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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화제]사라지는 전남·광주 ‘탯말’…시조에 새겨 문화유산으로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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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화제]사라지는 전남·광주 ‘탯말’…시조에 새겨 문화유산으로 지킨다

손영욱 기자

기사입력 : 2026-09-07 16:48

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 전라도 말 시조에 스미다 발간…41명 작가 85편 수록
남도의 삶·애환·해학 품은 토박이말 소멸 위기…“지역 정체성 담은 살아있는 문화자산”
기록 넘어 미래세대 전승 과제로…지자체·문화기관의 체계적인 보존·지원 필요성 제기

▲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가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 전라도 말 시조에 스미다 발간 기념회와 시화전을 열고 전남·광주의 삶과 정서가 담긴 탯말 시조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작품집에는 41명 작가의 탯말 시조 85편이 수록돼 사라져가는 지역 언어의 기록과 전승이라는 의미를 더했다.( 사진=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 제공)
▲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가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 전라도 말 시조에 스미다 발간 기념회와 시화전을 열고 전남·광주의 삶과 정서가 담긴 탯말 시조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작품집에는 41명 작가의 탯말 시조 85편이 수록돼 사라져가는 지역 언어의 기록과 전승이라는 의미를 더했다.( 사진=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 제공)
[더파워 호남취재본부 손영욱 기자] 세대교체와 생활환경 변화로 지역 고유의 말이 점차 사라지는 가운데, 전남·광주 사람들의 삶과 애환, 해학과 정서가 고스란히 밴 ‘탯말’이 시조를 통해 되살아나고 있다.

전남·광주 시조시인들이 탯말을 문학으로 기록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작업에 나서면서, 탯말을 단순한 ‘사투리’가 아닌 남도의 역사와 공동체 기억을 간직한 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회장 용창선)는 탯말 시조집 전라도 말 시조에 스미다 (다인숲)를 발간하고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 출판기념회와 시화전을 개최했다.

작품집에는 41명 작가의 탯말 시조 85편이 수록됐다. 전라도 사람들이 오랜 세월 삶의 현장에서 사용해 온 말과 표현을 시조에 담아 남도 사람들의 삶과 정서, 공동체의 기억을 문학으로 기록했다.

탯말은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자연스럽게 익힌 ‘삶의 언어’다.

전남·광주의 농어촌과 장터, 바닷가와 들녘, 가정과 마을에서 이어져 온 말에는 지역민의 희로애락뿐 아니라 이웃 간의 정과 삶의 지혜, 남도 특유의 풍자와 해학이 녹아 있다.

그러나 세대교체와 표준어 중심의 언어생활이 확산되면서 젊은 세대가 탯말을 접하고 사용하는 기회는 갈수록 줄고 있다.

지역의 말이 사라지는 것은 단어 몇 개가 없어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 말을 사용해 온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감정 표현, 풍습과 공동체의 기억까지 함께 희미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기록과 보존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번 시조집은 이처럼 사라져가는 탯말을 우리 민족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와 결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라도 특유의 구수하고 ‘찰진 말’, ‘게미진 말’을 시조의 운율에 녹여 전통문학의 계승과 지역 언어 보존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함께 담아냈다.

노창수 고문은 「토박이말과 탯말을 인용함으로써 얻는 시조문학의 활성화」라는 기획의 글을 통해 탯말이 가진 문학적 가능성을 조명했다.

진도 시에그린박물관장 이지엽 교수도 「탯말이 주는 무한한 가치와 역동적인 힘」이라는 추천사를 통해 지역 언어의 가치와 생명력을 강조했다.

작품집에는 전라도뿐 아니라 김민정(강원도), 이종문(경상도), 이광순(충청도), 홍성운(제주도) 시인이 초대작가로 참여해 각 지역의 고유한 말맛도 선보였다.

지역의 말을 ‘고쳐야 할 사투리’가 아니라 보존하고 이어가야 할 언어문화의 다양성으로 바라보자는 의미를 더했다.

용창선 회장은 “전라도 말은 지역민들의 삶과 정서를 품은 훌륭한 문화자산”이라며 “탯말을 통해 고유의 말맛을 담은 운율과 서정이 되살아나고 우리만의 독특한 문학으로 승화돼 그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화전에는 협회 회원 100여 명 가운데 30명의 작품이 선정돼 3일간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협회는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한 시조 보급에도 힘을 쏟고 있다. 8월 ‘제24회 전국학생시조공모전’에 응모한 초·중·고 학생들의 작품 265편을 심사하고 오는 10월 27일 전일빌딩에서 입상자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는 학생시조 공모전에서 선발된 학생들을 중심으로 ‘전국 빛고을 시조문학제’도 개최하고 있다.

탯말 보존이 일회성 출판이나 전시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문화기관, 교육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용 회장은 “가난한 시인들이 모여 만든 단체이다 보니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지자체의 보조금 사업이 확대되고 독지가들의 후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남·광주 곳곳의 탯말을 체계적으로 조사·수집해 기록하고 문학과 교육, 전시 등 문화콘텐츠로 활용한다면 지역 언어 보존을 넘어 남도의 정체성을 후대에 전하는 문화자산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협회는 2025년 사화집 '광주정신을 찾아서' 발간과 시·서·화전을 개최했으며, 2024년에는 '광주전남 시조문학사'를 발간하는 등 지역문학 기록과 보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용 회장은 “우리말, 우리 삶이 예술이고 문학”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의 말은 곧 지역의 역사이자 사람들의 기억이다. 전남·광주 사람들이 대대로 사용해 온 탯말을 기록하고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은 사라지는 옛말을 붙잡는 데 그치지 않고 남도의 삶과 역사, 공동체의 기억을 지켜내는 일이다.

시조 한 수 한 수에 새겨진 탯말이 ‘옛 사투리’를 넘어 미래세대가 이어받아야 할 남도의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손영욱 더파워 기자 son4909@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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