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SBS 별에서 온 그대, MBC 미스코리아, SBS 잘 키운 딸 하나, SBS 나만의 당신, SBS 신의 선물-14일, tvN 갑동이, SBS 닥터 이방인, MBC 개과천선, KBS 골든 크로스, KBS 조선 총잡이, 영화 협녀 : 칼의 기억, 화장, 상의원 등 열거한 드라마와 영화들의 공통점은? 최근에 민휘아트주얼리의 작품들이 조명된, 혹은 조명되고 있는 드라마 및 영화들이다. 민휘아트주얼리를 이끌고 있는 20대 미모의 디자이너 정재인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으로 주얼리 디자이너를 하고 있는데.
“대학교는 의류학과를 나왔지만 재학 시절부터 어머니를 도와 주얼리 디자인 일을 한 지는 꽤 오래됐어요. 학교에서 주얼리 관련 수업도 듣고 국제 감정사 자격증을 따는 등 이론적인 공부도 하여 실무적인 부분과 이론적인 부분을 모두 갖추려고 노력했어요. 장신구가 의상과 어우러지면서도 의상에 포인트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의류학과에서 의상을 배운 것을 토대로 전체 그림을 보고 디테일을 완성하니까 결과물이 좋게 나오는 것 같아요. 의상 디자이너 분들과 소통이 잘되는 부분도 확실히 있는 것 같고요. 저희 브랜드와 자주 일하는 잡지 에디터 분께서는 어머니께서 음악하시고 제가 패션을 공부한 독특한 감성이 주얼리 디자인에 묻어나와 민휘아트주얼리만의 특별한 느낌이 더 사는 것 같다는 말씀도 해주시더라고요. 의상을 공부하고 주얼리를 하게 되니 저만의 강점이 또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 주얼리 디자이너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패션쇼를 했었는데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제가 뉴욕에 있을 때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패션쇼 한 번 해야지’ 웃으면서 얘기하고는 했는데 진짜로 그렇게 금방 하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그것도 반기문 UN 사무총장님의 축사로 패션쇼 시작을 하게 되다니 정말 영광스러웠던 순간이었어요. 몇 달을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패션쇼에 올릴 장신구 때문에 밤샘작업 했는데도 마냥 신나고 행복하기만 했어요. 잠을 못 자고 일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 몇 달을 가더라고요. 근데 막상 패션쇼를 마치고 나서는 신기하게도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이제 하나 끝났네. 다음은 뭐하지?’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것을 보고 저도 제 자신에 깜짝 놀랐어요. 패션쇼에서 만난 유명 외국인 스타일리스트 분께서 한국 주얼리 디자인은 외국 것을 카피하는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새롭고 예쁜지 몰랐다며 뉴욕 진출을 권해주셨는데 그 말씀을 듣고 뭔가 자존심이 상하면서도 ‘그래. 열심히 해서 세계 시장의 주얼리 분야에서 Made in Korea 작품으로 당당히 인정받아야겠다.’ 다짐하게 됐어요. 사실 한국 분들 중에서도 한국 주얼리를 런칭만 외국에서 해서 Made in Italy, Made in Paris 라벨로 브랜드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저는 Made in Korea 주얼리로 세계 시장에서도 당당하게 인정받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어요.”
- 주얼리 회사를 시작한지 1년도 안돼서 한국의 대표 드라마와 영화 장신구들을 접수해버렸으니 그 꿈도 곧 이룰 수 있을 것 같이 보인다.
