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를 기록하며 1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긴 추석 연휴에 따른 여행·서비스 물가 상승과 기후 영향으로 인한 농산물 출하 지연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4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2.6%) 이후 15개월 만의 최고치다.
품목별로는 서비스 가격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가 해외단체여행비(12.2%)와 숙박료, 승용차 임대료(14.5%) 급등 등의 영향으로 3.6% 올랐다. 이는 전체 물가 상승률의 0.72%포인트(p)를 끌어올린 수준이다. 긴 추석 연휴로 여행 수요가 급증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3.1% 올라 전체 물가를 0.25%p 높였다. 축산물(5.3%)과 수산물(5.9%)이 동반 상승했으며, 돼지고기(6.1%), 고등어(11.0%)가 특히 큰 폭으로 올랐다. 농산물은 전월(-1.2%)에서 1.1%로 반등했다. 쌀(21.3%), 찹쌀(45.5%), 사과(21.6%) 등이 잦은 비로 출하가 지연되며 상승 폭을 키웠다. 반면 배추(-34.5%)와 무(-40.5%) 등 일부 채소류는 출하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대비 4.8% 상승해 지난 2월(6.3%)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와 환율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가공식품 가격은 3.5% 상승했으나 9월(4.2%)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했다.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2.5% 올랐고, 신선식품지수는 0.8% 하락했다.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는 2.5%, OECD 기준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는 2.2% 상승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긴 연휴로 여행 관련 서비스 가격이 올랐고, 기후 영향으로 농산물 출하가 늦어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연말에는 유가 안정과 여행 수요 둔화로 물가 상승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