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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결정법 이후 병원 내 CPR 사망위험 10%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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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결정법 이후 병원 내 CPR 사망위험 10% 줄었다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5-06 09:31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오탁규 교수(왼쪽), 송인애 교수(오른쪽)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오탁규 교수(왼쪽), 송인애 교수(오른쪽)
[더파워 이설아 기자]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병원 내 심폐소생술이 회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환자 중심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국 단위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오탁규·송인애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병원 내 심폐소생술을 받은 전국 성인 환자 38만488명을 분석한 결과, 법 시행 후 병원 내 심폐소생술 환자의 사망 위험이 시행 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생명 연장만을 목적으로 하는 연명의료를 스스로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존엄성을 보장하고 임종기 치료에 대한 법적·제도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2018년 2월부터 시행됐다. 연명의료에는 심폐소생술을 비롯해 인공호흡기 치료, 지속적 신대체요법, 체외막산소공급 등이 포함된다.

법 시행 전 국내 의료현장에서는 회복 가능성이 낮은 환자에게도 심폐소생술이나 연명의료가 시행되는 경향이 있었다. 사회적 인식과 가족의 선호뿐 아니라 의료진 입장에서도 의학적 효과가 낮은 연명의료를 중단할 경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했다. 이 같은 환경은 환자 존엄성 훼손, 가족 부담 증가, 의료시스템 과부하 등의 문제로 이어졌고, 연명의료결정법 제정의 배경이 됐다.

연구팀은 법 시행 이후 임종기 진료 양상이 실제로 달라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법 시행 전인 2013~2017년과 시행 후인 2019~2023년의 병원 내 심폐소생술 발생 양상과 치료 결과를 비교했다. 시행 첫해인 2018년은 제도 정착 과정의 혼선을 고려해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분석 결과 법 시행 후 병원 내 심폐소생술을 받은 환자의 상대적 사망 위험도는 0.90으로 나타났다. 이는 법 시행 전과 비교해 사망 위험이 약10% 낮아졌다는 의미다. 다만 연구팀은 이를 단순히 더 많은 환자를 살렸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보다, 심폐소생술 대상이 선별되면서 상대적으로 회복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 치료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봤다.

병원 내 심정지와 심폐소생술 건수 증가세도 둔화됐다. 법 시행 전에는 병원 내 심정지 및 심폐소생술 건수가 연간 인구 10만명당 6.5건씩 증가했으나, 시행 후에는 증가폭이 10만명당 1.1건 수준으로 완만해졌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한정된 중환자 진료 자원을 보다 적절하게 배분하는 방향으로 의료 현장이 변화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회복 가능성이 극히 낮은 환자에게 시행되던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심폐소생술이 줄었을 가능성을 전국 단위 장기 데이터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법 시행 전후 10년간의 대규모 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해 제도 변화가 병원 내 심폐소생술 시행 양상과 사망 위험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오탁규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중환자 진료의 효율을 높이고 의료자원 배분에 기여했음을 알 수 있는 결과”라며 “앞으로는 연명의료 결정의 양적 확대를 넘어,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함께하는 공유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가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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