“아직은 멀었어요. 제가 보기보다도 훨씬 허당이에요.(웃음) 같이 작업하는 분들께서 오히려 더 걱정해주실 정도로 판매에는 신경을 못 쓰고 드라마, 영화 장신구 디자인에만 몰두하고 있어요. 사실 캐릭터에 맞춰 디자인을 하면 작품적으로는 잘 맞을지 몰라도 대중적인 판매와 직결되는 것이 어려운 경우도 많거든요. 디자인에만 신경을 많이 쓰니까 한 작품 맡아서 할 때마다 예산을 잡아놔도 항상 2~3배 초과해서 돈이 많이 드는데 부모님께서 금전적으로 도와주시기 때문에 계속 할 수 있는 거지 제 능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었던 일들이에요. 제 재능과 꿈을 믿고 무조건적으로 지원해주시는 부모님께 정말 감사해요. 빨리 효도할 일이 생겨야 될 텐데요.(웃음)”
민휘아트주얼리의 모기업인 엠케이주얼리는 방송계 사람들 사이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유명했다. 대장금, 선덕여왕, 동이, 바람의 나라, 김수로 등 사극부터 빛과 그림자, 제빵왕 김탁구, 마이더스 등 시대극과 현대극에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 김민휘 대표는 각 방송국의 유명 디자이너와 배우들이 앞 다퉈 작업하고자 하는 주얼리 디자이너이다. 엠케이 주얼리의 작품은 최고급 원석과 최고 수준의 세공기술로 완성된 독특한 디자인의 주얼리로 업계에서도 고급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작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어머니께서 워낙 많은 일들을 하셔서 제가 일하면서 뵙게 되는 분들 중에 저희 어머니를 아시거나 어머니와 일을 한 번쯤은 같이 해보셨던 분들이 거의 대부분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혹시라도 잘못하면 어머니 명성에 흠집이 날까봐 행동 하나도 더 조심해서 잘하려고 노력해요.”
- 민휘아트주얼리의 민휘로 이름한 것도 어머니의 영향이 컸던 것인가.
“브랜드 이름은 제가 정했는데 브랜드 이름 때문에 많은 분들께서 제 이름도 민휘인 줄 아세요.(웃음) 제 브랜드에 어머니의 성함을 넣어 민휘아트주얼리로 한 것은 제 방식대로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한 것이에요. 제가 적극적으로 어머니의 이름을 널리 알려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것은 어머니께서 훌륭한 일을 많이 하셨는데 어머니께서 스스로 알려지는 것을 워낙 싫어하시다보니 어머니의 디자인이 도용되는 것이 자꾸 보여서 속상했기 때문이에요. 좋은 드라마를 통해서 다양한 디자인의 작품들을 계속 소개하다 보니 저희 브랜드의 팬 분들이 생겨서 이것은 민휘아트주얼리에서 한 디자인이라고 명시해서 개인 SNS에 올려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어요. 디자인이 예쁘다고 응원 메일들을 보내주시고 케이크나 과일 선물을 보내주시기도 하시는데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저는 어머니 이름으로 브랜드를 해서 더 책임감 있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 민휘아트주얼리는 드라마나 영화 작업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주로 어떤 일을 하는가.
“일반 주얼리 샵처럼 판매나 주문 제작도 하는데 다른 주얼리 샵과 민휘아트주얼리가 차별화된 점이라면 웨딩 예물부터 전통 공예 장신구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주얼리를 다루면서 인하우스 자체 제작공방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것이에요. 드라마나 영화의 장신구 작업을 하는 것은 제 개인적인 욕심에 의해서 하는 부분이 커요. 드라마나 영화 관련 일을 할 때, 스토리텔링 작품에 참여할 때도 있고 스타일리스트, 배우 분과 개인적으로 의논해서 캐릭터를 완성할 때도 있고 다양한 형태로 일을 해요. 모든 일이 좋지만 장옥정이나 감격시대처럼 극 전체의 장신구를 맡아서 하는 일이 가장 보람 있고 재밌어요. 한 장신구 회사가 드라마와 영화 장신구 전체를 맡아서 하는 일은 이 업계에서도 많이 드문 일인데 연출팀, 제작사, 의상팀, 분장팀, 소품팀, 연기자 분들 등 많은 팀과 같이 의논해서 캐릭터 분석부터 대본 분석까지 함께 해 큰 그림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많아요. 한 작품 끝낼 때마다 성장하는 기분이에요.”
