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뉴스 FOCUS] hy그룹 지주사 팔도 ‘일감몰아주기’는 윤호중 회장 ‘아킬레스건’

팔도테크팩·큐렉소, 내부거래 없이는 사실상 존속 어려워...윤 회장 ‘자금줄’ 팔도, 배당성향 높이는 까닭은?

유통 2021-11-09 09:34 김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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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그룹 최상위 지배회사인 지주사 팔도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가 아직까지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hy]
[더파워=김필주 기자] hy(옛 한국야쿠르트) 그룹이 창업주 고(故) 윤덕병 회장 별세 이후 외아들 윤호중 회장 체제로 전환했으나 과거부터 끊임없이 제기돼왔던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여전히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윤호중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 팔도의 배당성향이 최근 5년간 급격히 높아지면서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가 오너일가의 호주머니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팔도는 라면·음료 제조 및 운송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는 업체다. 지난 1990년 팔도가 출시한 ‘왕뚜껑’은 현재 농심 육개장 사발면, 농심 신라면컵에 이어 용기라면 시장에서 판매량 3위를 차지하는 인기 제품이다.

이밖에 팔도는 러시아 국민 식품인 도시락, 여름철 별미로 떠오론 비빔면, 비락식혜 등 스테디셀러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

라면·음료 사업 외에도 팔도는 hy그룹 내에서 지주사 역할을 수행 중이다. hy, 팔도테크팩, 덕기식품상해 등 해외법인을 포함해 총 9개의 비상장 계열사(해외법인 포함)을 거느리고 있다.

팔도는 그룹 핵심회사인 hy의 지분 40.83%(지난해 12월말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팔도에 이어 hy의 2대 주주는 일본의 야쿠르트혼샤로 지분 38.3%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 한국야쿠르트로 알려진 hy는 국내 첫 유산균 발효유인 야쿠르트와 이를 방문 판매한 ‘야쿠르트 아줌마’로 국민들에게 더 많이 알려진 기업이다.

일감몰아주기로 ‘오너 2세’ 개인회사 팔도 급성장…그룹 내 최상위 지배회사 등극

팔도는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이미 오너 2세인 윤호중 회장으로의 편법 상속을 완료한 상황이다.

팔도의 상속 수법은 과거 재벌들의 후계자에게 사용한 상속 형태와 유사하다. 후계자가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가 흡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운 후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올라가는 방식이다.

군 장교 출신인 고 윤덕병 회장은 박정희 전(前) 대통령의 경호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1969년 일본야쿠르트와의 합작을 통해 hy(당시 한국야쿠르트)를 세운 후 hy를 현재 자산 총액 1조3000억원대가 넘는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고 윤덕병 회장은 hy 내에서 라면·음료 사업 담당하던 팔도를 지난 2012년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킨 후 삼영시스템과 합병시켰다.

플라스틱 용기 납품업체인 삼영시스템은 고 윤덕병 회장의 외아들인 윤호중 현 hy 회장이 당시 지분 100%를 보유한 오너 개인회사였다.

윤호중 회장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삼영시스템은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hy 등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올리면서 매년 성장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03년 삼영시스템의 전체 매출 537억원 중 내부거래로 인한 매출 비중은 97%(519억원)로 집계됐다. 이어 2004년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97%를 차지했고 2005년에는 97%, 2006년 88%, 2007년 91%, 2008년 93%, 2009년 95%, 2010년 94% 등 매년 그룹 계열사로부터 일감몰아주기 혜택을 누려 왔다.

특히 이 기간 동안 hy와 비락 두 업체가 삼영시스템을 든든하게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hy는 2003년 466억원을 시작으로 2004년 492억원, 2005년 517억원, 2006년 571억원, 2007년 782억원, 2008년 943억원, 2009년 1033억원, 2010년 1101억원의 매출을 삼영시스템에 몰아줬다.

비락 역시 2003년 49억원, 2004년 51억원, 2005년 64억원, 2006년과 2007년 각각 82억원, 2008년 88억원, 2009년 94억원, 2010년 107억을 삼영시스템에게서 매입했다.

