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강율 기자] 최근 미술시장은 빠른 이미지 소비와 디지털 환경 속에서 변화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손의 감각과 시간의 축적이 드러나는 작업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열리는 2026 화랑미술제는 다양한 매체와 세대를 아우르며 동시대 한국 미술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회화와 공예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적 정서를 새롭게 풀어내는 작업들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제미영의 작업이 주목된다.
제미영은 색동 보자기와 한지, 실크 등을 바느질로 이어 붙이며 기억의 풍경을 구축한다. 색색의 천 조각들이 감침질로 연결된 화면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시간과 기억이 축적된 구조로 확장된다.
작품 속 한옥의 지붕과 담장, 창호는 실제 풍경이라기보다 작가의 내면에 쌓인 기억의 이미지에 가깝다. 반복된 색의 조각들은 기와의 흐름을 따라 리듬을 만들고, 화면 전체는 하나의 조각보처럼 구성된다. 가까이에서는 수많은 손의 흔적이 드러나고, 멀리에서는 하나의 정제된 풍경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