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국내 커피 시장에서 ‘디카페인’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건강 관리와 수면의 질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카페인을 줄이려는 이른바 ‘슬로 카페인족’이 늘고 있는 것이다.
18일 엠브레인 딥데이터의 구매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최근 1년간 주요 커피전문점에서 판매된 디카페인 관련 제품의 구매 추정액은 29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2% 증가했다. 2023년 동일 기준(1466억원)과 비교하면 약 두 배에 달하는 성장세로, 디카페인 커피가 대중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커피의 맛은 그대로 즐기되, 건강을 지키고 싶다”는 심리적 만족감(심리적 ROI)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자체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 중 62.5%가 ‘커피 맛을 똑같이 즐기면서 카페인 섭취를 줄일 수 있어 좋다’고 답했으며, 카페인에 민감하지 않더라도 디카페인 커피가 좋은 선택지라는 응답도 48.4%에 달했다.
브랜드별로는 프리미엄부터 저가 브랜드까지 전반적인 성장세가 뚜렷하다. 스타벅스의 디카페인 음료 구매 추정액(2025 MAT)은 2926억원으로 전년 대비 52.8% 증가했고, 투썸플레이스도 48.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저가 브랜드의 성장 폭이 두드러졌다. 메가MGC커피의 디카페인 구매 추정액은 491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급증했으며, 컴포즈커피는 무려 127.2% 신장했다. 디카페인 음료 구매 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부담이 적은 저가 브랜드가 시장 확산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 디카페인 커피는 단순히 ‘카페인을 뺀 커피’가 아닌, 개인의 컨디션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선택하는 하나의 옵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내년 3월부터는 잔류 카페인 함량이 0.1% 이하인 원두를 사용해야만 ‘디카페인’으로 표기할 수 있도록 기준이 강화될 예정이어서, 향후 디카페인 커피가 시장 내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지 관심이 모인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