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제일요양병원, 마지막 소원 ‘하루 귀가’ 수락…1년 만에 아들이 차려준 파스타 한 그릇 ‘최고 행복’
“내 집에 한 번만 꼭 다녀오고 싶습니다” 소원 들어줘
지승규 원장 “환자 외롭지 않고, 여정 아름답게” 채워
▲1년만에 집으로 올라온 자신의 집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사진=더파워뉴스 강성대 기자)[더파워 호남취재본부 강성대 기자] 호스피스 완화병동에 입원중인 말기 암환자의 소원이 마침내 이뤄졌다.
주인공은 오랜 병원 생활 동안 늘 가족과 집을 그리워해 온 한 한 가정 자식들의 어머니였다.
의료진이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예요?”라고 묻자 어머니는 “내 집에 한 번만 다녀오고 싶다”는 소원을 이야기했다. 병원 침대를 벗어나 익숙한 자신의 집 공기를 다시 느끼고 싶다는 소박한 작은 소망이었다.
이에 전남제일요양병원은 어머니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안전한 이동을 위해 호스피스센터와 함께 사전 준비를 마친 끝에 자택 방문을 성사시켰다는 것.
1년 만에 마주한 이 집에서 어머니는 홀몸으로 삼형제를 키워냈다. 그러나 내 집 마련의 행복도 잠시였다.
몇 년 전 새로 마련한 아파트에 기쁘게 입주했지만 갑작스러운 투병과 입원 생활로 약 1년 간 집을 비워야 했다.
1년 만에 어머니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살림살이부터 하나하나 살폈다. 그동안 정성으로 가꿔온 화분들과 자신의 부재에도 깔끔하게 정리된 집 안 곳곳에는 막내아들의 손길이 가득했다.
이를 지켜본 어머니는 한시름 놓은 듯 옅은 미소를 보였고, 평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던 자리에 다시 몸을 뉘어보기도 했다.
“이 공간에 있는 내 모습이 조금 어색하다”는 말로 오랜만의 귀가에 대한 소회를 전했지만, 그간 쌓인 집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파스타 한 그릇에 담긴 사랑과 행복 / “여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자, 최고의 선물이다”며 1년 만에 아들이 직접 요리해 준 파스타 한 그릇을 맛있게 드시는 말기암 노모.(사진=제일요양병원 제공)집에 돌아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들이 직접 차린 밥 한끼였다.
집에 도착한 어머니는 문득 아들이 가끔 만들어주던 파스타가 생각난다고 말하자, 아들은 오랜만에 솜씨를 발휘해 정성껏 파스타를 요리했다.
화려한 진수성찬은 아니었지만, 사랑과 정성이 담긴 이 한 그릇은 그 어떤 음식보다 환자의 마음을 든든하고 따뜻하게 채워준 특별한 식사가 됐다.
따뜻한 내 집에서 사랑이 담긴 음식을 먹으며 가족과 함께한 시간은 한때 당연했던 일상이었지만, 이제는 가장 소중하고 특별한 순간으로 남았다.
4시간여의 짧은 외출을 마치고 병동으로 돌아오는 길, 환자의 표정에는 아쉬움보다 행복이 더 짙게 배어 있었다. 익숙한 공간이 주는 안도감과 아들의 사랑을 온몸으로 품고 돌아온 덕분이었다.
“소원 들어줘서 고맙다”
어머니와 가족은 “소원을 들어주어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고, 병동 의료진은 오히려 이를 통해 더 큰 위로와 보람을 얻었다.
지승규 전남제일요양병원장은 “환자들의 마지막 순간이 외롭지 않고, 그 여정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 늘 곁에서 동행하겠다”며 “앞으로도 환자들은 물론 지역민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더파워 강성대 기자 nogodan21@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