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동업이나 지인 관계로 여러 사업체를 함께 운영하다 사이가 틀어지면, 그동안 오간 자금이 통째로 횡령·배임 혐의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인천과 부천에서 개인사업체와 법인을 함께 운영해온 A씨도 그런 경우였다. 동업 관계에 있던 B씨의 고발로 대출금, 법인 자본금, 가지급금, 법인카드 사용 내역까지 여러 건의 업무상횡령·업무상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지난 8월 인천광역시경찰청으로부터 전 건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법무법인 태창의 조형래·조우영 형사전문변호사가 수사 초기부터 대응을 맡았다.
이런 사건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누구의 돈인가'라는 질문이다. 개인사업체는 법인과 달리 별도 법인격이 없어 그 명의 자금은 원칙적으로 대표자 개인에게 귀속되지만, 공동출자나 정산·보관 약정이 확인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그런 약정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었다는 점이 판단 근거가 됐다.
법인 자본금 문제도 비슷한 함정을 안고 있다. 제3자에게 빌린 돈으로 설립·증자 등기에 필요한 자본금을 납입한 뒤, 등기 직후 인출해 그 차용금을 갚은 이른바 가장납입 유형은 회사 자본이 실질적으로 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무상횡령이 부정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다만 이는 자금의 실제 출처와 사용처, 회사 손해 발생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판례이지 일률적인 면책 사유는 아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입금 직후 전액에 가까운 금액이 곧바로 빠져나갔고 법인 운영에 쓰이지 않았다는 사정이 확인되면서, 등기용으로 자금을 일시 융통한 것으로 판단됐다.
동업 관계가 깨진 뒤에는 진술의 신빙성 문제도 빠지지 않는다. 함께 일했던 사이일수록 헤어진 뒤에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과장된 진술을 하거나 자료를 조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법무법인 태창은 고발인 진술의 신빙성과 그가 증인이라 내세운 회계 담당자가 제출한 증거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지적하는데 성공했다. 수사기관은 계좌내역뿐 아니라 장부, 세금계산서, 메신저 대화 등을 종합해 진술이 객관적 정황과 부합하는지를 살피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그런 자료를 종합해도 어느 한쪽 말만으로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법인카드 관련 배임 혐의도 마찬가지였다. 골프장 결제 내역이 회계상 접대비로 정상 처리돼 있고 세법상 한도 내였다는 사정만으로 사적 유용이 자동으로 부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참석자와 업무 관련성 등을 함께 살핀 결과 사적 사용을 인정할 자료는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런 사건에서 방어의 핵심은 진술 공방이 아니라, 자금이 오간 시점·경위·용도라는 객관적 기록을 촘촘히 짚어내는 데 있다. 법무법인 태창 인천사무소의 조형래 형사전문변호사는 "동업 관계가 깨진 뒤의 횡령·배임 고발은 감정 섞인 진술 공방으로 흐르기 쉽지만, 결과를 가르는 것은 계좌 흐름과 회계 자료 같은 객관적 증거"라고 말했다.
조우영 변호사는 "불송치는 당시 증거로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일 뿐, 사안에 따라 별도의 민사 정산 문제가 남을 수 있다"며 "사실관계가 복잡할수록 초기부터 자금 흐름과 근거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두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형래 형사전문변호사는 대법원 국선변호인으로 활동하며 인천 계양경찰서 법률상담 담당관과 남동세무서 체납정리위원을 겸하고 있고, 세무사 자격도 보유하고 있다. 조우영 변호사 역시 대법원 국선변호인으로 활동 중이다. 두 변호사는 이러한 이력을 바탕으로 법리와 사실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경제범죄 사건에 특화된 조력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