그 결과 2003년 537억원이던 삼영시스템의 매출 규모는 2010년 두 배가 넘는 1281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너일가 사기업인 삼영시스템이 과도한 일감몰아주기로 인한 경쟁당국의 규제를 우려해 hy 내 라면·음료 사업부서인 팔도와의 합병을 서둘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팔도와 합병한 뒤 삼영시스템은 사명을 팔도로 변경했고 음료 사업부문은 계열사인 비락에 넘겼다. 또 hy·비락에 사업적으로 종속돼 있던 포장사업부는 물적분할해 팔도테크팩이란 신설회사를 설립했다.

이처럼 hy그룹은 삼영시스템을 전폭적인 지원으로 급성장시킨 뒤 ‘윤호중 회장→삼영시스템(현 팔도)→한국야쿠르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시킨 것이다.

윤호중 회장 지분 100% 팔도, 일감몰아주기 ‘여전’...최근 5년 간 배당성향 껑충 뛰면서 오너일가 금고 역할 톡톡

주목할 부분은 hy그룹 최상위 지배회사이자 윤호중 회장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팔도가 여전히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금감원 전자공시를 살펴보면 최근 3년간 팔도테크팩이 팔도·hy·비락 등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로 거둔 매출은 전체 매출의 74.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팔도테크팩과 특수관계자 간 내부거래 매출 가운데 중 팔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2018년 팔도테크팩이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해 거둔 매출은 273억원으로 이는 총 매출 약 351억원의 77.8%에 해당하며 팔도는 273억원 중 211억원을 담당했다.

이듬해인 2019년 팔도테크팩은 내부거래로 총 매출 354억원 중 75.4%에 해당하는 267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팔도와의 거래로 발생한 매출은 200억원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팔도테크팩 총 매출 395억원 중 70.9%인 280억원이 내부거래로 발생했고 팔도는 212억원을 팔도테크팩에 밀어줬다.

2002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그룹 내 유일한 상장 계열사인 ‘큐렉소’도 최근 3년간 총매출 중 절반 이상을 팔도 등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만들어냈다.

hy가 지난 2011년 9월 300억원에 인수한 큐렉소는 정형외과 수술로봇 로보닥(ROBODOC), 티솔류션원(TSolution One) 등의 판매 및 라면·발효유의 원재료 등의 수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hy로 지분 35.5%를 가진 최대주주다.

큐렉소는 지난 2018년 hy·팔도·비락 등 특수관계자를 통해 전체 매출 330억원 중 67%에 해당하는 226억원을 발생시켰다.

큐렉소의 2019년 내부거래 규모는 총매출 344억원의 63.7%인 약 219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 393억원 중 57.8%인 227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팔도와 hy는 큐렉소가 내부거래로 얻은 매출 중 상당 부분을 도맡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큐렉소는 팔도·hy를 통해 각각 매출 96억원, 105억원을 올렸다. 이어 2019년에는 각각 93억원, 104억원, 지난해에는 120억원, 86억원의 매출이 각각 팔도와 hy에게서 나왔다.

오는 12월 30일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 상장·비상장에 관계없이 총수(오너)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 및 이들 회사가 50%를 초과해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 때문에 팔도·hy 등이 일감몰아주기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내년부터 공정위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최근 5년간 팔도의 배당성향은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당성향은 배당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2016년 3.51%였던 팔도의 배당성향은 이듬해인 2017년 5.76%를 기록하면서 두 배 가까이 뛰어 올랐다. 뒤이어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8.99%, 8.96%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두 자릿수인 13.09%로 상승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2019년 창업주 고 윤덕병 회장이 별세하면서 유산을 물려받은 윤호중 회장은 상속세 재원 마련에 대한 고민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어쩔 수 없이 윤호중 회장 개인회사이자 그룹 내 최상위 지배회사인 팔도의 배당을 늘려 호주머니를 채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대세로 떠오른 시점에서 hy 그룹 내 미진한 일감몰아주기 해소, 팔도의 고(高)배당 논란 등 부적절한 경영 행보는 향후 위기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필주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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