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국토청·지자체 등 10개 기관 협업체계 구축…목포·진도·해남·완도 주요 교량 실시간 모니터링
안전난간 보강도 추진·보행자 안전 제도화
사후대책 넘어 ‘교량 설계기준 보완’ 건의
▲전남경찰청 청사 전경 (사진=더파워뉴스 D/B) [더파워 호남취재본부 손영욱 기자] 전남지역 주요 해상교량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살사고를 예방하고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상시 관제체계가 구축됐다.
전남경찰청(청장 치안감 김호승)은 도내 4개 해상교량에 자살 예방을 위한 상시 관제체계를 갖췄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익산지방국토관리청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할 지자체 등 10개 기관이 협업한 결과다.
전남은 2,165개의 섬을 가진 전국 최대 도서지역으로 곳곳에 해상교량이 위치해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교량 관리는 구조물 자체의 안전점검에 주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교량 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살 등 위기 상황에 대비한 생명 안전관리는 상대적으로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교량 관리기관은 시설물 안전점검이 주된 업무이고, 지자체는 자살 예방 책무가 있더라도 국가 관리 시설에 자체 예산을 투입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어 교량 위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시설 확충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정부도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5월 국무회의에서 자살 예방을 “국가가 책임져야 할 주요 과제”로 규정하며 관계부처의 전면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어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28일 ‘자살 예방을 위한 장소 관리방안’을 보고하며 교량 안전시설 보강 방침을 밝혔다.
전남경찰청은 이에 앞서 지난해 7월부터 선제적인 대응에 착수했다. 관내 주요 해상교량 6곳을 선정하고 익산지방국토관리청과 지자체 등 10개 관계기관과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며 시설 개선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제기해왔다.
그 결과 목포·진도·해남·완도지역 4개 교량에 상시 관제체계가 구축됐다.
해당 교량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CCTV 신설과 영상 연계 작업이 진행돼 현재 총 35대의 CCTV가 지자체 관제센터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되고 있다.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상황 파악과 대응이 가능하도록 관계기관 간 안전망을 구축한 것이다.
안전시설 확충도 계속된다. 이순지역 교량에는 연내 CCTV 8대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며, 고흥지역 교량 역시 순차적으로 관제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관제체계가 마련된 교량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시설 보강이 추진되고 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일부 교량에 별도 예산을 확보해 CCTV와 안내표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며, 추락 방지용 안전난간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관리 교량을 대상으로 보행자 감시용 CCTV 증설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준공된 대형 교량에 안전시설을 사후 설치하는 데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전남경찰청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교량 설계기준 보완’을 건의할 방침이다.
현행 교량 설계기준이 차량 안전과 구조적 안정성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는 만큼, 앞으로 건설되는 대형 해상교량에는 설계 단계부터 보행자 안전과 자살 예방을 고려한 CCTV, 안전난간 등 관련 시설기준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사고 발생 이후 시설을 보강하는 사후대책에서 벗어나 교량 건설 단계부터 생명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갖추도록 제도화하자는 취지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다리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길이지, 삶을 놓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위기에 놓인 소중한 생명을 한 명이라도 더 지켜낼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해 안전망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영욱 더파워 기자 son4909@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