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국내 뇌졸중 치료 기술은 발전했지만, 환자가 골든타임 안에 병원에 도착하는 비율은 10년째 큰 변화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준엽·배희준 교수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뇌졸중 환자 13만6191건의 진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 자료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 자료와 사망 자료를 연계해 지난 10년간 뇌졸중 진료 과정과 예후 변화를 살폈다.
분석 결과 119구급차 이용률은 2013년 55.4%에서 2023년 61.8%로 높아졌다. 뇌졸중 전문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직접 이송된 비율도 같은 기간 55.8%에서 78.2%로 상승했다.
그러나 증상 발생 후 병원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4.0시간에서 3.9시간으로 거의 줄지 않았다. 뇌경색 골든타임으로 꼽히는 3시간 이내 병원 도착률도 35.4%에서 36.6%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도착 시간 정체에는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은 환자군의 지연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119구급차 이용 환자의 병원 도착 시간은 2.5시간에서 2.3시간으로 줄었지만, 자가용이나 택시 등 다른 수단을 이용한 환자는 7.9시간에서 9.8시간으로 오히려 늘었다.
병원 도착 이후 치료에서는 개선 흐름이 확인됐다. 뇌경색 환자에게 시행하는 혈전제거술 비율은 5.3%에서 11.6%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중증 환자에서는 18.3%에서 41.1%까지 상승했다.
출혈성 뇌졸중의 한 유형인 지주막하출혈 치료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파열된 뇌동맥류를 혈관 안에서 막아 재출혈을 예방하는 코일색전술 시행률은 36.0%에서 63.4%로 높아졌다.
다만 치료 성과가 사망률 개선으로만 이어지지는 않았다. 뇌졸중 사망률은 2018년까지 감소하다가 코로나19 이후 다시 상승하는 U자형 흐름을 보였다. 연구팀은 초고령 환자 증가, 만성질환 부담, 팬데믹에 따른 의료체계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배희준 교수는 “지난 10년간 뇌졸중 진료는 발전했지만 병원 밖 응급의료 시스템 정체와 팬데믹 이후 사망률 반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며 “위기 상황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 뇌졸중 진료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엽 교수는 “국가 단위 자료를 통해 뇌졸중 진료 변화 양상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증상 발생부터 병원 도착까지의 과정을 더 면밀히 분석해 치료 가능한 병원에 제때 도착하지 못하는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