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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경제협력, 디지털·공급망으로 확대…유럽 기업 1.65억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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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경제협력, 디지털·공급망으로 확대…유럽 기업 1.65억달러 투자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6-11 11:34

디지털통상협정 정식 서명…경쟁력 파트너십·고위급 경제대화 신설 합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가운데)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지역 투자자 라운드테이블에서 유럽 첨단 기업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가운데)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지역 투자자 라운드테이블에서 유럽 첨단 기업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파워 한승호 기자] 한국과 유럽연합의 경제협력이 첨단투자와 디지털 통상, 공급망 분야로 확대된다. 유럽 첨단기업 4개사가 한국에 총 1억6500만달러 규모 투자를 신고했고, 한-EU 디지털통상협정도 정식 서명됐다.

산업통상부는 현지시간 10일 벨기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EU 방문을 계기로 투자 신고식과 유럽지역 투자가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한-EU 디지털통상협정에 공식 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투자 신고식에서는 유럽 기업 4곳이 총 1억6500만달러, 우리 돈 약 2500억원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를 신고했다.

독일 첨단소재 기업 오라폴은 지난해 인수한 반사 필름 분야 한국 기업의 공장을 증설한다. 오라폴의 기술력과 한국 기업의 글로벌 수출망을 결합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반사 필름 수요에 대응하는 수출 허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프랑스 기업 콴델라는 광자 기반 양자컴퓨터 분야 기업이다.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한국 산학연과 연구개발 협력을 확대하고, 한국을 연구개발 및 제조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네덜란드 프로드라이브 테크놀로지스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장비 모듈을 수입·판매하기 위한 한국법인을 처음 설립한다. 사업 확대 추이에 따라 향후 제조 거점과 R&D센터 구축도 검토할 예정이다.

스웨덴 마이크로닉은 전자부품과 디스플레이 장비 전문 기업이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포토마스크 제조에 쓰이는 레이저 장비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을 연구 거점으로 삼아 장비 기술혁신을 추진한다.

산업부는 투자 신고식에 이어 유럽 투자가 라운드테이블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코트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유럽 첨단산업 기업과 연구소 등이 참석해 한국 사업 현황과 향후 투자 계획, 안정적인 투자 환경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

디지털 통상 분야에서도 협력 기반이 강화됐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집행위원은 양측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EU 디지털통상협정에 정식 서명했다.

한-EU 디지털통상협정은 한국이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체결한 양자 디지털 통상협정이다. 또 한국의 5대 교역 상대와 체결한 첫 디지털 통상협정이라는 의미가 있다. 2011년 발효된 한-EU 자유무역협정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통상 관계가 디지털 분야로 확장되는 것이다.

협정은 총 42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양측은 2023년 10월 협상을 시작해 7차례 공식 협상을 거쳤고, 지난해 3월 협상 타결을 선언한 바 있다.

핵심 내용은 디지털 비즈니스 자유화다. 협정은 원칙적으로 컴퓨팅 설비와 데이터 현지화를 금지한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이 EU에 진출할 때 반드시 현지 데이터센터를 증설해야 하는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U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국내 서버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길도 넓어진다.

소스코드 보호와 전자상거래 소비자 보호도 포함됐다. 소프트웨어 수출입이나 유통·판매 조건으로 소스코드 이전이나 접근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해 기업의 영업기밀 보호 기반을 마련했다. 전자상거래 사기 방지, 스팸 메시지 수신 거부, 사이버보안 사고 대응 협력 등도 협정에 담겼다.

디지털 교역 절차도 간소화된다. 전자서명과 전자인증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고, 전자송장과 전자지급의 표준화·상호운용성을 높이는 내용이 포함됐다. 수출입 과정에서 종이 문서 대신 데이터 기반 문서와 양식을 활용하고, 통관 서류를 전자적으로 접수하는 방식도 추진된다.

한-EU 경제협력의 상위 협의 틀도 마련됐다. 양측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통상, 투자, 공급망, 디지털, 첨단기술, 에너지, 혁신 등을 포괄하는 ‘한-EU 경쟁력 파트너십’을 출범하기로 했다. 또 한-EU FTA 무역위원회, 차세대전략대화, 공급망산업정책대화 등 기존 채널을 총괄·조정하는 고위급 경제대화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산업부는 이번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확대, 디지털 콘텐츠 수출 촉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디지털 무역 참여 기회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EU 디지털통상협정의 조속한 발효를 위해 국내 국회 보고와 EU 측 유럽의회 동의 등 후속 절차도 이어갈 예정이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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