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 행정부시장이 민선9기 공공기관 조직구조 개편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 배성원기자
[더파워 대구경북취재본부 배성원 기자] 대구시가 민선9기 공공기관 조직개편에 들어간다. 2022년 공공기관 통합 이후 4년이 지나면서 일부 기관에서 통합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운영 부실 지적까지 나오자,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을 다시 손보겠다는 것이다.
24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3일 민선9기 공공기관 조직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대구시는 2022년 7월 공공기관 비효율을 줄이고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며 공공기관 18개와 시 사업소 4개를 11개 기관으로 통합했다.
하지만 통합 이후 4년이 지나면서 기관별 특성에 따라 통합 효과에 차이가 나타났고, 일부 기관에서는 운영 부실 문제가 제기됐다. 외형적 통합은 마무리됐지만 실질적 성과와 전문성 측면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대구시는 조직진단과 의견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4개 통합기관에 대한 조직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 대상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대구교통공사,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이다.
가장 큰 변화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이뤄진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6개 기관을 통합해 운영해 왔지만, 각 기관의 고유 기능이 약화되고 시민과 예술인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연계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구시는 문화예술진흥원을 4개 기관으로 분리 재편한다. 예술인 지원 기능과 특화 기능을 분리해 전문성을 높이고, 의사결정 속도와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현 문화예술진흥원은 가칭 문화재단으로 명칭을 바꾼다. 문화예술 정책과 예술인 지원을 중심 기능으로 두고, 문화예술본부와 문화예술회관, 박물관을 중심으로 정책과 현장을 잇는 체계를 구축한다.
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하우스는 통합해 전국 최초의 공연전문재단으로 출범시킨다. 분산돼 있던 공연 전문인력과 시설을 연계하고 기획, 제작, 유통 역량을 하나로 모아 공연문화도시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관광본부는 가칭 관광재단으로 분리된다. 관광재단은 의료, 마이스, 스포츠 등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융복합 관광 활성화와 국내외 관광객 유치, 관광 콘텐츠 개발을 전담한다.
대구시는 대구경북신공항 개항에 대비한 국제관광 수요 선점, 의료관광 활성화, 대경권 광역관광 협력 등도 관광재단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대구미술관은 시 사업소 체제로 전환된다. 대구시는 직영을 통해 소장품 관리와 학예연구 전문성을 높이고, 지역 우수작품 수집과 구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구간송미술관과 향후 조성될 대구 근대미술관과도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역 미술정책과 전시·연구 기능을 연계할 계획이다.
복지 분야도 다시 나뉜다.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은 대구사회서비스원, 대구여성가족재단, 대구청소년지원재단, 대구평생학습진흥원을 통합해 운영해 왔다.
대구시는 통합 이후 전주기 복지서비스 제공 효과가 미흡했고, 복합 기능으로 인해 조직 정체성이 약해졌다고 봤다. 또 시 주무부서와 사업부서가 달라 소통과 업무 추진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은 3개 기관으로 분리된다.
현 통합조직은 사회서비스원으로 개편한다. 통합돌봄 정책 지원 전담조직을 만들고, 노인과 장애인, 노숙인 등 공적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서비스 개발과 확대에 집중한다.
청소년과 여성가족 부문은 가칭 여성가족청소년재단으로 통합해 신설한다. 여성, 가족, 아동, 청소년 정책을 연속선상에서 설계하고 대상별 맞춤형 정책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평생교육진흥원은 독립 재단으로 신설된다. 지역 평생교육시설과 유관기관 간 협업, 컨설팅,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컨트롤타워 기능을 맡는다.
여성가족청소년재단과 평생학습진흥원은 청년여성교육국이 관할한다. 조직 관리감독과 사업 주관 부서를 일원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대구교통공사는 건설과 운영 기능을 분리한다. 현재 교통공사 조직 안에는 시 사업소인 도시철도건설본부가 편제돼 건설과 운영관리 기능이 통합돼 있다.
하지만 파견 공무원 중심 인력 운영의 한계와 의사결정 이원화, 중앙부처와의 협상력 저하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대구시는 교통공사에서 건설업무를 분리하고 시 산하 도시철도건설본부를 신설해 업무를 이관한다. 건설은 대구시가 주도하고, 교통공사는 운영과 안전관리에 전념하도록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다.
도시철도건설본부의 시 사업소화를 위한 조직개편안은 현재 시의회에서 조례 심사가 진행 중이다. 대구시는 8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시행할 예정이다.
공공시설관리공단은 분리하지 않고 통합 체계를 유지한다. 환경시설 관리와 공공시설 관리 기능을 통합한 뒤 지원부서 인력 감축과 시설장비 공유 등을 통해 예산을 절감했고, 행정안전부 경영평가 등급도 통합 전보다 향상됐다는 이유다.
다만 대구시는 위탁시설 증가에 따른 효율적 인력 운영을 위해 전문인력 교차 지원, 기술 공동 활용, 스마트 시설관리, 공공데이터 활용 서비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직개편 과정에서 직원 고용 안정 조치도 마련한다. 대구시는 분리되는 기관 소속 직원들의 불안과 혼란을 줄이기 위해 현재 직원의 잔여 임기와 연봉, 직급을 보장할 방침이다.
인력 재배치는 통합 이전 채용직원은 원소속 기관 복귀를 원칙으로 한다. 통합 이후 채용된 직원은 직무와 전문성을 우선 고려하되, 별도 인사조정위원회를 구성해 개인별 희망과 고충을 반영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9월부터 새로운 기관장 선출 절차에 들어가고, 재단 분리와 신설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한다. 통합조직에서 분리한 뒤 재단을 신설하려면 기본계획 수립, 행정안전부 협의, 타당성 검토, 조례 제정 등이 필요해 1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대구시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세부 조직개편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이번 조직 개편은 단순히 기관을 원래대로 되돌리려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성과 핵심기능을 극대화해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분야별 산업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대구시 공공기관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