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2026.07.22 (수)

더파워

고학력 한국의 역설…성인 문해력, 나이 들수록 40점 떨어졌다

메뉴

정치사회

고학력 한국의 역설…성인 문해력, 나이 들수록 40점 떨어졌다

이우영 기자

기사입력 : 2026-07-22 08:50

KRIVET 이슈브리프, OECD 한국경제보고서 재구성…시험 중심 교육·이중노동시장·성인학습 저조 지목

서울도서관 전경/연합뉴스
서울도서관 전경/연합뉴스
[더파워 이우영 기자] 한국의 인적자본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은 ‘높은 교육열’이다. 실제로 한국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OECD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학교를 많이 다닌다는 사실이 성인기 역량까지 보장하지는 못했다. 한국 성인의 문해력은 16~24세에서 55~65세로 갈수록 약 40점 떨어졌고, 하락 폭은 OECD 평균보다 더 가팔랐다.

2012년만 해도 한국 성인의 전 연령대 문해력은 OECD 평균을 웃돌았다. 그러나 2023년에는 16~24세를 제외한 전 연령대가 OECD 평균 이하로 밀려났다.

이 같은 진단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OECD '한국경제보고서 2026' 제3장 ‘교육·평생학습의 고도화’를 정리·재구성한 KRIVET Issue Brief 제324호에 담겼다.

자료에 따르면 OECD 국제성인역량조사에서 한국 성인의 문해력은 최연소 집단인 16~24세에서 최고령 집단인 55~65세로 갈수록 약 40점 낮아졌다.

연령대별 문해력(배경요인 통제). 한국은 나이가 들수록 OECD 평균보다 가파르게 하락
연령대별 문해력(배경요인 통제). 한국은 나이가 들수록 OECD 평균보다 가파르게 하락


문해력 하락은 OECD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한국의 하락 기울기는 OECD 평균보다 훨씬 가파른 것으로 분석됐다.

더 큰 문제는 이 격차가 단순한 학력 차이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 청년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1%로 OECD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학력과 부모 학력, 최근 12개월 성인교육·훈련 참여 여부, 일하며 배우기 빈도 등을 통제해도 연령대별 문해력 격차는 줄지 않았다. 오히려 격차가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자료는 이를 ‘입구 지표’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로 봤다. PISA 최상위권, 높은 대학 진학률, 고등교육 이수율만으로는 한국 인적자본의 실제 상태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핵심은 성인기 역량의 감가다. 역량 감가는 학교를 졸업한 뒤 배운 내용을 충분히 사용하거나 훈련하지 못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역량이 낮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OECD는 한국 성인 역량 하락의 배경으로 세 가지 구조를 지목했다. 첫째는 고부담 시험 중심의 학교교육이다.

한국은 집중적인 사교육과 시험 대비를 통해 읽기, 수학, 과학 점수를 높이는 데 강점을 보여왔다. 그러나 투자가 수능 점수 극대화에 맞춰지면서 비판적 사고와 자기주도학습 역량은 충분히 길러지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둘째는 노동시장 구조다. 임금과 고용안정, 사회보호 격차가 큰 이중노동시장은 성인의 역량투자 유인을 낮추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연공서열 임금 체계도 문제로 꼽혔다. 연공서열에 따른 조기퇴직이 확산되면 성인이 재교육에 투자하더라도 이를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다. 이는 평생학습 참여 동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

셋째는 낮은 성인학습 참여율이다. 성인훈련이나 일하며 배우기에 참여한 사람은 더 높은 역량을 보였지만, 한국의 참여율 자체는 OECD 평균보다 낮았다.

일하며 배우기의 효과는 특히 컸다. 정기적으로 일하며 배우기를 하는 한국 성인은 문해력이 8점 높았다. 이는 OECD 평균 효과인 4점의 두 배 수준이다.

전공과 직무의 불일치도 한국 성인 역량 문제의 단면으로 제시됐다. 한국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는 최종 학력과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직무 불일치 비율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자료는 학생들이 흥미와 적성보다 시험 점수에 맞춰 전공을 선택하는 구조가 불일치를 키운다고 설명했다.

고부담 시험은 노동시장 진입도 늦추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대학, 공무원, 전문직 진입 과정에서 시험 의존도가 높아 암기학습을 조장하고, 자격 취득 후에도 실무 진입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역량은 왜 무너지나. 학교-노동시장-성인학습으로 이어지는 3중 구조
역량은 왜 무너지나. 학교-노동시장-성인학습으로 이어지는 3중 구조


청년층 노동시장에서도 신호는 확인됐다. 2025년 11월 기준 20~30대 약 160만명, 12.7%가 실업·구직단념·취업준비 미실시 상태였다.

이 가운데 구직활동도 취업준비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71만9000명으로 200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료는 해법을 교육 투자 확대 자체보다 유인구조 개혁에서 찾았다. 한국의 역량 문제가 돈을 덜 써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학교, 노동시장, 성인학습을 관통하는 유인구조 왜곡에서 비롯됐다는 진단이다.

학교 단계에서는 기존 교과 안에 비판적 사고와 자기주도학습 전략을 통합해 명시적으로 가르치는 방안이 제시됐다. 대학 입학전형도 고교 교육과정 이수를 더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봤다.

노동시장에서는 정규직 고용보호 완화와 사회보험 가입 확대를 통해 이중구조를 완화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임금 체계 역시 직무와 성과에 연동하고, 정년 폐지 또는 최소정년의 단계적 상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성인학습 분야에서는 노사와 정부가 공동 설계하는 재교육 재정지원 도입이 언급됐다. 전환·재훈련 학자금 등 성인 재교육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해외 사례도 제시됐다. 스웨덴은 전환·재훈련 학자금을 통해 최대 44주간 임금의 80%까지 지원하고, 학자금 대출로 100%까지 보전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독일은 기업 규모와 근로자 특성에 따라 훈련비의 25~100%를 보조한다. 오스트리아는 50세 이상 등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1만유로를 지원한다.

폴란드는 국가훈련기금을 통해 중소기업 훈련비를 최대 80%, 영세기업은 100%까지 지원한다. 한국은 고용보험 훈련지원 제도를 통해 기업 규모별로 40~100%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자료는 한국의 성인학습 전달체계가 여러 부처와 지자체로 나뉘어 있어 조정이 어렵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평생교육진흥위원회의 협력 권한을 확대하고 지역 협의체와 통합하는 거버넌스 강화도 정책 방향으로 제시됐다.

이우영 더파워 기자 leewy1986@thepowernews.co.kr
<저작권자 © 더파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7,144.48 ▲396.53
코스닥 778.61 ▲25.27
코스피200 1,139.59 ▲66.20
암호화폐시황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7,248,000 ▼241,000
비트코인캐시 328,000 ▲400
이더리움 2,832,000 ▼5,000
이더리움클래식 10,280 0
리플 1,674 ▼2
퀀텀 1,032 ▼6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7,205,000 ▼235,000
이더리움 2,834,000 ▼2,000
이더리움클래식 10,260 ▼10
메탈 331 0
리스크 128 0
리플 1,674 ▼1
에이다 256 ▲1
스팀 59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7,230,000 ▼280,000
비트코인캐시 328,200 ▲500
이더리움 2,832,000 ▼5,000
이더리움클래식 10,240 ▼10
리플 1,674 ▼1
퀀텀 1,022 0
이오타 6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