- 한 드라마나 영화의 장신구를 맡아 디자인 하는 일이 어려운 일 같아 보이는데 힘들지는 않나.
“우선 일이 정말 재밌어요. 재밌으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또 이왕 하는 거 제대로 잘하고 싶어요. 책임감 없이 편하게 일하면 같이 일하는 다른 분들께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부담감을 갖고 일하는 성격은 아닌데 요새는 해외에서도 응원 메일을 많이 받으니까 그럴 때마다 감사하기도 하지만 부담스럽기도 해요. 생각보다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 민휘아트주얼리의 작품들을 보고 계시는구나 생각하면 긴장하게 되더라고요. 안주하지 않고 계속 겸손하게 배우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나하나 해나가려고 해요. 개인적으로 여유를 많이 부리는 성격이라 드라마 일처럼 데드라인이 있고 일이 끊임없이 주어지는 것이 저한테 맞는 것 같기도 해요.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다 하지? 라고 생각해도 또 막상 상황이 닥치면 다 하게 되어 있더라고요. 아쉬운 점이 항상 있긴 하지만 보완해서 다음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계속 발전하고 싶어요.”
- 가장 시간이 많이 들여 디자인한 작품은 무엇인가.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씨와 김수현씨를 400년간 이어준 설정으로 나온 수정죽절비녀에요. 수정죽절비녀는 민휘아트주얼리에서 만들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보통 드라마 아이템 디자인을 의뢰받을 때 관계자분들께서 미리 회의를 하고 연락주시기 때문에 한 아이템을 가지고 여러 군데에서 연락 받는 일이 없어요. 근데 별에서 온 그대의 수정죽절비녀는 다섯 분께 전화를 받았어요. 이 비녀가 스토리 상 중요한 의미를 담아야 하고 착용도 했다가 전시도 됐다가 하는 아이템이라 많은 분들께서 초반부터 고민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사실 이 비녀 제작을 꼭 하고 싶었던 게 전 작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파격적인 시도를 많이 하여 장신구가 예쁘긴 하지만 디자인이 너무 현대적이지 않나하는 의견도 있었거든요. 근데 아셔야 할 부분이 사극 장신구는 고증을 모르고 디자인하면 넘지 말아야할 선까지 넘게 되어 디자인이 어설프고 어색해져요. 비녀나 첩지, 떨잠의 경우, 고증하여 제작하였는데 뒤꽂이들을 워낙 과감하게 디자인하다보니 그 쪽으로 포커스가 되어 고증보다는 개혁적인 디자인을 하는 회사라는 쪽으로 인식된 것 같아요. 많은 분들께서 ‘장옥정, 사랑에 살다’를 통하여 사극 장신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평을 해주시기도 하는데, 이번 ‘별에서 온 그대’의 수정죽절비녀를 통해 확실하게 고증에 기반한 작품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 그런 의도를 가지고 비녀를 제작한 줄은 몰랐다. 수정죽절비녀를 제작할 때 특별하게 중점을 둔 것이 있나.
“장태유 감독님께서 중요민속문화재 제 225-4호로 등록된 수정죽절비녀를 바탕으로 비녀가 제작되길 원하셨어요. 근데 아무래도 비녀가 훼손된 상태의 사진이다 보니 그 모양 그대로 제작하면 예쁘지 않을 것 같아서 고증을 바탕으로 하되 비녀의 굵기와 각도, 조각 방법에 살짝 변화를 줬어요. 비녀 대의 양 끝 부분에도 어문을 살짝 조각해 넣었고요.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옥색빛의 수정 원석을 구하는 것이었어요. 사료의 사진이 옥색빛의 수정 원석이라 옥으로도 제작해봤는데 비녀의 이름이 수정 죽절비녀인데 옥으로 제작한 것이 괜히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전국을 수소문하여 옥빛이 나는 수정을 구하여 제작하였어요. 깨진 뒷부분도 그냥 깨서 붙인 것이 아니에요. 원석을 깨질 때 완성된 작품처럼 그렇게 예쁜 사선의 각도로 깨지지 않기 때문에 여러 번 깨서 사선의 각도에 맞춰 다시 붙여 넣은 것이에요. 외관이 단순해 보이는 비녀지만 연구도 많이 하고 여러 번 제작해서 선택된 작품이에요.”
