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비싼 휴게소 밥값, 고속도로 통행료, 직원 수당 문제 등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은 가운데, 일부 휴게소들은 대기업이 운영을 맡아 임대료 장사로 음식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시사프라임 보도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매출액 최고 휴게소는 덕평휴게소 250억5500만원, 행담도휴게소 235억2700만원으로 나타났다.
덕평휴게소는 풀무원, 행담도휴게소는 CJ프레시웨이가 도로공사로부터 위탁을 맡아 운영 중이다.
앞서 국토부 장관의 감찰 지시와 도로공사 사장의 사임까지 불러온 고속도로 휴게소 밥값 사태로 한국도로공사는 휴게소 운영업체,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T/F팀을 통해 휴게소 음식 가격 인하 및 품질 향상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 휴게소 매출 선두권을 유지하는 휴게소들의 대부분이 SPC, 풀무원, CJ프레시웨이 등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조사 돼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평휴게소
SPC삼립은 가평 휴게소 등 전국 9개 고속도로 휴게소, CJ프레시웨이는 행담도를 비롯해 4곳을 운영 중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재위탁으로 임대료 장사를 통해 음식값에 반영되기 때문에 가격이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휴게소 음식값이 비싼 데는 구조적인 원인이 지목된다. 하나는 높은 수수료율이다. 휴게소는 도로공사가 운영업체로부터 임대료를 받고 휴게소 운영업체는 입점업체와 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운영된다. 지난해 도로공사가 운영업체로부터 받는 임대료율은 매출액의 9%다. 운영업체는 입점 매장에 많게는 62%, 평균 33%의 수수료율을 부과했다.
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3년(2019~2021년)간 도로공사가 휴게소에서 얻은 임대수입은 연평균 1340억원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위탁업체는 입주업체에게 매출의 약 41%를 수수료로 받는데 다시 이 중 절반가량을 도로공사에 임대료로 낸다.
이용자들이 휴게소 음식값이 비싸다고 느끼는 것은 착각이 아니다. 실제로 휴게소 음식 가격은 다른 물가보다 가파르게 뛰었다. 아메리카노 평균 가격은 4412원으로 1년 전(3907원)보다 12.9%가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5.6%)의 2배가 넘는다.
CJ프레시웨이 올 추석 연휴 매출액은 올 설 연휴 보다 201%, 지난해 추석 연휴보다 306% 증가했다. 특히, 행담도 휴게소의 매출액은 올 설 연휴 대비 145%, 지난해 추석 연휴보다 217% 늘었다.
SPC의 경우 가평에 자사 브랜드 매장 자체가 파리바게트, 던킨, 베스킨 등 자사 브랜드 비중이 높아 한발 비켜가 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이후 음식값이 내려갈지는 의문이다. 현재 계약구조상 도로공사가 운영업체와 임대업체간 수수료에 개입할 수 없다. 문제는 절반 이상의 휴게소 운영계약이 2027년까지 유지된다는 점이다.
김병기 의원실 관계자는 시사프라임에 "국감에서 휴게소 음식값 인하를 요구했다”며 “대기업들의 휴게소 임대료 장사로 음식값이 비싸다는 주장에 대해선 국감에서 질의 할 수 있도록 전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