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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한국 웹툰의 참여 문화..."웹툰 이미지 모방해 놀이 요소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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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한국 웹툰의 참여 문화..."웹툰 이미지 모방해 놀이 요소로 사용"

윤은호 전문기자·문화경영학 박사

기사입력 : 2017-05-03 15:14

[리포트] 한국 웹툰의 참여 문화..."웹툰 이미지 모방해 놀이 요소로 사용"
한국 웹툰의 참여 문화를 사용자 생성 이미지를 중심으로 분석한 논문이 눈길을 끌고 있다.

만화애니메이션연구 9월호에서 김유나·김수진 씨는 '한국웹툰의 참여 문화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김유나·김수진 연구자는 웹툰을 한국을 대표하는 대중문화 콘텐츠로 보고, 웹툰을 둘러싼 참여 문화의 양상을 살펴봤다. 웹툰의 참여 문화가 사용자 생성 이미지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그 재현 양상을 분석했다.

연구자들은 사용자 생성 이미지가 모방되는 과정을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밈(meme)’ 개념을 통해 설명했다. 밈은 모방을 통해 전달되면서 저만의 생명을 지니게 되는 문화적 관습 및 행동이다.

사용자 생성 콘텐츠는 ‘복제’와 ‘변이’를 중요한 특성으로 지니며 전달 및 공유를 통해 웹툰의 참여 문화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밈과 맥이 닿아 있다. 근본적으로 밈은 원본 콘텐츠의 모방, 복제, 반복을 통해 사람들의 신념과 욕망을 전달하고 확산하면서 진화한다.

웹툰의 사용자 생성 이미지는 원본 콘텐츠의 단순한 공유, 유포, 추천을 통해 전파되는 것이 아니라 내용 및 맥락의 변형과 기술적 창작 등의 능동적 행위를 통해 확산 된다. 도킨스가 제시했던 밈 개념을 재해석하여 웹툰의 사용자 생성 이미지의 재현 방식을 유형화한 것.

웹툰은 형식적으로 그림과 글이 결합해 한 컷을 구성하며, 다시 세로 스크롤을 통해 무한히 확장 가능한 공간에 나열된다. 웹툰 페이지의 여백은 독자의 상상력이 개입할 여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웹툰 페이지는 두루마리 형식을 차용해 빈 공간을 극대화시킨 경우이다. 사용자 생성 이미지 역시 이러한 틈을 채우고자 하는 ‘빈칸 채우기’ 행위로서 잉여적인 서사를 생성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사용자 생성 이미지는 대개 웹툰과 마찬가지로 이미지와 글이 결합해 한 컷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웹툰의 형식과 닮아 있다. 다시 말해, 웹툰은 태생적으로 사용자 생성 이미지가 만들어지기 적합한 매체인 셈이다.

연구자들은 사용자 생성 이미지의 그림과 글이 변이 혹은 복제되는 정도에 따라 이를 ‘완전 복제형’, ‘부분변이형’, ‘완전 변이형’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리포트] 한국 웹툰의 참여 문화..."웹툰 이미지 모방해 놀이 요소로 사용"

사용자들은 이렇게 변용한 이미지를 일상적인 메신저 대화 등에 이식함으로써 하나의 놀이 요소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자들은 사용자 생성 이미지가 생성되는 과정에서 도출되는 문화적 의미를 밝혔다. 특히 대부분의 사용자 생성 이미지가 원본 웹툰의 주인공을 모방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노스럽 프라이(Northrop Frye)의 문학 양식 이론을 통해 그 근저에 깔린 대중의 욕망을 분석했다.

일찍이 노스럽 프라이는 문학작품에서 주인공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그 행동능력이 독자와 비교해 우월한지 열등한지에 따라 문학작품을 분류한 바 있다. 프라이는 주인공의 행동 능력에 따라 서사 양식을 각각 ‘상위모방(high mimetic)’ 양식, ‘로맨스(romance)’ 양식, ‘하위모방(low mimetic)’ 양식, ‘아이러니(irony)’ 양식 등의 네 가지로 분류했다.

상위 모방 양식의 주인공은 보통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능력이나 권위가 뛰어난 우월한 인물이다.
로맨스 양식의 주인공은 인간보다 비범하거나 초월적 능력을 지닌 신적, 비현실적 인물이다.
하위모방 양식의 주인공은 일상적이고 평범한 인간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러니 양식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들보다 신체적, 능력적으로 열등하다.

[리포트] 한국 웹툰의 참여 문화..."웹툰 이미지 모방해 놀이 요소로 사용"

웹툰의 메인 페이지는 대부분 주인공 캐릭터가 나타난 썸네일(thumbnail) 이미지를 제시한다. 썸네일 이미지란 해당 웹툰을 대표하는 이미지이며, 이는 곧 주인공 캐릭터가 웹툰의 서사를 대표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시사한다. 이처럼 웹툰은 인물 중심적 서사이며 독자들 역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한다. 사용자 생성 이미지 역시 원본의 인물, 사건, 배경 중에서도 특히 주인공의 모습을 빈번히 차용한다.

웹툰의 주된 독자는 한국의 대도시에 살아가는 소시민이며, 사용자 생성 이미지 역시 이러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본 것이다. 그들은 우월한 주인공을 상위모방함으로써 대리만족을 느꼈으며, 평범한 주인공을 하위모방함으로써 자신의 일상을 유희화했다. 아이러니적 이미지의 하등한 주인공을 통해서는 비극적 현실을 인식하고 이를 풍자적 웃음으로 승화했다.

사용자 생성 이미지에 나타난 빈칸 채우기 행위는 분명 비극적 현실의 결핍을 채우려는 대중의 욕망으로 읽어낼 수 있다. 웹툰 독자는 사용자 생성 이미지를 통해 주인공을 자기 반영적으로 모방하며 이를 통해 일상적인 공감과 위안을 얻었다. 이러한 유희적 모방의 확산은 웹툰을 둘러싼 사용자 놀이 문화를 형성했다.

연구자들은 웹툰의 사용자 생성 이미지는 그림이나 글을 복제하고 변이하는 방식으로 원본을 모방하며, 사용자들 사이에서 하나의 유희적 코드로서 소비와 향유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인공의 모습을 자기 반영적으로 모방함으로써 사용자들의 일상적 공감에 소구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웹툰의 사용자 생성 이미지가 동시대 한국을 살아가는 대중의 욕망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그 문화적 함의를 고찰했다.

윤은호 전문기자·문화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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