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청년 인구 비중은 줄고 결혼·정신건강·안전 지표에는 불안 요인이 남아 있는 가운데, 교육·고용·빈곤 지표는 일부 개선되는 등 청년 삶의 양면성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은 16일 ‘2025 청년 삶의 질 보고서’를 통해 청년(19~34세)의 인구·건강·교육·노동·관계·웰빙 지표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청년 인구는 1040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1%에 그쳐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혼자 사는 청년 비율은 2000년 6.7%에서 2024년 25.8%로 크게 늘었다. 결혼을 미루는 경향도 뚜렷해 30~34세 미혼율은 남자 74.7%, 여자 58.0%로 2000년(남 28.1%, 여 10.7%)보다 각각 46.6%포인트, 47.3%포인트 뛰었다.
25~29세 미혼율도 남자 95.0%, 여자 89.2%로 같은 기간 남자 71.0%, 여자 40.1%에서 크게 상승했다.
건강 지표에서는 신체활동은 회복되고 있지만 비만과 정신건강 부담은 커진 모습이다. 2023년 신체활동 실천율은 19~29세 66.2%, 30~39세 58.0%로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각각 57.8%, 47.1%)보다 높아졌고, 19~29세가 30~39세보다 8.2%포인트 더 많이 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29세에서는 남자 69.6%, 여자 62.5%, 30~39세에서는 남자 62.1%, 여자 53.6%로 두 연령대 모두 남자가 여자보다 활동적이었다.
반면 비만율은 19~29세 남자가 2001년 25.5%에서 2023년 43.9%로 18.4%포인트, 여자는 11.0%에서 22.1%로 11.1%포인트 올랐다. 30~39세 남자 비만율은 같은 기간 35.0%에서 50.4%로, 여자는 19.1%에서 27.3%로 증가해 30대 남자의 비만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신적·육체적 탈진을 의미하는 번아웃을 경험한 청년은 2024년 32.2%로 10명 중 약 3명 수준이었으며, 2022년 33.9%에서 소폭 낮아졌다. 남자 28.6%, 여자 36.2%로 여성이 7.6%포인트 높았고, 연령별로는 25~29세(34.8%)에서 번아웃 경험이 가장 잦았다.
2024년 19~34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4.4명으로 전년보다 1.3명 늘었고, 남자 29.5명, 여자 18.8명으로 남성이 더 높았다. 지난 10년간(2015~2024년) 자살률은 19~24세가 12.4명에서 17.7명으로 5.3명, 25~29세가 19.9명에서 26.5명으로 6.6명, 30~34세가 24.7명에서 28.5명으로 3.8명 각각 증가했다.
교육과 노동시장 지표는 대체로 개선 흐름을 보였다. 18~21세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은 2000년 52.5%에서 꾸준히 상승해 2025년 76.3%로 전년(74.9%)보다 1.4%포인트 늘었다. 2000년에는 남자(57.2%)가 여자(47.6%)보다 9.6%포인트 높았지만, 2015년 이후 역전돼 2025년에는 여자가 78.5%, 남자가 74.2%로 여성이 4.3%포인트 앞섰다.
직업계고 졸업생의 진학률도 2020년 42.5%에서 2024년 48.0%로 올랐고, 일반고 직업반 62.8%, 특성화고 51.4%, 마이스터고 7.6% 등 전 유형에서 증가했다. 2024년 15~29세 고용률은 남자 43.7%, 여자 48.4%로 여성이 오히려 높았지만, 30~34세에서는 남자 86.6%, 여자 73.5%로 남성이 13.1%포인트 앞섰다. 다만 30~34세 여성 고용률은 2015년 59.6%에서 73.5%로 상승했고, 남성은 90.0%에서 86.6%로 낮아지면서 성별 격차는 같은 기간 30.4%포인트에서 13.1%포인트로 줄었다.
15~29세 실업률은 2020년 9.0%에서 2021년 7.8%, 2022년 6.4%, 2023·2024년 5.9%로 하락세를 이어갔고, 구직 의사까지 반영한 확장실업률도 2020년 25.1%에서 2024년 15.6%로 낮아졌지만 공식 실업률과는 여전히 약 9.7%포인트 차이가 났다.
19~34세 청년층 상대적 빈곤율은 2011년 11.3%에서 코로나19 시기 일시 상승 후 2023년 7.6%로 떨어져 전체 인구(14.9%)보다 낮았으며, 남자 7.8%, 여자 7.5%로 남성이 약간 높았다. 국제 비교에서는 18~25세 청년 상대적 빈곤율이 2022년 8.7%로 OECD 국가 중 9번째로 낮고, OECD 평균(12.3%)보다 3.6%포인트 낮았다.
여가·관계·주거·안전 영역에서는 세대·성별 격차가 두드러졌다. 2024년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20대 4.3시간, 30대 3.9시간으로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각각 4.5시간, 4.1시간)보다 줄었다. 2023년 기준 20대 남녀의 여가시간은 평일 3.5~3.6시간, 휴일 6.0시간으로 비슷했지만, 30대는 평일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휴일에는 남자 5.7시간, 여자 4.9시간으로 여성의 여가시간이 0.8시간 짧았다.
여가생활에 만족하는 비율은 2024년 20대 67.6%, 30대 62.0%로 20대가 5.6%포인트 높았고, 30대는 2022년 55.8%에서 62.0%로 개선됐다. 2023년 기준 30대 여성의 여가만족도는 56.5%로 30대 남자(62.0%)보다 5.5%포인트 낮았다.
