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첫 수출기업 1만9746개사·수출액 69억달러
기업 81%는 한 국가에만 수출…수도권에 업체·수출액 70% 이상 집중
/연합뉴스
[더파워 한승호 기자] 지난해 처음 수출시장에 뛰어든 기업이 2만개에 육박하며 최근 5년 내 가장 많았다. 수출액도 2019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지만, 신규 기업 10곳 중 8곳은 연간 수출액이 10만달러를 밑돌고 81%는 단 한 국가에만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저변은 넓어졌지만 상당수 기업은 아직 소규모·단일시장 단계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관세청이 3일 공개한 첫 수출기업 심층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수출기업 가운데 직전 3년 동안 수출실적이 없다가 새로 수출에 나선 기업은 1만9746개사로 전년보다 3.7% 증가했다. 2021년 1만7172개사로 줄어든 뒤 4년 연속 증가하며 최근 5년 사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첫 수출기업은 지난해 전체 수출 진입기업 2만5953개사의 76.1%, 전체 수출기업 10만1792개사의 19.4%를 차지했다. 신규로 수출시장에 들어온 기업 4곳 가운데 3곳 이상이 최근 3년간 수출 경험이 없던 기업이었다는 의미다.
이들 기업이 지난해 수출한 금액은 69억달러로 전년보다 13.2% 증가했다. 2019년 72억달러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전체 수출 진입기업의 수출액 가운데 첫 수출기업이 차지한 비중은 89.7%였지만,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수출액에서는 1.0%에 그쳤다.
기업 수가 늘어난 것과 달리 개별 기업의 수출 규모는 아직 크지 않았다. 첫 수출기업의 업체당 평균 수출액은 35만달러였으며, 전체의 80.4%인 1만5885개사는 10만달러 미만을 수출했다. 이 구간 기업의 평균 수출액은 약 2만달러에 불과했다.
반면 수출 규모가 1억달러를 넘은 첫 수출기업은 11곳, 전체의 0.1%였다. 1000만달러 이상 1억달러 미만 기업도 68곳에 그쳤다. 소수 대형 수출기업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신규 수출기업 대부분은 시장 진입 초기 단계에 집중된 구조다.
수출 품목도 제한적이었다. 첫 수출기업 한 곳이 수출한 품목은 평균 1.4개였으며, 전체의 72.2%인 1만4354개사는 한 가지 품목만 수출했다. 10개 미만의 품목을 취급한 기업이 98.4%를 차지했고, 가장 많은 기업이 진출한 품목은 기계·컴퓨터였다.
기업 수 기준으로는 기계·컴퓨터가 10.9%로 가장 많았고 전기제품 8.5%, 화장품 7.0%, 플라스틱 6.7%, 자동차 5.6% 순이었다. 다만 수출액 기준으로는 귀금속이 전체의 26.4%로 가장 컸고 자동차 19.9%, 전기제품 7.8%, 기계·컴퓨터 7.0%가 뒤를 이었다.
기계·컴퓨터와 화장품은 처음 수출에 나선 기업이 많았지만 업체당 수출액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기계·컴퓨터는 3751개사가 4억8500만달러, 화장품은 2407개사가 2억6700만달러를 수출했다. 반면 귀금속은 393개사가 18억2200만달러를 수출해 업체당 평균 규모가 가장 컸다.
수출 대상국은 173개국에 달했지만 기업별 시장은 좁았다. 업체 한 곳이 수출한 국가는 평균 1.6개국이었고, 전체의 80.7%인 1만5929개사는 한 국가에만 수출했다. 10개국 미만에 수출한 기업은 98.7%였으며, 50개국 이상에 제품을 판 기업은 2곳뿐이었다.
기업 수 기준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었다. 중국에 수출한 첫 수출기업은 4310개사로 전체의 14.0%를 차지했고 미국 10.9%, 일본 7.5%, 베트남 6.4%, 유럽연합 5.3% 순이었다. 중국에는 기계·컴퓨터와 전기제품, 플라스틱이, 미국에는 화장품과 기계·컴퓨터를 수출한 기업이 많았다.
수출액 기준으로는 홍콩이 20억7400만달러로 전체의 30.0%를 차지해 가장 컸다. 귀금속 수출이 집중된 영향이다. 중국은 17.8%, 키르기스스탄은 자동차 수출을 중심으로 7.8%, 미국은 5.9%, 스위스는 4.2%를 차지했다.
지역 편중도 뚜렷했다. 수도권에 자리 잡은 첫 수출기업은 전체의 70.4%였고 수출액 비중은 72.9%에 달했다. 업체 수는 동남권 10.0%, 대경권 7.3%, 중부권 6.9% 순이었으며, 수출액은 중부권 10.9%, 동남권 8.4%, 대경권 4.1%가 뒤를 이었다.
신규 수출기업과 수출액이 동시에 늘어난 것은 수출시장의 외연이 확대됐다는 신호다. 다만 기업 대부분이 소액 수출과 단일 품목, 단일 국가에 의존하고 수도권 쏠림도 강한 만큼, 수출시장 진입 이후 품목과 판로를 넓히는 성장 단계가 향후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