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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일자리 늦고 월세는 치솟아…청년 생애소득까지 깎인다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1-20 09:03

청년, 구직 장기화·주거비 이중고…한은 “생애 전반 고용·자산·교육투자에 상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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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경호 기자] 청년들이 첫 일자리를 구하는 데 더 오래 걸리고, 월세와 보증금 부담까지 급격히 불어나면서 한 세대 전체의 생애소득과 자산 형성이 위협받고 있다.

한국은행은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영향 평가’ 이슈노트를 통해 청년층의 구직 지연과 주거비 부담이 고용 안정성, 소득, 자산, 교육투자 등에 장기적인 상흔효과를 남길 수 있다고 20일 밝혔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층의 첫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과거보다 뚜렷이 늘어났다. 2004년에는 첫 일자리를 구하는 데 1년 이상 걸린 비중이 24.1%였지만, 2025년에는 31.3%까지 높아졌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비율은 17.9%에서 10.4%로 떨어졌고, 첫 직장이 임시·일용직이거나 단순노무직인 경우도 계속 늘고 있다. 청년 패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9세 청년의 미취업 기간이 1년일 때 5년 후 상용직으로 일할 확률은 66.1%였지만 미취업 기간이 3년으로 늘어나면 이 비율이 56.2%, 5년이면 47.2%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미취업 기간이 1년 늘어날 때 현재 실질임금이 6.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등 첫 구직 단계에서의 지연이 생애 전반의 고용 안정성과 임금 수준을 동시에 훼손하는 ‘상흔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직 장기화의 배경으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기업의 채용 관행 변화가 지목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과 임금 격차가 2000년대 이후 더 벌어지면서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시작하기보다 대기업 등 1차 노동시장 진입을 위해 구직 기간을 늘리는 경향이 강해졌다.

한은은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노동시장 경직성까지 겹치면서 상향 이동이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기업들이 수시채용과 경력직 위주 채용을 확대하면서 직무 관련 일경험과 역량을 최우선으로 요구하고,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청년층이 주로 맡던 업무까지 구조적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커진 점도 청년들의 첫 일자리 진입 문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거 측면에서 현 청년세대가 겪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학업·취업을 계기로 독립하는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청년들은 전용면적 20㎡대의 소형 비아파트 주택에 주로 거주하며, 그중 상당수가 월세를 내고 있다.

청년층의 주거비 지출 비중은 2000년 가처분소득의 11.4%에서 2024년 17.8%까지 뛰어 음식·숙박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월소득 대비 월세 비율이 30%를 넘는 ‘임차료 과부담’ 가구 비중은 청년층에서 31.6%로 전체 연령대(15.8%)의 두 배 수준이다.

그럼에도 고시원·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 등 열악한 거처에 사는 청년 비중은 2010년 5.6%에서 2023년 11.5%로 늘었고, 최저주거기준(14㎡) 미달 주거 비중도 최근 다시 상승하는 등 비용에 비해 주거의 질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높아진 주거비는 청년층의 자산 축적과 교육투자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한은은 노동패널 자료를 토대로 주거비가 1% 증가할 때 가계 총자산이 평균 0.04%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주거비 지출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질수록 식료품비 비중은 0.45%포인트, 교육비 비중은 0.18%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자산의 전체 연령 대비 수준은 2010년대 초반 30% 안팎에서 2024년 20%대 초반까지 떨어졌고, 60세 이상 고령층과의 자산 격차는 2012년 2.4배에서 2024년 3.9배로 확대됐다. 청년 내부에서도 상위 10%의 자산 점유율과 지니계수가 함께 상승하는 등 자산 불평등 심화 조짐이 나타나 세대 간·세대 내 격차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거비를 감당하기 위한 청년층의 부채 확대도 우려 요인이다. 전체 가계 부채에서 29세 이하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3.5%에서 2024년 49.6%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같은 기간 청년층 자산/부채 비율은 5.6배에서 1.1배로 급락했다. 청년 대출 목적을 보면 전·월세 보증금 마련 비중이 가장 크고, 다음이 주택 구입 자금이었다.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전체 연령층이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청년층만 빠르게 상승했고, 소득 대비 이자지급 비율 역시 청년층은 오히려 높아졌다. 한은은 가처분소득이 1% 줄어들 때 총소비지출이 0.18%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며, 이자 상환 부담 증가는 청년층의 소비 여력을 위축시켜 교육·훈련·건강 등 미래 생산성을 높이는 분야에 대한 투자까지 제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청년세대의 고용·주거 불안정이 개인 문제가 아니라 경제 전반의 성장 기반을 훼손할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라고 보고 정책적 대응을 주문했다. 노동시장 측면에서는 한계기업 보호 중심의 지원에서 성장 가능한 기업을 선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기업 성장 사다리를 복원하고, 대기업·중소기업 간 이중구조를 완화하는 한편, 노동시장 경직성을 줄여 2차 노동시장 근로자도 1차 노동시장으로 원활히 이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청년 일경험 지원사업의 질을 높여 단순 인턴십이 아닌 실질적 직무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직업교육과 현장 훈련을 연계하는 산학 협력 강화, 직무 연계형 인턴십과 직업교육과정 공동 개발 등으로 교육과 직업 세계를 촘촘히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청년 창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실패 후 재도전 기회를 넓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주거 측면에서는 청년 수요가 집중되는 소형 비아파트 임대주택의 공급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근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중심의 1인 가구 증가로 소형 주택 수요가 급증했지만 팬데믹 이후 사업비 상승, 아파트 선호 심화 등으로 소형 비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임대료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노후 공공청사, 철도역, 대학 유휴부지, 공실 상가·업무시설 등을 활용한 청년 주거 공급 계획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추진되는지 점검하고, 청년 친화형 공공임대·공공주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전·월세 자금 대출, 월세 보조금, 주택 구입 자금 대출 등 금융지원은 단기적으로 주거비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부채 상환 부담과 재정 건전성 악화라는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는 만큼 효과와 한계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오늘날 청년세대의 고용·주거 문제는 개별 청년만의 어려움이 아니라 우리나라 성장잠재력을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라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와 소형 주택 공급 확대 같은 구조적 개선과 함께, 청년층의 일경험·주거 안정을 위한 단기적 지원을 병행해 청년세대가 생애 전반에 걸쳐 겪게 될 상흔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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