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스타트업] 규제혁신제도서 방황하는 혁신 비즈니스... 전주기적 지원 방안 마련 필요

IT 2022-09-14 16:03 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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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스타트업코리아!’ 정책 제안 보고서
[더파워=유연수 기자]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규제개혁 추진 목표를 ‘민생과 혁신을 위한 규제 재설계’로 설정하며 정부의 규제개혁 추진방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정부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 규제혁신 로드맵 구축 등을 기반으로 ‘신산업·신기술 분야 규제혁파’라는 추진 전략을 수립했고, 다양한 규제혁신제도를 발표했다. 주요 규제혁신제도로는 입법방식 유연화, 정부 입증책임제, 한걸음 모델, 규제샌드박스 등이 새롭게 추진됐다.

이어 2021년 2월, 한국형 규제혁신 플랫폼 안착이라는 핵심 추진 전략을 수립했고, 9월에는 그간의 규제혁신 활동을 통해 이룬 8,600여건 이상의 규제 개선 성과를 발표했다.

이처럼 상당한 규제혁신 성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기업의 규제개혁 체감도와 만족도는 오히려 하락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규제개혁 체감도는 2018년에는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97.2p를 기록했으나, 2021년에는 92.1p로 하락했다. 규제개혁 만족도 또한 2018년도 15.1%에서 2021년에는 7.8%로 7.3%p 감소했다. 대표적으로 ‘보이지 않는 규제에 대한 해결 미흡’, ‘해당분야 규제의 신설∙강화’ 등이 이같은 현상의 주된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투자액 기준 글로벌 100대 유니콘이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검토한 2017년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100대 유니콘 중 56개는 국내에서 온전한 사업을 영위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5년이 지난 2022년에는 상황이 나아졌을까? 안타깝게도 큰 변화는 없었다.

2017년에 ‘불가능’이었던 승차공유, 원격의료, 공유숙박은 여전히 국내에서 온전한 사업이 ‘불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정부는 다양한 규제혁신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국내 시장은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온전한 비즈니스를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17년에 국내에서 온전한 사업을 할 수 없었던 56개 기업 중 23개의 해외 기업은 이제 유니콘에서 상장사로 성장했다. 23개의 상장사 중 Uber Technologies (우버), Palantir Technologies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NIO(니오), Square(스퀘어) 8 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주식시장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이름을 올렸다. Airbnb(에어비앤비)를 포함한 12개의 기업은 나스닥(NASDAQ)에 상장됐다.

2017년 당시 누적투자액 60조원이었던 23개사는 2022년 8월말 기준 시가총액이 497.2조 원에 달하는 기업들로 성장했다. 이는 2022년 6월말 기준 국내 상장사 시가총액의 20%에 달하는 규모이다. 이제는 국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넘어 국내 기업들이 향후 규제가 해소된 후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는 ‘창업-성장-회수-재투자’로 이루어진다. 국내에서 온전한 사업을 할 수 없었던 분야의 글로벌 혁신기업들은 지난 5년 동안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유니콘을 넘어 회수-재투자 단계로 성장할 만큼 충분한 사업성을 입증했지만, 해당 분야의 국내 기업들은 기존 규제에 묶여 아직도 창업-성장 단계에 머물러 있다.

‘2022 스타트업코리아!’ 정책 제안 보고서에 따르면, 규제혁신제도 개선 방안의 방향성은 세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첫째, 통합적 규제해소와 전주기적 지원이다. 현재도 다양한 규제혁신제도와 지원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제도 간 연계를 통한 비즈니스 관점의 통합적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상생을 위한 근거 기반의 사회적 합의이다. 기존 규제로 제한된 비즈니스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필요성과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신/구 산업 간 갈등 해소를 포함한 사회적 합의는 데이터와 근거에 기반해 이루어져야 하며, 성공적인 사회적 합의를 위해서는 중재자로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셋째, 수요자 관점의 규제혁신제도 운영이다. 스타트업의 상황을 고려해 규제혁신제도의 불확실성과 준비과정의 복잡성은 낮추고, 실증을 시장확대로 이어갈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2017년 선정된 글로벌 유니콘 기업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 중 당시 국내에서 ‘불가능’하거나 ‘제한된’ 비즈니스만 가능하다고 분석했던 비즈니스 모델은 이후 다양한 규제혁신제도를 통해 도입 가능성이 다시 논의됐다. 하지만 해당 비즈니스의 국내 도입은 아직까지도 성공적이지 못하다.

