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2026.07.29 (수)

더파워

‘주가누르기 방지법’ 세제개편안 오른다…쟁점은 예외 범위

메뉴

이슈포커스

‘주가누르기 방지법’ 세제개편안 오른다…쟁점은 예외 범위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7-29 10:46

시총이 순자산가치 80% 밑돌면 기업가치 재평가하는 상증세법 개정안
저평가 해소 기대 속 업종별 차등·과세 부담 논란도 확산

/연합뉴스
/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상장회사의 상속·증여세 평가 방식을 손보는 이른바 ‘PBR 0.8배법’이 올해 세제개편안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승계를 앞둔 대주주가 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누른다는 의혹이 반복되는 가운데, 저평가 상장사의 기업가치를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다시 보겠다는 취지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지난해 5월 발의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다. 상장회사의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의 8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등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평가하되, 평가 하한선을 순자산가치의 80%로 두는 것이 핵심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PBR 0.8배법’ 또는 ‘주가누르기 방지법’으로 부른다.

현행 제도에서는 상속세나 증여세가 부과되는 상장회사 주식 가치를 평가할 때 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 전후 각 2개월 평균 시세를 활용한다. 이 구조에서는 주가가 높으면 세금이 늘고, 주가가 낮으면 세금이 줄어 상속·증여 시점의 낮은 주가가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비상장주식은 이미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를 가중평가하고, 평가가액이 순자산가치의 80%보다 낮으면 순자산가치의 80%를 하한선으로 두고 있다. 개정안은 이 같은 하한선 개념을 저평가 상장회사에도 적용하자는 내용이다. 상장회사 최대주주 20% 가산세율 삭제, 상장주식 물납 허용 등도 법안에 포함됐다.

입법 논의는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1일 국회에서는 PBR 0.8배법 입법과제 토론회가 열렸고, 이소영 의원은 자신이 제안한 안을 정부가 최종적으로 손질하고 있으며 정부안 형태로 올해 세제개편안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쟁점은 ‘얼마나 촘촘하게 적용할 것인가’다. 정부 안에서는 업종별로 적용되는 PBR 기준에 차등을 두거나 기업 상황에 따라 예외를 두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의 취지를 살리려면 일괄 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업종별 자산 구조를 무시하면 과도한 과세가 될 수 있다는 반론이 맞붙는 구도다.

비판의 핵심은 업종별 특성이다. 종이·목재, 전기·가스, 섬유·의류, 철강, 건설, 보험 등은 토지와 설비 등 대규모 유형자산을 보유해야 하는 구조라 PBR이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전기·가스 업종은 요금 규제의 영향을 받고, 보험업은 자본건전성 규제로 이익을 내부에 유보하는 경향이 있어 낮은 PBR이 반드시 주가 누르기의 결과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IT, 소프트웨어, 바이오 업종은 대규모 공장이나 토지보다 기술, 브랜드, 인력 등 무형자산의 비중이 크다. 바이오 기업은 미래 성장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되는 경우가 많고, 연구개발비 지출로 순자산 규모가 작아져 PBR이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같은 PBR 기준을 모든 업종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시가 평가 원칙 훼손 논란도 있다. 상장회사의 주가와 시가총액은 시장에서 형성된 공정가치인데, 이를 무시하고 ‘순자산가치의 80%’라는 가상의 평가가액을 세금 산정 기준으로 삼는 것은 지나치게 인위적이라는 비판이다.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기준으로 상속세와 증여세를 매기면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금 유동성 문제도 변수다. 보유 자산 대부분이 단기간 현금화하기 어려운 토지나 설비인 기업은 법 시행 이후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도 실제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업황 악화나 금리 상승,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일시적 요인으로 주가가 하락한 기업까지 순자산가치 80% 기준으로 과세하면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높게 평가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예외를 지나치게 넓히면 법안의 실효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오너 경영 기업 가운데 수익성이나 보유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장기간 낮게 평가되는 사례가 적지 않고, 이런 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업종별 차등 기준을 법령에 세세하게 넣는 방식도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 같은 업종 안에서도 기업별 자산 구조와 사업 내용이 다르고, 보유 부동산을 장부가로만 반영해 자산가치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 기업도 있기 때문이다. 순자산가치 80%라는 기준은 이미 비상장주식 평가에서 업종과 관계없이 적용되는 하한선이라는 점도 일괄 적용론의 근거로 제시된다.

결국 현실적인 해법은 원칙과 예외를 분리하는 방식에 가까워 보인다. 전체 상장회사에 일괄 기준을 적용하되, 법 개정 전보다 세 부담이 지나치게 늘거나 현금 마련이 단기간에 어려운 기업, 업종 특성상 주가 기준 평가가 더 타당한 기업은 별도 신청을 통해 감독당국이나 유관기관과 세액 산정을 협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특히 유동성이 매우 낮아 사실상 매각이 어렵거나 기업 운영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자산은 PBR 산정 과정에서 일부 공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법안의 본래 취지인 주가 누르기 방지와 저평가 해소를 살리면서도 일시적 업황 부진 기업에 과도한 세 부담을 지우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PBR 0.8배법은 단순한 세법 개정안이 아니라 상장사 지배구조와 주주가치 평가 방식을 건드리는 제도 변화다. 그물이 너무 넓으면 빠져나갈 기업이 많아지고, 너무 촘촘하면 정상적인 저PBR 기업까지 잡을 수 있다.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관건은 법안의 방향보다 예외를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달려 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저작권자 © 더파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5,586.84 ▼436.82
코스닥 655.84 ▼50.01
코스피200 873.66 ▼72.03
암호화폐시황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1,320,000 ▼58,000
비트코인캐시 303,600 0
이더리움 2,727,000 ▲14,000
이더리움클래식 9,530 ▲5
리플 1,553 ▲13
퀀텀 925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1,312,000 ▲1,000
이더리움 2,724,000 ▲13,000
이더리움클래식 9,525 ▲5
메탈 290 0
리스크 103 ▼1
리플 1,552 ▲13
에이다 233 ▼1
스팀 52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1,380,000 ▼30,000
비트코인캐시 304,000 ▲500
이더리움 2,727,000 ▲13,000
이더리움클래식 9,530 ▼20
리플 1,553 ▲14
퀀텀 924 ▼3
이오타 4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