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합산 매출 81조3000억원 전망…판매량 감소에도 환율·친환경차 믹스가 방어
기아는 신차 효과 확인, 현대차는 하반기 아반떼·투싼·아이오닉3 반등 기대
[더파워 이경호 기자]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실적 흐름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는 협력사 화재와 일부 권역 판매 차질 영향으로 판매량이 줄어든 반면, 기아는 유럽과 인도 판매 확대, 친환경차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6일 자동차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2분기 합산 매출액은 81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합산 영업이익은 5조9000억원으로 7.1% 감소할 전망이다.
판매량은 줄었지만 매출은 늘어나는 구조다. 양사의 2분기 합산 글로벌 판매량은 184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평균 원·달러 환율이 1505원 수준까지 높아진 데다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이 매출을 떠받친 것으로 분석됐다.
회사별 온도차는 뚜렷했다. 현대차의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99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7.1% 줄었다. 반면 기아는 85만대로 4.5% 증가했다. 현대차의 판매 감소가 그룹 전체 완성차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준 셈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함께 지난 3월 국내 협력사 대형 화재에 따른 물량 차질 영향을 받았다. 4~5월 대체품 발굴 등을 통해 6월에는 차질이 최소화된 것으로 파악됐지만, 2개월간 발생한 생산 영향이 2분기 판매량에 반영됐다. 영향 부품은 엔진 밸브로, 내연기관 차종 중심의 물량 차질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도 현대차는 부진한 흐름이 많았다. 2분기 내수 판매는 15만851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줄었다. 유럽 권역은 14만5549대로 9.8% 감소했고, 아중동 권역은 6만2123대로 25.7% 줄었다. 중국도 1만9062대로 36.7% 감소했다. 반면 북미 권역은 31만9876대로 0.5% 증가했고, 중남미 권역은 9만1265대로 8.0% 늘었다.
기아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85만48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미국 판매가 22만9589대로 1.2% 줄었지만, 유럽과 인도가 이를 상쇄했다. 유럽 판매는 14만4355대로 9.9% 증가했고, 인도 판매는 7만9272대로 19.1% 늘었다. 국내 판매도 15만4254대로 8.6% 증가했다.
친환경차는 양사의 공통 방어축이었다. 현대차의 2분기 친환경차 판매량은 26만928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기아는 27만1443대로 46.6% 급증했다. 현대차는 전체 판매량 감소 속에서도 하이브리드차가 버팀목 역할을 했고, 기아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동시에 성장했다.
기아의 친환경차 성장세는 전기차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2분기 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10만9601대로 전년 동기 대비 86.8%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량도 15만4367대로 39.3%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7만725대로 10.2% 감소했지만, 하이브리드차는 18만8749대로 11.9% 증가했다.
기아의 전기차 판매 확대에는 경제형 전기차 신차 효과가 작용했다. EV3는 2분기 글로벌 판매 2만7000대를 기록했고, EV4는 1만3000대, EV5는 1만9000대를 판매했다. 유럽 현지에서 판매 중인 EV2도 2월 슬로바키아 생산 이후 2분기 본격 판매가 시작되며 8300대 판매를 기록했다. 경제형 전기차 중심 신차 판매량이 기아 전기차 판매의 6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양사 모두 부담 요인이 있었다. 2분기 합산 미국발 관세 영향은 1조9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기말 환율 상승도 비용 부담으로 작용했다. 2분기 말 원·달러 환율이 1541원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해외 품질보증충당부채에 대한 외화환산 평가손실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7.3%로 전년 동기 대비 0.9%포인트 낮아질 전망이다.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신차 효과다. 현대차와 기아는 북미 하이브리드차와 유럽 전기차를 중심으로 물량 회복과 판매 믹스 개선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신차 확대는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부담을 낮추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현대차는 하반기 아반떼와 투싼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유럽에서는 체코공장을 통한 아이오닉3 생산과 판매가 예정돼 있다. 상반기 부진했던 판매량을 회복하고 친환경차 중심의 믹스 개선을 노리는 구간이다.
기아는 북미와 유럽 양쪽에서 신차 효과를 이어갈 전망이다. 2분기 북미에서는 텔루라이드 물량 확대가 확인됐고,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HMGMA에서 500대 규모의 초도 생산을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와 셀토스 하이브리드 출시가 북미 중심 물량 증가와 믹스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 본업 외에 로보틱스도 하반기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피지컬 인공지능(AI) 데이터 수집부터 학습, 검증에 이르는 로봇 양산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가시적인 개발 성과가 확인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8월 RMAC 가동은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가능성을 가늠하는 분기점으로 제시됐다. 2023년부터 이어진 보스턴다이내믹스(BD) 유상증자와 RA 지분투자,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한 기존 주주 간 매수·매도 옵션 만기 시점도 3분기 자금 집행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결국 하반기 자동차 업종의 초점은 두 갈래다. 하나는 관세와 원자재 부담을 신차와 현지 생산 확대로 얼마나 상쇄하느냐다. 다른 하나는 로보틱스 사업이 단순한 미래 구상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가치에 반영될 만큼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느냐다.
현대차와 기아는 2분기에는 판매량과 수익성에서 부담을 동시에 확인하는 구간에 놓였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완성차 판매 회복, 친환경차 믹스 개선, 로봇 사업 가치 확인이 동시에 맞물릴 수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