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불확실성에도 수출 호조·심리 개선…생산·소비·투자는 감소
/연합뉴스[더파워 이경호 기자] 우리 경제가 중동 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수출 호조와 소비·기업심리 개선에 힘입어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만 물가 상승과 고용 둔화가 겹치면서 민생 부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 소비·기업심리 개선 등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중동 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고용 둔화 등 민생 부담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수출은 경기 회복 흐름을 떠받치는 핵심 축으로 나타났다. 5월 수출은 877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3.2%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42억8000만달러로 60.7% 늘었다. 반도체와 컴퓨터, 선박 등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무역수지도 대규모 흑자를 이어갔다. 5월 무역수지는 269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입은 608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0.8% 늘었지만, 수출 증가폭이 이를 크게 웃돌았다.
심리지표도 개선됐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6.1로 전월보다 6.9포인트 상승했다. 전산업 기업심리 실적지수는 98.9로 4.0포인트 올랐고, 6월 전망지수도 97.6으로 3.7포인트 상승했다.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도 일부 개선됐다. 4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6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내수 관련 지표는 엇갈렸다. 4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이 0.7%, 서비스업 생산이 1.0%, 건설업 생산이 1.4% 줄면서 전체 생산이 감소했다.
지출 부문에서도 약한 흐름이 나타났다. 4월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3.6% 줄었고, 소매판매도 3.6%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준내구재가 보합을 보였지만 내구재와 비내구재 판매가 모두 줄었다.
물가 부담은 커졌다.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4월 상승률 2.6%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중동 전쟁 영향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과 연휴 영향에 따른 서비스 물가 상승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2%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도 3.3% 상승해 체감 물가 부담을 키웠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와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각각 2.5% 상승했다.
고용 지표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5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4만명 감소했다. 4월 7만4000명 증가에서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실업률은 2.9%로 전년 동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시장에서는 5월 주가와 국고채 금리, 원·달러 환율이 모두 상승했다. 4월 주택시장에서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전월 대비 0.16%, 전세가격이 0.31% 올랐다.
글로벌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동 전쟁 영향으로 국제 금융시장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공급망 차질과 물가상승 압력, 성장세 둔화 가능성도 변수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히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품목 수급관리와 물가 등 민생안정 대응도 강화하기로 했다.
수출과 심리지표는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생산·소비·투자 감소와 물가·고용 부담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경기 회복의 체감도는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