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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처분이력부존재서약서, 삭제된 기록까지 없다고 써도 될까

최성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9-01 09:00

법무법인 오현 김한솔 형사전문변호사
법무법인 오현 김한솔 형사전문변호사
[더파워 최성민 기자] 대학 입학이나 전형, 장학금 선발, 기숙사 입사 또는 특정 기관의 지원 과정에서 학교폭력 관련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가 문제되는 경우가 있다. 이 과정에서 학교폭력처분이력부존재서약서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으면 과거 학교폭력 신고를 당했던 학생이나 실제 조치를 받은 경험이 있는 학생은 어떤 내용을 기재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특히 학교생활기록부에서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삭제된 경우라면 더욱 혼란스러울 수 있다. “현재 학생부에는 기록이 없으니 처분 이력이 없다고 작성해도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교생활기록부에 현재 기록이 존재하는지와 과거 실제로 학교폭력 조치를 받은 사실이 있었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 A가 과거 학교폭력 사안으로 신고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았고 일정한 조치를 받았다고 가정해볼 수 있다. 이후 관련 규정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의 조치사항이 삭제됐다면 현재 학생부를 발급했을 때 해당 내용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대학이나 기관이 요구한 서약서 문구가 단순히 “현재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아니라 “과거 학교폭력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라면 문제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조치가 있었던 이상 기록 삭제와 과거 처분 사실의 존재 여부를 동일하게 볼 수 있는지는 서약서의 정확한 문구와 제출 목적을 확인해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학교폭력처분이력부존재서약서를 작성하기 전에는 가장 먼저 기관이 무엇의 부존재를 확인하려는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학교폭력 신고를 받은 사실이 없는지를 묻는 것인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는지를 묻는 것인지, 현재 학교생활기록부에 조치사항이 기재돼 있지 않은지를 묻는 것인지에 따라 답변은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학교폭력 신고를 당했다는 사실과 실제 학교폭력 조치를 받았다는 사실도 구분해야 한다. 신고가 접수됐지만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았거나 심의 결과 조치없음으로 종결됐다면 일정한 조치가 내려진 사건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 따라서 과거 학교폭력 사건에 연루됐다는 기억만으로 스스로 ‘처분 이력이 있다’고 단정할 필요도 없다.

반대로 학교폭력 조치가 실제 내려졌다면 어떤 조치였는지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학교폭력예방법에서는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부터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학교에서의 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처분 등 가해학생에 대한 여러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낮은 단계의 조치였기 때문에 처분이 아니다”라고 임의로 판단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서약서가 학교폭력예방법상 조치 이력 전체를 확인하는 내용이라면 조치의 경중과 별개로 실제 결정 내용을 기준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에서 학교폭력 관련 내용이 삭제된 경우에는 ‘기록 삭제’와 ‘과거 사실의 소멸’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한 요건에 따라 학생부 기재사항이 삭제됐다고 해서 과거 해당 조치가 내려졌다는 역사적 사실 자체까지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폭력처분이력부존재서약서에 서명하기 전에는 “삭제됐으니 없다고 체크하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 해당 서약서가 현재의 학생부 기재상태를 확인하는 것인지 과거 조치 이력 자체를 확인하는 것인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을 통해 학교폭력 조치가 취소된 경우에는 또 다른 검토가 필요하다. 단순히 일정 기간이 지나 학생부 기록이 삭제된 경우와 처분 자체가 행정쟁송을 통해 취소된 경우는 법적으로 동일한 상황이 아니다. 취소 결정이나 판결의 내용과 확정 여부 등을 확인한 뒤 서약서 문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집행정지를 받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학교폭력 조치에 대한 집행정지가 인용됐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처분이 최종적으로 취소됐다고 볼 수는 없다. 집행정지는 본안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처분의 집행이나 효력을 일정 범위에서 정지시키는 임시적인 권리구제 절차이므로 본안 결과와 구분해야 한다.

학교폭력처분이력부존재서약서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했을 때 어떠한 불이익이 발생하는지는 제출하는 대학이나 기관의 규정과 서약서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허위 기재가 확인됐을 때 지원자격이나 선발 결과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규정이 있다면 이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서약서에 “허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합격 또는 선발이 취소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 문구를 더욱 신중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 조치 이력을 숨기려는 목적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했다가 이후 관련 자료가 확인되면 학교폭력 조치 자체와 별개로 서약서의 허위 작성 여부가 새로운 문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기관이 요구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에도 법적인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학교폭력 관련 개인정보와 학교생활기록 정보는 민감하게 다뤄질 수 있는 정보이므로 어느 기관이 어떤 법적 근거와 목적으로 자료를 요구하는지 역시 사안에 따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처분이력부존재서약서를 제출하기 전에는 과거 학교폭력 조치결정 통보서와 학교생활기록부, 조치사항 삭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등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진행했다면 재결서와 판결문, 확정 여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본인이 과거 어떤 조치를 받았는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면 기억에 의존해 서약서를 작성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사건이 오래됐거나 당시 보호자가 절차를 주도했다면 실제 결정내용과 현재 기억이 다를 가능성도 있으므로 보관하고 있는 통지서 등 객관적인 자료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결국 학교폭력처분이력부존재서약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학생부에 학교폭력 기록이 보이는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서약서가 정확히 어떤 사실의 부존재를 요구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신고만 됐던 사건인지, 실제 조치가 있었는지, 이후 기록만 삭제됐는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조치 자체가 취소됐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과거 학교폭력 사건이 있었는데 학교폭력처분이력부존재서약서 제출을 요구받았다면 우선 서약서 원문과 과거 조치결정서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그다음 현재 학교생활기록부의 기재 상태와 조치의 취소·삭제 여부를 구분하고, 제출기관이 요구하는 범위에 맞춰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재되지 않도록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입시나 선발과 연결된 서약서라면 임의로 ‘없음’이라고 작성하기보다 제출 전 사실관계와 관련 규정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이후 불이익을 예방하는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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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민 더파워 기자 Sungmin@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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