- 가장 최단시간에 디자인한 작품은 무엇인가.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씨가 프로포즈 영상을 담아 김수현씨께 선물한 프로포즈 USB에요. 대본이 급하게 나와서 촬영 몇 시간 전에 의뢰가 왔는데 프로포즈 USB는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2시간도 안 걸렸어요. 감독님께서 주문하신 사항은 한유라 USB와는 다른 느낌이었으면 한다는 것 밖에 없어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냥 드라마를 천천히 다시 한 번 봤어요. 남산타워 자물쇠, 연리지 대사, 전지현씨와 김수현씨가 같이 찍은 사진에서 영감을 받았고 전지현씨의 예쁜 프로포즈 영상이 들어간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느낌이 나게 디자인했어요.”
“촬영 날 촬영장에 가보려고 했는데, 그 날 SBS 스타킹 ‘별에서 온 그대’ 특집 녹화 편에 수정죽절비녀 협조 요청이 와서 스타킹 녹화장에 있느라 못 가봤어요. 근데 녹화 도중에 별에서 온 그대 팀에서 ‘(김)수현이가 직접 골랐대. 예쁘다고 하더라. 촬영 잘했어.’ 이렇게 문자가 왔는데 정말 기뻤어요. 방송으로 봤을 때 클로즈업이 잘 되어서 더 기뻤고요.(웃음) 수정죽절비녀나 한유라 USB, 천송이 USB 모두 여자 주인공을 위해 제작했던 것인데 나중에는 모두 김수현씨께서 소유하시는 설정으로 돼서 재밌었던 것 같아요.”
- USB까지 제작하는지는 몰랐다.
“저도 제가 USB까지 만들게 될 줄은 몰랐어요. 솔직히 할 생각이 없었는데 한유라 USB에 장식이 있으면 좋겠다면서 ‘재인씨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하셔서 얼떨결에 하게 됐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의뢰하신건지 아니면 시간이 급하니까 제게 넘기신건지 잘 모르겠지만(웃음) 덕분에 프로그램 종영 후에 USB 회사에서 디자인 제휴 제의도 들어오고 또 다른 좋은 일들로 연결이 됐어요.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도 주어지면 뭐든 잘해낼 수 있겠다하는 자신감도 한 번 더 생겼고요. 디자인을 하는 사람에게 영역의 한계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민휘아트주얼리의 회사 모토도 소재의 제약 없이 다양한 디자인을 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좋은 기회를 통해 처음 시도해봤는데 많은 분들께서 예쁘다며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저번에는 SBS ‘잘 키운 딸 하나’팀에서 박한별 씨의 시계가 대본에 나왔다며 의뢰가 왔어요. 세 개정도 디자인을 잡고 제작하고 있었는데 처음 완성된 것이 한번에 OK 받아서 나머지 두 디자인은 아직 미완성의 상태로 공방에 방치되어 있어요.(웃음) 극 중 박한별 씨께서 남장여자에서 여자로 변신하신 후에 착용하는 액세서리라서 다이아몬드 팔찌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했는데 화면에 예쁘게 나왔으면 좋겠어요.”
- 디자인할 때 상황을 많이 생각하면서 디자인을 하나보다.
“그냥 이렇게 하면 예쁘겠다하고 대충 디자인하지 않아요. 각각의 컨셉을 잡고 주얼리마다 그 속에 스토리를 담아 디자인을 하려고 해요. 그래서 대본에 어떻게 명시되어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 장신구인지 많이 물어보고 디자인해요. SBS ‘신의 선물-14일’의 미카엘 팔찌도 그냥 제작한 것이 아니에요. 성당에 가서 대천사 미카엘에 대한 공부도 하고 미카엘 문양에서 어떤 것이 중요한지, 어떤 요소를 꼭 넣어 디자인해야 하는지 다 공부하고 제작한 것이에요.”
