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 셀 엑스-에너지 사장(왼쪽)과 김종두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심소재에 대한 예약 계약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파워 유연수 기자]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원전 주기기 제작사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의 SMR 핵심 소재 선제 확보에 나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와 Xe-100 고온 가스로(SMR) 주기기 제작에 필요한 단조품 공급을 위한 예약 계약(Reservation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계약을 통해 엑스-에너지가 건설할 Xe-100 고온 가스로 16대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인 자사 단조품(Forging)을 우선 공급한다. 단조품은 SMR 주기기 제작에 쓰이는 중·대형 소재로 생산과 납기에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엑스-에너지가 향후 건설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차원에서 예약 계약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미국 현지 시각 11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엑스-에너지 클레이 셀(Clay Sell) 사장과 두산에너빌리티 김종두 사장(원자력BG장) 등이 참석했다.
Xe-100은 엑스-에너지가 개발 중인 SMR 모델명으로, 물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기존 경수로와 달리 헬륨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고온 가스로 원자로다. 엑스-에너지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는 차세대 SMR 개발사로, 미국 다우(Dow)가 텍사스주 산업단지에 Xe-100 4대를 건설하는 사업과 에너지 노스웨스트(Energy Northwest)가 워싱턴주에 Xe-100 12대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에너지 노스웨스트 프로젝트는 아마존(AWS)과 엑스-에너지가 2039년까지 추진하는 총 5GW 규모, Xe-100 60대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예약 계약 이후 후속 계약을 통해 단조품뿐 아니라 SMR 주기기 모듈 제작에도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김종두 사장은 “엑스-에너지와의 이번 예약 계약은 SMR 사업이 이제 본격적인 제작 단계에 진입했다는 뜻깊은 이정표”라며 “두산은 엑스-에너지 SMR 주기기 제작의 핵심 파트너로서 철저한 품질과 납기 준수를 통해 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엑스-에너지 클레이 셀 사장은 “두산에너빌리티는 독보적인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세계적 원자력 공급업체로, Xe-100의 시장 진입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이 중요한 사업에서 두산과 협력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와 엑스-에너지의 협력은 2021년 SMR 주기기 제작을 위한 설계 용역 계약에서 시작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3년 엑스-에너지 지분투자에 참여해 파트너십을 강화했으며, 같은 해 8월에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엑스-에너지, 아마존,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SMR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 SMR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