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우영 기자] 프랜차이즈 카페와 음식점에서 일하는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임금체불과 기초노동질서 위반 사례가 고용노동부 감독에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청주 지역 프랜차이즈 카페·음식점 등 사업장 33개소를 대상으로 집중 기획감독을 실시한 결과를 8일 밝혔다.
이번 감독은 지난 3월 청주 지역의 한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점주가 청년 아르바이트생을 강요·협박했다는 사건이 발생한 뒤 이뤄졌다. 고용부는 해당 사건에 즉각 대응해 약 2개월간 청주 지역 프랜차이즈 카페와 음식점 사업장을 중심으로 근로감독을 진행했다.
감독 계기가 된 커피전문점의 경우 동일 사업주가 사업자등록을 달리해 커피전문점과 디저트 매장 등 2개 사업장을 나눠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부는 이 과정에서 근로기준법상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돼야 하는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미지급 등을 확인했다.
해당 사업장에서는 노동자 49명에 대한 체불임금 약 300만원이 적발돼 시정지시가 내려졌다. 또 근로계약 당시 계약 불이행 시 매출 피해액을 산정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거나, 입사 후 3개월 이전 퇴사 시 급여의 90%만 지급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계약을 맺은 사실도 확인됐다.
고용부는 이 같은 계약이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위약예정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형사입건했다. 근로기준법은 노동계약을 지키지 않을 경우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금지하고 있다.
추가 감독에서도 기초노무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고용부는 프랜차이즈 카페와 음식점에서 청년 아르바이트에 대한 노무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온라인 제보가 이어지자 청주 지역 관련 사업장을 함께 점검했다.
감독 결과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노동절 유급휴일수당, 퇴직금 과소 지급 등 임금 관련 위반이 확인됐다. 전체 감독 과정에서 노동자 87명에게 총 400만원이 과소 지급된 사실이 드러나 시정지시가 이뤄졌다.
근로계약서와 임금명세서 작성도 미흡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근로계약서나 임금명세서의 필수 기재사항이 빠져 있었고, 근로자 명부와 임금대장을 작성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고용부는 이에 대해 과태료 부과와 시정지시 조치를 진행했다.
휴게시간 미보장 사례도 적발됐다.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 30분 이상의 휴게시간을 부여해야 하지만, 일부 사업장에서는 별도 휴게시간을 제대로 부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감독 과정에서 해당 사업장의 청년 노동자 123명을 대상으로 익명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설문에서는 최초 입사 때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지만 근무요일이나 시간이 바뀐 뒤 변경 계약서를 다시 쓰지 않은 사례, 임금명세서를 받지 못한 사례 등이 제기됐다.
마감시간에 손님이 많아 오후 10시 이후까지 정리 업무를 했지만 사업주가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며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례도 있었다. 매장에 혼자 근무하면서 손님이 없을 때 쉬라고 안내받았지만, 실제로는 카운터를 비울 수 없어 휴게시간을 사용하지 못했다는 응답도 나왔다.
근무일이 아닌 휴일에 출근을 요구하거나, 마감 업무가 일찍 끝나 퇴근해도 된다고 했으면서도 일찍 퇴근한 시간을 근무시간에서 제외한 사례도 설문에서 확인됐다.
고용부는 감독 이후 주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7개사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노동법 준수를 위한 자체 개선 방안 마련을 당부했다.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많이 일하는 업종의 노무관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후속조치도 병행하기로 했다.
우선 현장 대응 기준을 강화한다. 고용부는 지난 5월 7일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사건처리 방향을 안내하고, 유사 사건이 발생할 경우 단순 민원 처리에 그치지 않도록 했다. 미청산 임금이 있는 경우에는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대응 기준을 명확히 했다.
온라인 모니터링도 강화된다. 청소년 노동인권 서포터즈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살펴 법 위반 징후가 포착될 경우 상담 연계와 감독으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청년 다수 종사업종에 대한 노무관리 지도도 확대한다. 고용부는 근로조건 자율개선 사업을 활용해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카페 등 청년들이 많이 일하는 업종을 우선 점검하도록 했다. 공인노무사가 직접 사업장을 방문해 최근 사건 사례와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법적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컨설팅에서는 구두로 허용해온 근무 관행을 문서화하는 방안도 다뤄진다. 근무 중 취식 허용 범위, 물품 사용, 할인 적용 등 분쟁 가능성이 있는 내용을 정리해 향후 사실관계 다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퇴직 의사 확인, 근무 종료 처리, 인수인계 등 퇴직 절차가 합리적으로 운영되는지도 점검한다.
청년 노동자 대상 홍보도 강화된다. 고용부는 청년센터 193개소와 학교 등 교육기관 977개소에 아르바이트 권리침해 대응 요령을 담은 홍보물을 배부했다. 임금, 근로시간 등 노동법 상담을 24시간 무료로 제공하는 AI 노동법 상담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사업주 대상 교육도 확대된다. 고용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품위생교육기관 등과 협력해 프랜차이즈·소상공인 사업주가 받는 위생교육 접점을 활용한 노무 교육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프랜차이즈 카페·음식점은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는 청년 노동자들이 많이 일하는 곳임에도 여전히 노무관리가 열악한 곳이 많다”며 “청년 노동자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감독 등을 통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주가 몰라서 법을 어기는 일이 없도록 교육·홍보 활동도 강화해 영세 사업자와 청년 노동자 간 갈등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