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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 많이 볼수록 더 받는다…상급종합병원 보상체계 바뀐다

이우영 기자

기사입력 : 2026-07-21 14:29

복지부, 중환자실 부하지수 도입…중증·소아 중환자 진료 실적 반영해 800억원 차등 지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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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우영 기자]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 보상 기준이 달라진다. 병상과 인력 등 구조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실제로 중증 환자와 소아 중환자를 얼마나 진료했는지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의 하반기 성과지표로 중환자실 부하지수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중환자실 부하지수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진료량에 중증 환자 진료량과 18세 미만 소아 환자 비율을 가중치로 반영한 지표다. 이를 연간 중환자실 병상 수로 나눠 병원별 중환자 진료 부담을 평가한다.

새 지표는 상급종합병원의 중증·고난도 진료 중심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중환자실 업무 부담이 큰 병원에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도록 800억원 규모의 성과 보상을 차등 지급할 계획이다.

중환자실은 중증·응급·희귀 질환 환자의 생존율과 직결되는 병원 내 핵심 기반시설이다. 전문의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이 추가 배치되고, 고도의 감시 장비와 생명 유지 의료 장비가 활용된다.

그러나 중환자실 병상은 제한적이다. 2024년 말 기준 전국 중환자실 병상은 1만2023개로, 전체 급성기 병상 29만361개 중 4.1%에 그쳤다.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기준이며 요양·정신·한방병원은 제외한 수치다.

그동안 중환자실 보상 체계는 전담 전문의 유무, 간호등급, 시설 기준 등 구조 지표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같은 규모의 병상과 인력을 갖춘 병원이라도 실제로 보는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의료진 업무 부담과 자원 소모량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기존 체계는 이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이 진행되면서 병상 구조도 바뀌고 있다. 2024년 9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상급종합병원의 일반입원실은 3792개, 약 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환자실은 448개, 약 9% 증가했다.

그럼에도 응급환자 미수용 사유로 중환자실 부족과 중환자실 포화가 여전히 지목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앙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종합상황판에서 중환자실 부족과 중환자 포화는 약 2.3%를 차지했다.

정부는 지난 1월 제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쳐 중환자실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새 성과지표를 도입하기로 했다.

중환자실 부하지수 산출은 ‘중환자실 관리체계 마련 사업’과 맞물려 추진됐다. 복지부는 코로나 대유행 등 보건의료 재난 상황을 거치며 한정된 중환자실 자원의 효율적 배분 필요성을 확인했고, 2025년부터 대한중환자의학회에 위탁해 해당 사업을 시범 추진하고 있다.

시범사업에는 상급종합병원 23곳과 종합병원 50곳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병원의 중환자실 인력, 장비, 병상 가동 현황 등을 매일 파악하는 점검 체계를 구축했다.

해외 사례도 참고했다. 호주는 코로나를 계기로 연방정부와 학회가 협력해 인터넷 기반 실시간 중환자실 자원 현황판인 CHRIS를 구축했다. 중환자실 역할을 단계적으로 구분해 정책 수립과 자원 배분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복지부는 이 사업을 통해 중환자실 운영 성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중환자실 부하지수를 산출했고, 이를 성과 보상 체계와 직접 연계하기로 했다.

중환자실 부하지수는 ‘중증도 기반 중환자실 업무량 지수’에 ‘1+소아 환자 비율’을 곱해 산출한다. 중증도 기반 중환자실 업무량 지수에는 중환자실 입원 진료량과 인공호흡기, 지속적 혈액투석, 체외순환막형산화요법 등 중증 환자 진료량이 반영된다.

지속적 혈액투석은 CRRT, 체외순환막형산화요법은 ECMO를 뜻한다. 모두 중증 환자 치료에 활용되는 고난도 의료행위다.

이번 성과 보상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2차 연도 성과지원에 반영된다. 2차 연도 성과지원 규모는 약 8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800억원이 중환자실 부하지수 기반 보상으로 배정된다.

지원금은 두 갈래로 나뉘어 지급된다. 전체의 30%인 240억원은 각 병원의 중환자실 부하지수에 비례해 배분된다.

나머지 70%인 560억원은 부하지수 구간에 따라 부여된 평가등급 가중치에 비례해 지급된다.

평가등급은 A~D등급으로 나뉜다. 중환자실 부하지수 1.2 이상은 A등급, 0.9 이상 1.2 미만은 B등급, 0.7 이상 0.9 미만은 C등급, 0.7 미만은 D등급이다.

복지부는 이 같은 방식으로 의료진 업무 부담이 큰 병원에 더 확실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평가는 2026년 3~4분기 실적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실제 지원금은 2027년 6월 사후 지급된다.

각 병원의 실적은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기반으로 산출한다. 복지부는 추가적인 자료 제출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중환자실 자원 관리를 위한 정보시스템도 구축된다. 복지부는 시범사업과 함께 추진한 정보화전략계획을 바탕으로 2027년부터 전국 단위 중환자실 모니터링 및 자원 관리를 위한 중환자실 진료정보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시스템은 2030년까지 상급종합병원부터 지역 거점 종합병원까지 순차적으로 확산된다. 중환자실 자료는 중앙응급의료상황실 등에서도 활용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보건의료 재난 상황에서도 중환자실 입실이 필요한 환자가 지연 없이 이송되고 치료받을 수 있는 관리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공공의료정책관은 “중환자실 부하지수 도입은 가장 위중한 생명을 살려내는 의료진과 병원의 노력에 상응하는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가치 기반 보상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중증·응급 환자의 최종 치료 성과에 대한 보상 비중을 더욱 높여가고, 상급종합병원이 의료전달체계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우영 더파워 기자 leewy1986@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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