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파고드는 투자사기 범죄가 지능화·조직화 양상을 띠고 있다. 과거의 투자사기는 그저 원금 보장을 약속하는 유사수신 행위에 그치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가상자산, 해외 선물 거래, 비상장 주식 등 전문적인 금융 지식이 필요한 영역으로 범위를 확장하며 불특정 다수를 현혹하고 있다. 투자사기는 사기 범죄 중에서도 피해자, 피해액의 규모가 커 특히 경제적 파급력이 엄청난데 대검찰청의 분기별 범죄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이러한 투자사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투자사기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형법 제347조(사기)에 명시된 기망 행위와 재산적 처분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의 사건들은 단순한 거짓말을 넘어 고도의 기술적 장치를 동원한다. 정교하게 설계된 가짜 트레이딩 사이트를 구축하거나 실시간 수익률 그래프를 조작하여 피해자가 실제로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시스템적 기망은 피해자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게 할 뿐만 아니라 사기 수법을 기술적으로 밝히기 어렵게 만든다.
검찰과 경찰 등 유관 기관은 최근 투자사기를 민생 침해 범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리딩방'을 활용한 조직적 사기의 경우, 형법상 사기죄 외에도 범죄단체조직죄를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추세다. 이는 주범뿐만 아니라 가담자 전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이며 수사 단계에서부터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여 증거 인멸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또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의거하여 범죄 수익을 동결하는 기소 전 추징 보전 절차가 강화되었다. 이는 피해 회복이 사실상 어려운 투자사기의 특성을 고려하여 범죄자가 은닉한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박탈함으로써 범죄의 경제적 유인을 제거하기 위함이다. 판례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지점은 피해 규모가 클수록, 조직적 계획성이 뚜렷할수록 양형 기준상의 '가중 요소'를 엄격히 적용하여 실형 선고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재판부가 투자사기 사건에서 주목하는 지점은 범행 초기부터 수익 모델이 실존했는지 여부다. 대법원 판례의 일관된 흐름은 "투자금의 용도나 수익 발생 경로에 관하여 속였다면, 설령 투자자에게 일부 배당금을 지급했더라도 이는 기망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폰지 사기(돌려막기)' 형태의 구조에서는 후행 투자자의 돈으로 선행 투자자의 수익을 보전해준 행위 자체를 범행의 고의를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로 삼는다. 범행 당시 실제 사업을 운영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편취의 범의'를 입증하는 것이 유죄 판결의 핵심이다.
로엘 법무법인 장영돈 대표변호사는 "과거 검찰에서 부장검사로 재직하며 다양한 금융 범죄를 다뤄본 결과, 투자사기는 단순히 '돈을 잃었다'는 사실만으로 처벌이 결정되지 않는다. 법원은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위험 고지가 충분했는지,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업의 실체가 객관적 물증으로 증명되는지를 엄격히 따진다. 단순 가담자라 할지라도 미필적 고의를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어 수사 초기 단계에서 본인의 행위가 기망의 실행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법리적으로 소명하지 못하면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