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KT 대표이사 공모가 시작된 가운데 구현모 전 KT 대표가 현 공모 절차와 KT 지배구조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구 전 대표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3년간 KT에서 벌어진 지배구조 혼란과 그 영향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혔다고 14일 밝혔다.
구 전 대표는 2020년부터 3년간 KT를 이끌며 ‘가장 극적으로 변화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주가도 KOSPI 대비 10% 이상 상승했지만, 외부 개입으로 인해 대표직을 떠나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대표이사 후보가 외부 개입으로 사퇴하고 사외이사들까지 사퇴하는 바람에 약 6개월간 대표이사와 이사회가 모두 부재한 “기업 역사상 유례없는 기형적 경영 공백”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구 전 대표는 이후 새 이사회가 구성됐지만 정당성이 훼손됐고 경영의 연속성도 단절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임기 만료 이사들이 본인을 포함한 전원 재추천되는 결정과 정관에도 맞지 않는 인사권 관련 규정 신설이 있었다며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왜곡된 지배구조로 탄생한 이사회로부터 다시 심사를 받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며 이번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또한 전임자가 다시 나서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구 전 대표는 “KT 내부에는 충분한 역량을 갖춘 후보들이 있다”며 내부 인재 발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보다 “KT의 역사·문화·기간통신사업자의 역할을 이해하는 인물”이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통신 경험이 없는 후보군을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언론에도 요청했다.
이어 그는 최근 수천 명의 직원이 비용구조 개선 명목으로 회사를 떠났고, 약 2000명은 직무와 무관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외부 영입 임원이 과도하게 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같은 직급임에도 장기 근속 직원보다 높은 급여를 받는 외부 인력 채용 사례가 수백 건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구 전 대표는 “직원들의 열정을 끌어내지 못하는 CEO는 성공할 수 없다”며 “KT 구성원을 존중하고 내부 인재의 역량을 믿는 리더가 선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