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쯔가무시증·SFTS 등 초기엔 발열·오한·근육통 나타나
SFTS는 고열·소화기 증상에 혈소판·백혈구 감소 동반 가능
신증후군출혈열·렙토스피라증은 설치류·오염된 물과 흙 주의
최근 등산·농작업·캠핑 이력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
서남병원 감염내과 이용대 과장
[더파워 이설아 기자] 가을철 등산이나 캠핑, 농작업을 다녀온 뒤 열과 몸살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감기나 독감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진드기나 설치류를 통해 감염되는 쯔쯔가무시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도 초기에는 발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등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감염내과 이용대 과장에 따르면 가을철 열성질환은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증상만으로 질환을 구별하기 어려운 만큼 진료를 받을 때 최근 등산이나 캠핑, 농작업을 했는지, 진드기에 물렸거나 동물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면서 발생한다. 발열과 두통, 근육통,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 형태의 ‘가피’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가피가 눈에 잘 띄지 않는 부위에 생기거나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가피가 없다고 질환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SFTS 역시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될 수 있다. 물린 뒤 5~14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구토,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가 동반되기도 한다. 중증으로 진행하면 의식 저하나 다발성 장기부전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SFTS는 현재 효과가 입증된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감염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있어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와 직접 접촉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설치류와 관련된 감염병도 있다. 신증후군출혈열은 한타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감염된 설치류의 배설물이나 소변 등이 묻은 먼지에 노출되면서 감염될 수 있다. 렙토스피라증은 감염된 동물의 소변에 오염된 물이나 흙과 접촉할 때 발생할 수 있어 농작업이나 수해복구처럼 오염 가능성이 있는 환경에서는 장갑과 장화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것이 권고된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야외활동 때 피부 노출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긴소매와 긴바지, 긴 양말과 장화를 착용하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풀밭에 옷을 벗어두거나 그대로 눕는 행동은 피하고, 쉴 때는 돗자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을 마친 뒤에는 입었던 옷을 세탁하고 샤워하면서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머리카락과 귀 주변, 겨드랑이, 허리, 무릎 뒤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부위까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설치류 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쥐의 배설물이나 소변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증후군출혈열은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가능해 농업 종사자 등 고위험군은 의료진과 상담해 접종 필요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용대 과장은 야외활동 후 수일에서 수주 이내에 갑자기 열이 나거나 오한·두통·근육통, 구토·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한 계절성 몸살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특히 고열이 지속되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등 상태가 악화될 경우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최근 야외활동 이력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