- 방송으로 보면 유난히 클로즈업이 많이 되고, 뭔가 의미가 담겨있다 싶으면 민휘아트주얼리의 작품이더라.
“저도 화면 보면서 놀랄 정도로 클로즈업이 많이 돼서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어요.(웃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장옥정, 사랑에 살다’ 1회 부용정 패션쇼 장면이에요. 촬영 중간 중간에도 장신구 인서트컷을 다 잡아주셨는데 방송으로 보니 화면을 분할해서 주얼리 컷들을 모두 살려주셨더라고요.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샤이니 태민, 에이핑크 나은의 전통 혼례식에도 장신구를 협조해드린 적이 있는데, PD님께서 장옥정 때 잘 봤다며 장신구들을 하나하나 인서트 컷 다 따서 또 분할화면으로 넣어주셨어요. ‘상의원’ 미팅 때도 영화사에서 장옥정 1회 패션쇼 주얼리 장면이 인상 깊었다는 말씀부터 먼저 하셨고요.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서는 박흥식 감독님께서 장신구 인서트 컷을 따로 잡아주셨는데 감독님께서 장신구들의 실물이 더 예쁘다며 구도를 다 바꿔서 씬 자체를 장신구 클로즈업으로 바꿔주셨어요. 후반 작업 때 장신구 색감을 더 살려주신다며 장신구 클로즈업 씬을 재촬영해주시기까지 하셨는데 생각해보니 정말 감사한 분들이 많네요.(웃음)”
- 장옥정이 첫 작품이라 장옥정에 더욱 특별한 마음이 드나보다.
“어디를 가나 저를 보면 장옥정 얘기를 가장 먼저 해주세요. 장옥정이 제 첫 데뷔작인 동시에 대표작이 되어버린 것 같은데 장옥정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좋은 작품들을 맡아서 하게 됐을까 싶어요. 장옥정으로 시작을 잘해서 물론 참여 작품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지만 장옥정이 가장 고맙고 또 좋아요.”
- 장옥정하면 장신구가 참 예뻤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웃음)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더 이상 열심히 할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들만큼 열심히 했어요. 매주 100개씩 디자인을 했고, 70~80개씩 제작했어요. 근데 제가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장옥정을 같이 한 분들께서 장신구에 신경을 안 써주셨다면 장신구 예뻤다는 소리를 못 들었을 것이에요. 제작사에 계시는 언니께서 이거 민휘아트주얼리 드라마 아니냐고 할 정도로(웃음) 많은 분들께서 장신구에 신경을 써주셨어요. 김태희 선배님, 홍수현씨, 한승연씨 등 여자배우 분들께서도 적극적으로 장신구를 잘 착용해주시고 유아인씨, 이상엽씨, 재희씨 등 남자배우 분들께서도 갓끈이나 브로치, 반지까지 다 잘 착용해주셨어요. 부족한 것도 많았을 텐데도 한 번도 싫은 소리 하신 분이 없어요. 부성철 감독님께서도 장면마다 장신구가 예쁘게 잘 나오도록 정말 많이 도와주셨고 이영철 카메라 감독님께서는 항상 ‘오늘 네가 미는 장신구는 뭐니?’하고 물어보셨고요.(웃음) 제작사분들, 의상팀, 분장 미용팀, 소품팀 등 모든 스텝 분들도 처음부터 끝까지 많이 도와주셨어요. 장옥정 같이 한 분들 생각하면 한분, 한분 다 애틋해요. 당시에는 처음 일을 시작한 것이라 얼마나 좋은 분들께 많은 배려를 받으면서 일하고 있는지 잘 몰랐는데 돌이켜보면 장옥정은 정말 최고였어요. 장옥정 종방연 때 부성철 감독님께서 ‘우리 드라마를 위해서 그렇게 장신구 예쁘게 애써준 것 정말 고맙다. 아니다. 너도 우리 팀이었지. 수고 많았어.’ 라고 해주셨던 것이 계속 기억나요. 장옥정을 통해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더 명확해진 것 같아요.”
