균 1시간 39분으로 5년 전보다 1시간 이상 증가했다. 특히 여가 시간 중 동영상 시청은 5년 사이 16분 늘어 하루 19분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고령 인구의 증가와 함께 노후 소득 보장, 일자리, 건강 관리 등 사회 전반에서 다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