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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매석 땐 물품 몰수까지…정부, 중동전쟁발 수급 불안 엄단

이우영 기자

기사입력 : 2026-05-07 10:02

주사기 등 의료제품 점검 강화…핵심 원자재 통관 절차도 한시 간소화

[연합뉴스]
[연합뉴스]
[더파워 이우영 기자] 중동전쟁 여파로 석유류와 일부 의료제품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 물품 몰수와 추징까지 포함한 강경 대응에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8차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의료제품 수급·가격 동향과 대응 조치를 논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주사기 등 일부 품목의 매점매석 움직임에 대해 실효적 제재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물가안정법상 매점매석 금지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관련 물품을 몰수하거나 몰수가 어려울 경우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지난 6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 사전 합동 백브리핑에서 “물가안정법상 매점매석 금지 위반에는 벌금이나 징역 외에도 관련 물품을 몰수하거나 추징하는 규정이 있다”고 말했다. 과징금 규정이 없는 현행 제도와 관련해서는 “신속하게 검토 작업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의료제품 수급 상황도 집중 점검하고 있다. 4월 초·중순 의원과 약국을 중심으로 주사기, 약포지 등의 수급 불안이 있었지만 4월 말 이후 점차 안정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주사기의 경우 제조 상위 10개소의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7% 증가했고, 4500만개 이상의 재고를 확보한 상태다. 다만 플라스틱 원료 가격과 환율 상승 영향으로 주사기와 약 포장지 등 주요 품목 가격은 10~30%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제품에 대한 1·2차 특별단속을 실시해 과다 재고 보유 등 위반 업체 32곳을 적발하고 고발 및 시정명령 조치를 완료했다. 주사기 과다 구매가 의심되는 의료기관 24곳에 대해서도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현장 점검과 행정지도를 진행하고 있다.

수급 불안 완화를 위한 지원책도 병행된다. 정부는 수액제 포장재, 주사기, 약포장지 등 단기 수급 차질 우려 품목 제조업체에 플라스틱 원료를 5월에도 최우선 배정하고, 6월 이후에도 지속 관리하기로 했다. 혈액투석 등 필수 분야 의료기관을 위해 ‘주사기 공급망 핫라인’을 가동해 온라인몰 등을 통해 97만개를 우선 공급했다. 가정 내 케어가 필요한 희귀질환자 등을 대상으로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활용한 맞춤형 배송 서비스도 개통했다.

의료 현장의 불필요한 가수요를 줄이기 위한 조치도 추진된다. 정부는 의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의 일반의료폐기물 배출 주기를 기존 15일에서 30일로 한시 연장해 자원 낭비를 줄이기로 했다. 환율 상승을 반영해 치료재료 건강보험 수가를 평균 2% 인상하고, 플라스틱 기반 의료 소모품 제조 기업 등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규모를 기존 2500억원에서 5000억원까지 확대한다.

물가 대응 측면에서는 석유류 가격 관리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재정경제부는 중동전쟁 발발 이후 3월과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2%, 2.6%를 기록했지만, 석유류를 제외하면 두 달 모두 1.8%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전체 물가 상승에 대한 석유류 가격 기여도는 3월 0.4%p, 4월 0.8%p로 확대됐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석유류 최고가격제’가 국내 석유제품 가격 인상 폭을 제한했다고 평가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17.3% 오를 때 국내 가격이 15.3% 상승했지만, 올해 2월과 4월을 비교하면 국제 유가가 73.9% 급등했음에도 국내 인상률은 16.6%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핵심 원자재 수급 지원도 강화된다. 관세청은 중동전쟁 종료 시까지 에너지 등 수급 관리가 필요한 원자재의 통관 절차를 한시적으로 간소화한다. 해외 조달 원자재는 소관 부처와 협의해 수입 통관에 필요한 서류를 사후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운송선의 입항 및 하역 지연을 막기 위해 선박 검색 지정 제외와 항내 정박 장소 이동 신고 면제도 적용한다.

정부는 원유와 나프타 등 에너지 자원의 원활한 국내 공급을 위해 절차상 규제를 완화하고 추가 지원 대상도 발굴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산 원유에 대한 원산지 증명서 발급 기간을 단축하고, 나프타 대체 원료로 활용 가능한 일부 호주산 콘덴세이트에 대한 수입 지원 방안도 검토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주사기 등 주요 의료제품의 일일 생산·출고·재고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 시장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며 “필수의료 현장에 차질이 없도록 모니터링 체계를 더욱 촘촘히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영 더파워 기자 leewy1986@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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