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헬리녹스가 2022년 이후 해외 자회사 두 곳을 몇 년간 투자자산으로만 처리하다가, 2024년에 들어서야 연결재무제표에 편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헬리녹스 2022·2023년 재무제표와 2024년 연결재무제표를 종합하면, 일본 법인 Helinox Japan INC와 Helinox Pacific Pte. Ltd의 회계 처리 방식이 3년 사이 크게 바뀌었지만 그 이유와 시점은 공시만으로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먼저 2022년과 2023년 재무제표 주석을 보면 Helinox Japan INC와 Helinox Pacific Pte. Ltd는 모두 지분율 100%로 기재돼 있다. 두 회사는 재무제표 주석 4번 ‘매도가능증권’ 항목에 편입돼 있고, 같은 주석에서 “비연결 종속회사로 중소기업회계처리특례에 따라 지분법을 적용하지 않았다”고만 설명돼 있다.
즉 헬리녹스 스스로 두 해외 법인을 ‘종속회사’라고 적시하면서도, 실제 재무상태표상 분류는 금융자산인 매도가능증권(투자자산)으로 처리해 왔다. 이 과정에서 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았는지, 어떤 기준으로 비연결 종속회사로 유지했는지에 대한 추가 설명은 공시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상황은 2024년에 달라진다. 2024년 공시에서는 제목 자체가 ‘연결재무상태표’로 바뀌고, 자산 총계·부채·자본 등이 연결 기준으로 제시된다. 이 연결재무제표에는 Helinox Japan INC와 Helinox Pacific Pte. Ltd가 종속기업으로 포함돼 있으며, 헬리녹스와 그 종속회사의 재무상태가 통합된 형태로 공시됐다.
투자자산 중 매도가능증권 잔액은 2023년 말 290억3344만5534원에서 2024년 말 217억5763만4877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헬리녹스는 처음으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고 해외 자회사들을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자본 항목에도 변화가 생겼다. 2023년까지는 없던 ‘연결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2024년에는 1억1478만8745원 새로 계상됐고, 세부 항목으로 ‘해외사업환산손익’이 같은 금액으로 잡혀 있다. 해외 자회사 재무제표를 원화로 환산하면서 발생한 환율 차이가 2024년에야 처음 연결 자본으로 반영된 것이다.
결국 2022·2023년에는 지분율 100%로 보유한 해외 법인들이 비연결 종속회사이자 매도가능증권으로만 처리돼 있다가, 2024년에 들어서야 연결재무제표에 편입되고 해외사업환산손익까지 한꺼번에 반영된 구조다.
문제는 이 같은 회계 처리 변화의 배경과 구체적인 시점을 투자자가 공시만 보고는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2022년과 2023년 재무제표에는 두 법인의 지분율(각 100%)과 비연결 종속회사라는 설명, 매도가능증권 장부가액 등 기본 정보만 있을 뿐, 언제부터 지배력을 확보했는지, 왜 그동안 비연결 종속회사로 남겨뒀는지, 2024년에 연결재무제표를 처음 작성하게 된 사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은 기재돼 있지 않다.
또 2024년 연결재무제표에서도 “Helinox Japan INC와 Helinox Pacific Pte. Ltd를 언제, 어떤 기준에 따라 연결 종속회사로 전환했는지”, “이 과정에서 과거(2022·2023년) 재무제표를 재작성할 필요는 없었는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눈에 띄지 않는다.
겉으로 보면 해외 자회사 두 곳이 투자자산에서 종속회사(연결 대상)로 ‘분류만 변경된 것처럼’ 보이지만, 재무제표 이용자 입장에서는 연결 범위와 손익이 몇 년이 지난 뒤에야 재무제표에 온전히 반영된 셈이 된다.
회계 기준상 종속회사는 지배력 판단과 회계 처리의 연속성이 중요한 영역으로 분류된다. 특히 지분 100% 자회사라면 통상 지배력은 처음부터 명확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헬리녹스는 2022·2023년에는 두 회사를 비연결 종속회사(매도가능증권)로 두고, 2024년에 들어서야 연결재무제표를 처음 작성하며 종속기업으로 반영했다.
공시만 놓고 볼 때 “왜 하필 2024년에 처음 연결했는지”, “그 이전 기간의 연결 필요성은 없었는지” 등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빠져 있어 재무제표 이용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례만으로 단정적으로 법 위반이라고 보기에는 이르다. 다만 회사가 스스로 ‘종속회사’라고 밝힌 해외 법인들을 몇 년간 비연결 상태로 둔 뒤, 별도의 구체적인 설명 없이 2024년에야 연결재무제표에 편입한 만큼, 향후 회계감리나 추가 공시 과정에서 연결 범위 설정의 경위와 판단 근거를 보다 상세히 설명하라는 요구가 제기될 여지는 있다.
*본지는 11월 26일자 헬리녹스 해외 자회사 관련 기사에서 “2022년에는 해외 법인들이 재무제표 어디에서도 투자자산이나 종속기업으로 명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으나, 2022년 재무제표 주석 4에는 Helinox Japan INC와 Helinox Pacific Pte. Ltd.가 매도가능증권으로 공시돼 있어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로 인해 독자 여러분께 혼선을 드린 점을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