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차세대 양성자센터 건립 본격 추진

[더파워 유연수 기자] 국내 암 치료 기술의 고도화 흐름 속에서 서울성모병원이 차세대 양성자센터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24일 IBA(Ion Beam Application)와 차세대 양성자 치료 시스템 ‘Proteus Plus’ 도입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서울성모병원은 아시아 지역에서 도입되는 기기 가운데 가장 최신 사양의 양성자 치료 시스템을 적용해 국내 최대 규모의 양성자센터를 구축하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양성자 치료기가 2007년(국립암센터), 2015년(삼성서울병원) 등 도입 시점에 따라 기술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병원이 도입하는 장비는 10년 이상 앞선 차세대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서울성모병원이 도입하는 Proteus Plus는 기존 1세대 양성자 치료기와 비교해 적응형 양성자 치료(Adaptive Proton Therapy)와 Dynamic ARC 등 기술적 완성도가 크게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적응형 양성자 치료는 치료 기간 중 변형되는 종양 상태에 즉시 대응해 추가 대기 없이 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 기술로, 세계 최초 적용이 서울성모병원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Dynamic ARC는 360도 회전 갠트리를 기반으로 0.1° 단위의 정밀 각도 조정이 가능한 기술로, 방사선 각도를 연속적으로 조절해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치료 시간을 단축한다. 서울성모병원은 이 기술을 아시아 최초로 도입하게 된다.

양성자센터는 1·2단계로 구축된다. 1단계는 2029년 말 가동을 목표로 25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치료기 설치 및 건물을 완공하는 계획이다. 센터는 지하7층·지상1층, 연면적 3만7850㎡ 규모로 조성되며, 국내 최대 규모인 3개의 치료 갠트리를 갖춘다. 이를 통해 동시에 환자 입실·치료 준비·치료 진행이 가능해 가동률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병원은 향후 치료가 안정화되는 시점에 맞춰 2단계 공간 확장을 진행해 고형암 진료의 중심 기능을 양성자센터로 집중할 계획이다. 병원 단지가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만큼 전국 단위 환자 접근성 확보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서울시의 터미널 부지 개발 계획에 발맞춰 병원은 단지 전체 마스터플랜 재정비도 준비 중이다.

이지열 서울성모병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양성자 치료기 도입은 병원 단지를 완성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암병원이 혈액병원과 더불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의료기관으로 자리잡는 데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BA는 벨기에 브뤼셀 소재 글로벌 입자 가속기 기업으로, 전 세계 양성자 치료기 시장의 과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미국·유럽 등 선진국을 포함해 약 60여개 의료기관이 IBA 양성자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