- 현재 작업 중이라는 영화 ‘상의원’이 ‘장옥정, 사랑에 살다’와 비교가 되고 있던데 알고 있나.
“영화의 소재가 조선시대의 패션 디자이너라는 같은 설정 때문에 장옥정과 비교가 많이 되는 것 같은데 그래서 더 신경 쓰고 있어요. 상의원에서는 장옥정과는 또 다른 느낌을 내고자 민휘아트주얼리스러우면서도 조금 다른 작품을 선보이려고 해요. 고수씨의 머리꽂이도 특이하게 제작하고 특히 박신혜씨 장신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박신혜씨의 얼굴형과 극중 캐릭터를 염두에 두고 떨잠, 노리개, 반지, 비녀 모두 다 새로운 형태로 제작하고 있어서 그림이 예쁘게 나오고 있어요. 아무래도 디자이너 얘기다 보니 장신구의 비중이 큰데 영화사측에서 민휘아트주얼리의 모든 장신구에 억대의 보험을 들어주는 등 여러 가지로 작업하기 편하게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재밌고 즐겁게 작업하고 있어요. 많이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 감격시대는 김현중, 임수향, 진세연, 송재림 등 출연 배우들이 호평을 얻기도 했고 시청률 1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종영했지만 여러 논란에 휩싸여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저는 아무래도 감격시대에 참여하기도 했고 감격시대 팬이기도 하기 때문에 감격시대에 대한 나쁜 말은 하고 싶지 않아요. 필요 없는 말까지 외부로 번져서 논란이 많아 보이는 것 같은데 많은 말을 하기는 어렵지만 다들 잘 지내요. 모두들 최선을 다해서 했지만 처음 계획만큼 안 된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정도의 차이지 누구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감격시대에 참여한 분들 중에 감격시대가 안되길 바라면서 하시는 분은 한 분도 없었으니까요. 재작년 이후로 KBS 수목드라마가 시청률 1위한 것이 ‘감격시대’가 처음이었대요. 그런데 이런 좋은 부분은 부각이 안 되고 나쁜 뉴스만 나오니까 너무 속상했어요. 만약에 감격시대의 시청률이 안나왔더라도 저는 지금처럼 감격시대를 사랑했을 것 같지만 상황적으로 감격시대 팀에 조금 힘든 일이 있으니까 시청률 1위라는 결과가 꼭 필요했던 것 같아요. 어쨌든 좋은 작품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건 감격시대에 참여한 사람들이 있어서겠죠. 이 중에 한명이라도 없었더라면 이런 결과 내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모두가 계속해서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저는 감격시대를 해서 정말 감격스러웠고 좋은 기억밖에 없어요. 다시 8개월 전으로 돌아가도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감격시대 작업할 것 같아요.”
- 감격시대에 애착이 많아 보인다.
“아직도 끝난 것이 너무 섭섭해요. 마지막 촬영장에 가서 인사하는데 카메라 감독님께서 저를 보시자마자 ‘정태 반지 잘 잡느라 애썼는데 봤냐’는 말씀부터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때만 해도 끝난 것이 실감나지 않았는데 24회 마지막에 ‘그동안 감격시대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를 보고 한참을 울었어요. 감격시대를 통해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고 좋은 디자인도 많이 선보였고 감격시대의 모든 것이 정말 좋았어요.”
- 그래도 대작을 끝냈으니 감격시대 끝나고는 조금 여유가 생겼겠다.
