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장수 CEO ②김정남 DB손보 부회장] 손보업계 수장 중 최초 5연임...샐러리맨 신화 쓴 정통 'DB맨'

현대해상에 빼앗긴 시장점유율 2위 재탈환이 숙원...인슈어테크 통해 불황 타개 시도

금융·증권 2021-04-02 17:02 김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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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DB손보 부회장이 이달 26일 정기주총을 통해 업계 최초 5연임 수장 타이틀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DB손보]
[더파워=김필주 기자]
대규모 환매 중단을 불러온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 사태로 인해 지난해 금융업계는 혼란에 휩싸였다. 이 여파로 금융당국은 최근까지도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 금융기관과 각 기관 수장 등에게 제재 조치를 내리는 모습이다. 이 같은 살얼음판 속에서 금융가에서는 한 해 동안의 실적 및 리더십 등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한 CEO들이 있다. 더파워뉴스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자신의 업무능력을 인정받은 금융가 장수 CEO들을 소개한다.

DB손해보험은 지난달 5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김정남 현 부회장을 차기 대표이사로 재선임하기로 의결했다.

같은 달 26일 정기주총에서 대표이사 재선임안이 통과되며 5연임에 성공한 김 부회장은 손보업계 최장수 CEO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정통 ‘DB맨’으로 불리는 김 부회장은 DB그룹 사원으로 입사해 DB손보 수장자리에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다. 지난 1952년 출생한 그는 동국대 행정학과 졸업 후 1979년 DB그룹(옛 동부그룹)에 입사한 뒤 1984년 DB손보로 자리를 옮겨 개인영업·보상·신사업 등 전 분야에서 업무 경력을 쌓았다.

보험 관련 전 분야에서 두루 업무를 익히던 김 부회장은 지난 2010년 DB손보(옛 동부화재) 대표 사장으로 취임해 샐러리맨 신화를 썼다.

DB손보 지휘봉을 잡은 김 부회장은 가장 먼저 회사 체질개선에 앞장섰다.

그 결과 김 부회장 취임 첫 해인 2010년에 연결기준 매출 7조1137억원, 영업이익 3552억원, 순이익 2844억원을 기록했던 DB손보는 10년 뒤인 2020년 매출은 약 182.7% 증가한 20조1104억원,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각각 약 106.4%, 98.2%씩 오른 7330억원, 5637억원을 달성했다.

2010년 취임 당시 약 530명 수준이던 보유고객도 2016년 800만명대로 올라섰고 지난해 12월 기준 1000만명을 돌파했다.

김 부회장은 해외시장 영업강화에도 집중했다. 2011년 뉴욕지점 및 베트남 주재 사무소 개점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중국 충칭 안청보험사에 지분투자를 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어 2015년에는 베트남 PTI보험사를 인수했고 같은해 미얀마 양곤사무소도 개소했다. 2019년에는 괌·사이판·파푸어뉴기니 등의 현지 보험사 인수에 나섰고 현재는 인도네시아·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보험과 인공지능(AI)·핀테크·빅데이터·IoT(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이 결합한 인슈어테크 도입으로 손보업계에 퍼진 불황을 돌파하고자 노력했다.

2016년 SK텔레콤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UBI(운전습관 연계) 자동차보험’을 내놨고 같은 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상담서비스 ‘프로미 챗봇서비스’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2019년 7월에는 카카오페이와 제휴해 비밀번호 기입만으로 보험료 납부가 가능한 서비스도 개시했다.

지난해 3월에는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고객이 자동차 정비업체에게 고화질 영상전화 통화망을 통해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어 같은 해 5월 보험 가입상담부터 계약체결까지 가능한 인공지능 보험설계사인 ‘인공지능 인슈어런스 로보텔러’ 도입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10월부터는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DB손보는 사이버보험, 비대면 동의 전자서식시스템 등도 업계 최초로 도입해 시행한 바 있다.

이러한 공로로 2012년 6월 첫 연임에 성공한 김 부회장은 2015년 3월 재선임된데 이어 2018년 3월에는 3연임 타이틀을 달성했다. 지난해 7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5연임을 확정지었다.

김 부회장, 현대해상 끌어내리고 업계 2위 탈환하기 위해 영업력 강화

김 부회장은 그동안 현대해상에 뺏긴 손보업계 2위 탈환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DB손보는 수익성면에서는 현대해상을 제쳤으나 시장점유율은 아직까지 뒤쳐진 상태다.

최근 4년간 양사의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DB손보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6692억원, 5377억원, 3876억원, 5637억원을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4644억원, 3735억원, 2504억원, 3319억원을 올린 현대해상을 앞섰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은 DB손보가 아직까지 현대해상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4년 DB손보는 17%의 점유율로 현대해상(16.5%)을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으나 이듬해인 2015년에는 17.3%에 그치며 18.2%를 기록한 현대해상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이후 현재까지 DB손보는 시장점유율에서 2위 자리를 재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DB손보와 현대해상의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2016년 18.2%/19.2%, 2017년 19.3%/19.7%, 2018년 19.6%/20.2%, 2019년 16.4%/16.7%, 2020년 3분기 16.5%/16.7%였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1952년생으로 손보업계 CEO 중 가장 고령인 김 부회장은 이번 임기를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보다 많은 혁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오랜 숙원인 손보업계 2위를 차지하기 위해 영업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필주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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