2023년 청년(19~34세)의 사회적 교류 비율은 가족·친척 75.9%, 가족·친척 외 지인 84.7%로 지인과의 교류가 8.8%포인트 높았으며, 여성(가족·친척 77.5%, 지인 87.2%)이 남성(74.4%, 82.3%)보다 전반적으로 교류 비율이 높았다. 연령이 올라갈수록 가족·친척과의 교류는 19~24세 75.4%에서 30~34세 77.8%로 늘고, 지인과의 교류는 86.9%에서 81.0%로 줄어 ‘가족 중심·지인 축소’ 경향이 나타났다.
자신이 외롭다고 느끼는 비율은 2024년 19~29세 12.7%, 30~39세 13.0%로 19세 이상 전체(21.0%)보다 낮고 전반적인 감소세지만, 보고서는 코로나19 시기 이후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이야기할 상대가 없다’고 느끼는 청년 비율이 늘어 심리·정서적 안전망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청년 가구(19~34세 가구주)의 주택 이외 거처 비율은 2024년 5.3%로 일반가구(2.2%)의 두 배를 웃돌았고, 2023년(4.0%)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은 5.7%, 비수도권은 4.8%였으며, 증가 폭은 비수도권이 2.8%포인트로 더 컸다. 다른 시·도로 이사할 의향이 있는 청년은 24.3%로, 비수도권 거주 청년(28.2%)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21.1%)보다 더 높았다.
수도권 청년은 주거환경(30.7%), 일자리(18.5%), 통학·통근(17.0%)을, 비수도권 청년은 일자리(43.5%), 문화 향유(24.4%)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야간 보행 불안 인식은 2024년 전체 청년 29.8%로 2020년 34.9%에서 낮아졌지만, 여자 49.4%가 남자 11.8%보다 37.6%포인트 높았다.
범죄 전반에 대한 불안 인식은 2022년 37.0%에서 2024년 41.9%로 높아졌고, 여성 53.5%, 남성 31.2%로 성별 격차가 22.3%포인트에 달했다. 교제폭력 입건 건수는 2020년 이후 증가 추세로 2023년 1만3939건을 기록해 전년보다 1111건 늘었고, 스토킹처벌법 검거 건수도 2023년 1만1601건으로 1년 새 1706건 증가했다.
시민참여와 인식 지표에서는 투표율은 높지만 자원봉사·기부와 사회통합 지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청년(19~34세)의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2007년 54% 이하였으나 2012년 선거에서 16~22%포인트가량 뛰었고, 2025년 선거에서는 모든 청년 연령대에서 75% 안팎을 기록했다.
19세 투표율은 2017년 77.7%, 2025년 75.6%로 청년층 중 가장 높았으며, 25~29세는 2007년 42.9%에서 2025년 74.0%로 크게 개선됐다. 반면 2023년 자원봉사 참여율은 19~24세 12.4%, 25~29세 6.4%, 30~34세 5.8%로 20대 후반 이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기부 참여율은 30~34세 21.5%, 25~29세 15.5%, 19~24세 11.3%로 연령이 높을수록 높았다.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2024년 기준 19~29세 45.8%, 30~39세 51.1%로 청년의 절반 안팎이 공정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19세 이상 전체 인구(52.2%)보다는 낮았다. 성별에 따른 차별 경험률은 2024년 18~29세 6.6%, 30~39세 5.4%로 전체 인구(4.5%)보다 높았으나, 2020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였고,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 경험률도 18~29세 4.6%, 30~39세 3.5% 수준이었다.
2024년 청년(19~34세)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7점으로 19~24세(6.9점)가 25~34세보다 높았고, 비수도권(6.8점)이 수도권(6.7점)보다 약간 높았다. 교육수준별로는 대학 재학·휴학생의 만족도가 7.1점으로 가장 높고, 고졸 이하 집단은 6.2점으로 가장 낮았다. 국제 비교에서는 우리나라 청년(15~29세)의 삶의 만족도가 2024년 6.5점으로 OECD 평균(6.8점)보다 0.3점 낮고, 회원국 중 31위에 그쳤다.
청년(19~34세)의 주관적 웰빙 수준은 2022년 6.72점, 2024년 6.71점으로 큰 변화가 없었으나, 전날의 행복 정도를 묻는 긍정정서는 6.89점에서 6.80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자신의 미래 실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2024년 7.62%로 2022년(5.23%)보다 높아졌고, 남자(8.27%)가 여자(6.91%)보다, 30~34세(9.42%)가 다른 연령대보다 더 비관적인 경향을 보였다.
정치·사회 관련 기부나 자원봉사 등 시민참여 경험은 2024년 4.51%로 낮은 수준이었고, ‘가치관이나 신념이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포용성 지표도 2022년 3.14점에서 2024년 3.04점으로 떨어졌다.
국가데이터처는 코로나19 이후 40대 이하에서 가족·친척 외 지인과 교류가 전혀 없는 비율이 늘고, 특히 30대에서 ‘혼자 하는 여가’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관계의 구조가 위축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이야기할 상대가 없다고 느끼는 비율은 2015년 이후 19~29세가 3.2%포인트, 30~39세가 3.7%포인트 증가해 2023년 각각 14.4%, 17.2%에 이르러 정서적 안전망이 약해졌다는 진단도 내놨다.
가족관계 만족도는 오히려 높아졌지만 대인 신뢰도는 하락해 ‘가족 안에서는 만족도가 높으나, 사회 전반에서는 타인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는 양상’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청년이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사회적 연결망을 넓힐 수 있도록 사회참여 기회를 늘리고, 디지털 환경에서의 교류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청년층의 삶의 만족도와 사회통합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소득·일자리 지원을 넘어 “노력하면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 제도·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