“감격시대 하는 동안 밀린 일들 처리하느라 고생하고 있어요.(웃음) 감격시대를 처음 시작할 때는 SBS 별에서 온 그대와 MBC 미스코리아 삼사 수목드라마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서 아무래도 감격시대에 백퍼센트 신경을 쓰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별에서 온 그대 종영하고 부터는 개인적인 일들이나 다른 드라마, 영화 일들을 다 감격시대 종영 후로 미루고 감격시대에만 올인 했더니 밀린 일이 너무 많아졌어요. 어제도 KBS '골든크로스' 제작발표회에 한은정씨와 tvN ‘갑동이’ 제작발표회 주얼리 협찬해드리고 바로 SBS 분들 오셔서 ‘잘 키운 딸 하나’ 촬영장에 갔어요. 박한별씨와 정은우씨가 약혼식을 올리는데 의미 있는 목걸이를 약혼 선물로 교환하는 씬이 있었거든요. 어제 낮부터 밤까지 촬영했는데 배우 분들이나 감독님께서 목걸이가 예쁘게 나오게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특히 카메라감독님께서 각도 맞춰서 예쁘게 찍자고 몇 번이나 다시 찍어주시는데 정말 감사했어요. 또 어제 야외 촬영이었는데 날씨도 너무 추웠거든요. 촬영 끝나고 감사하다고 인사드렸더니 ‘동업자끼리 뭘 고마워하고 그래.’이러시더라고요.(웃음) 카메라감독님께서 제가 가져오는 디자인들은 드라마 상황에도 맞게 의미가 담겨 있으면서도 예뻐서 화면에 담기 좋다고 하셨어요. 보통 PPL로 들어오는 상품들은 찍으면 아시는데 그런 것들은 찍으면서도 스트레스 받는다고 저보고 더 많이 디자인해달라고 하시는데 기분 좋았어요.(웃음) 어제 약혼식 세팅도 그렇고 배우 분들도 정말 예뻤어서 시청자분들께서 정말 그림 같은 장면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 방송에서 프로포즈용 주얼리를 많이 디자인했는데 프로포즈 주얼리는 각각의 특별한 의미를 담아 디자인하니까 제가 결혼시키는 느낌도 들고(웃음) 더 뿌듯하고 좋아요.”
- 본인의 프로포즈 주얼리도 직접 디자인 하나. 20대의 꽃다운 나이인데 연애는 어떻게 하는지.
“아직 제 프로포즈 주얼리를 디자인해본 적은 없는데 아마 제가 할 것 같은데요.(웃음) 일이 많이 바쁘다보니까 연애는 못하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늘 운명적인 한 사람 만나서 연애하다 결혼하고 싶었는데 아직 그런 사람 못 만났어요. 제가 바쁘기도 하고 까다로운 것도 사실인데 일단 그렇게 마음 가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어요. 마음 없이 시간 보내느니 그 시간에 차라리 일을 하는 것이 좋더라고요. 아직 제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많아서요.”
- 김수현, 유아인, 김현중 등 우리나라 최고 꽃미남들만 보다보니 그런 것 아닐까.(웃음)
“그런 말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웃음) 제가 너무 일만 하니까 연애 생활에 대해서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글쎄 그런 것들은 상관없는 것 같아요. 이 일 시작하기 전에도 크게 관심 가는 사람이 없었어요. 친구들이야 있지만 그냥 편한 친구들이고 원래 누구한테 마음을 잘 열지 않아서 평소에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도 거의 없어요. 영화나 드라마 보면 사랑하는 느낌 뭔지 알 것 같고 그런 운명적인 사랑 꼭 하고 싶어요. 부모님께서 가장 강조하시는 것이 사랑과 가족이기도 하고요. 아직 그런 경험은 못했지만 언젠가는 만날 것이라고 믿고 저는 제 할 일 열심히 하고 있으려고 해요. 아직은 일이 주관심사다 보니까 누구를 만나도 자연스럽게 일 얘기를 하게 돼서 같이 일하는 분들과 더 시간을 보내게 돼요. 근데 같이 일로 얘기하는 분들의 나이대가 저희 부모님과 비슷하니까요.(웃음) 또 어머니와 아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고요. 같이 일하는 분들께서 딸처럼 예뻐해 주시고 많이 가르쳐주셔서 항상 감사할 따름이에요.”
