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어지럼증은 단순 피로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귀 속 작은 돌조각인 ‘이석’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이석증(양성 발작성 체위성 어지럼증, BPPV)이라고 합니다.
▲ 귀 속 ‘센서’, 이석의 역할
귀는 단순히 소리를 듣는 기관이 아니라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도 합니다. 스마트폰의 자이로 센서처럼, 귀 속 이석은 머리와 몸이 기울어지거나 움직일 때 이를 감지해 평형을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하지만 이석이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문제가 시작됩니다. 특정 방향으로 고개를 움직일 때 갑자기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극심한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 누가 잘 걸리나?
이석증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평생 한 번 이상 겪을 확률이 약 6%에 이르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습니다. 특히 50대 이후 여성은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와 골다공증으로 뼈 건강이 약해지면서 발병 위험이 커집니다. 또한 장기간 침상 생활을 하는 경우에도 위험이 높습니다. 계속 옆으로 누워 있으면 중력의 영향으로 이석이 제자리에서 떨어져 나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 치료는 어떻게 하나?
떨어진 이석은 시간이 지나면 녹아 없어지거나 저절로 빠져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연적으로 회복되려면 약 한 달 정도 걸려 그동안 어지럼증과 구토로 일상생활이 힘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석치환술이라는 물리치료를 통해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권장됩니다. 시술 한 번에 호전되는 경우도 있으나, 며칠간 반복해야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술 후에도 남은 이석 때문에 어지럼증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진정제나 진토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약물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일 뿐, 원인을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 재발을 막으려면
이석증은 치료가 어렵지 않지만 재발이 잦은 편입니다. 이석은 작은 입자들이 모여 있는 구조라 다시 떨어질 수 있고, 골밀도가 낮으면 귀 속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발을 막으려면 칼슘과 비타민 D 섭취, 규칙적인 야외활동을 통해 뼈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어지럼증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되거나, 신경마비 같은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뇌졸중,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등 더 심각한 질환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