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팀은 진행성 난소암 환자에서 수술 전 초음파 검사만으로도 종양 부담과 수술 난이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초음파 영상에서 확인되는 ‘더글라스와(Douglas' pouch)’ 내 종양 씨딩(Seeding) 유형에 따라 장수술 필요 여부까지 가늠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확인했다. 더글라스와는 자궁과 직장 사이의 복강 내 공간으로, 난소암이 전이될 때 종양이 자주 발견돼 병기 설정과 진단에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그동안 난소암 수술 계획은 CT나 MRI 등 영상검사를 통해 종양 크기와 위치를 파악해왔으나, 작은 종양이 복강에 넓게 퍼진 경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완전 절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실제 수술에서는 불가능하거나, 반대로 제한적 절제를 계획했으나 모든 종양 절제가 가능했던 사례가 있었다.
김 교수팀은 2022~2023년 국내 3개 병원에서 진행성 난소암으로 수술받은 환자 85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수술 전 초음파 촬영을 통해 씨딩 유형을 ▲없음 ▲망상결절형 ▲장막판형 ▲덩어리형 4단계로 분류하고, 실제 수술 시 종양 부담(39점 만점)과 수술 복잡도를 점수화해 비교했다.
그 결과 씨딩 단계가 높을수록 종양 부담과 수술 난이도 점수가 유의하게 상승했다. 씨딩이 없는 환자군의 평균 종양 부담 점수는 4.7점, 수술 복잡도는 2.3점이었지만, 덩어리형 씨딩 환자군에서는 각각 12.5점, 5.6점으로 2배 이상 높았다. 또한 장수술 병행 비율도 씨딩이 없는 경우 33%였으나 씨딩이 있는 환자군에서는 61%로 나타나, 씨딩 유무만으로도 장수술 필요성을 예측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김기동 교수는 “초음파 검사는 외래 진료 중에도 쉽게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더글라스와 내 씨딩 유형을 확인해 수술 난이도와 장수술 여부를 사전에 예측한다면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