-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차기작은 무엇인가.
“장신구 디자인에 참여한 영화 ‘협녀: 칼의 기억’ 개봉일이 아직 확정이 안됐는데 가을로 미뤄진다면 장신구 전체를 맡아서 하는 작품은 6월에 방영될 KBS ‘조선 총잡이’가 될 것 같아요.”
“조선 총잡이의 의상 디자이너 분께서 조선총잡이 장신구 의뢰를 하시면서 조선총잡이의 모든 캐릭터의 의상에 민휘아트주얼리의 장신구를 합성해서 의상 시안을 가져오셨는데 정말 감동받았어요. 작업실에 있는 작품들을 소개해드리는데, 저희 작품들에 대해서 이미 잘 알고 계셔서 또 한 번 감동받았고요. ‘조선 총잡이 의상 시안을 보면 아시겠지만 모든 의상이 장신구로 완성이 돼요. 잘 부탁드려요.’하시는데 정말 열심히 하고 싶어졌어요. 새로운 형태의 한복도 있고, 감격시대 스타일의 양장 의상도 있는 드라마라 재밌게 디자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계속해서 많은 작품을 하는 것 같은데 올해 디자이너로서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2014년 스타트가 좋아요. 1월부터 3사의 수목드라마 큰 작품에 참여해서 시청자분들께서 어느 채널을 보시던 민휘아트주얼리의 작품을 보실 수 있었고, 별에서 온 그대의 시청률 1위라는 성적을 또 감격시대에서 그대로 이어받는 등 작업하는 드라마마다 좋은 성적이 나와서 뿌듯했어요. ‘협녀: 칼의 기억’, ‘상의원’ 등 좋은 영화에도 참여하고 얘기 중인 좋은 작품들도 많이 있어요. 최정상에 있는 걸그룹과 보이그룹 뮤직비디오의 장신구 디자인도 해봤고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디자인을 하면서 영역을 넓혀나가고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 재밌어요. 올해에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여러 가지 장신구 디자인에 도전해볼 생각이에요. 인생에서 많은 것에 도전해볼 수 있는 시기가 한정되어 있는 것 같아서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다양한 작업들을 해보고 싶어요.”
- 앞서 말한 꿈이라는 Made in Korea 주얼리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언제쯤으로 생각하나.
“꿈은 항상 갖고 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일이 많아져서 일단은 주어진 일 하나하나를 잘 해나가려고 해요. ‘장옥정, 사랑에 살다’로 일을 시작하고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인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한 작품, 한 작품 많이 배운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에요. 많은 작품들을 동시에 하면서 얻는 저만의 노하우들이 확실히 있어요. 저는 어차피 이 일을 계속 할 것이고, 하다보면 다양한 작품을 계속 만나게 되면서 발전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므로 조급한 마음은 없어요. 장옥정으로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큰 미래를 그리며 욕심내는 것이 많았는데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당장의 장애물이 더 큰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저는 제가 생각하는 길을 따라 잘 걸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묵묵히 주어지는 것을 열심히 하다보면 제가 그리던 꿈에 어느 샌가 가까이 가 있을 것이라고 믿어요.”
한 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눈 재인씨는 매우 드물게 순수하면서도 매력적인 사람임에 틀림이 없었다. 온실 속 화초처럼 사랑만 받고 자란 엘리트 소녀 같다가도 일 얘기를 할 때면 순간순간의 감각적인 눈빛이 반짝이는 것을 보고 그녀가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로 알릴 차세대 디자이너로 성장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다. 인터뷰 내내 같이 일하는 분들에 모든 공을 돌리며 감사의 인사를 연신 전하던 그녀의 겸손한 애티튜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와 같이 작업하고 싶은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Made in Korea 주얼리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겠다는 그녀의 아름다운 꿈을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