미도입 비즈니스의 도입 가능성 검토 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에 도입 ‘불가능’이었던 승차공유, 원격의료, 공유숙박, 게임 비즈니스와 ‘제한적 가능’ 이었던 핀테크, 플랫폼 비즈니스가 복수의 규제혁신제도에서 반복적으로 논의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중 도입 ‘불가능’이었던 비즈니스의 현재 상황과 규제혁신제도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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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스타트업코리아!’ 정책 제안 보고서

일반적으로 원격의료에 포함되는 원격 모니터링을 통한 진단 및 처방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19~’21년에 규제샌드박스에서 원격의료에 대한 실증특례 사업을 진행한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관리 서비스’ 대해 유권해석을 통해 규제 개선이 완료된 것으로 발표했지만, 이는 웨어러블 심전도계를 이용한 내원 안내가 허용된

것으로, 원격 모니터링을 통한 진단 및 처방과는 거리가 있다. 원격의료는 ‘규제·제도혁신 해커톤’과 ‘규제 챌린지’에서도 논의가 이루어졌지만,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으로 원격의료 서비스 시행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에서는 2020년 7월에 주요 이해관계자인 대한의사협회, 보건복지부 등이 불참한 상태로 논의가 진행됐고, ‘규제 챌린지’에서는 2021년 6월에 비대면 진료 및 약 배달 서비스가 논의됐지만 대한의사협회의 반대에 부딪혀서 무산됐다.

승차공유 역시 글로벌 기업이 서비스하는 수준의 승차공유는 국내에서 불가능하다. 규제샌드박스에서 2019년 7월 택시 동승에 대한 실증특례 사업 시행 후 택시 동승이 허가됐지만, 승차공유 서비스 중 극히 일부인 택시 동승만으로는 승차공유가 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에서 승차공유가 토론 의제로 선정된 바 있지만 주요 이해관계자인 택시업계가 불참해 비즈니스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수준에 그쳤다.

공유숙박의 경우에도 내국인 대상 공유숙박업은 여전히 국내 운영이 쉽지 않다. 2020년 6월 ‘한걸음 모델’에서 이해관계자 간 갈등에 대해 논의하고 도시민박업을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제도화 시기는 정해지지 못했다. 2020년 7월에는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사업을 통해 내외국인 대상 공유숙박 비즈니스가 제한적으로 출시됐으나, 실증특례 2년 후에도 법령이 개정되지 않고 실증 연장으로 이어졌다. 현재는 지역 및 서비스 제한을 비롯한 여러 부가조건하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이 규제혁신제도를 통해 추진된 ‘불가능’ 비즈니스의 도입 논의 과정을 검토하면,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이슈를 확인할 수 있다. 원격의료와 공유숙박을 논의한 규제 챌린지의 경우 이해관계자의 반발로 추진이 중단됐고, 해커톤의 경우에는 주요 이해관계자가 토론에 불참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논의가 본 궤도에 오르지도 못하고 중단된 이유는 사전에 관련 이해관계자와의 충분한 의견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커톤의 경우처럼 단기간에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 제도적 제약으로 인해 의견 조율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미도입 혁신 비즈니스의 국내 도입을 위한 시도가 지속됐음에도 적절한 추진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동일한 비즈니스에 대해 규제혁신제도 간에 반복적인 논의만 이어지고 결국 성공적인 규제 개선은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난 정부의 규제혁신제도 운영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를 개선하고 혁신 비즈니스 도입까지의 추진 동력 확보를 위해서 비즈니스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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