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서로 합의하에 이혼을 진행하고 법원에서 숙려기간 안내까지 받았더라도 결정을 번복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재산분할이나 양육권 조건이 불리하다는 점을 뒤늦게 인지했거나, 상대방의 은닉 재산 및 기만행위를 확인했을 때다. 결론부터 짚어보자면 협의이혼은 숙려기간 종료 후 관할 관청에 이혼신고서가 최종 수리되기 전까지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
협의이혼 절차는 법원에서 협의이혼의사확인서를 교부받았다고 해서 즉시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확인서 등본을 첨부해 시·구·읍·면사무소에 이혼신고서를 제출·수리해야 비로소 혼인관계가 해소된다. 따라서 구청 등에 이혼신고가 접수되기 전이라면, 관할 관청에 '협의이혼 의사철회서'를 제출해 상대방이 단독으로 이혼신고를 진행하는 상황을 차단할 수 있다. 만약 상대방이 먼저 이혼신고서를 냈더라도, 같은 날 철회서가 함께 접수되면 의사 철회의 효력이 우선 적용되어 이혼신고는 수리되지 않는다.
그러나 단순히 철회서 한 장을 제출하는 것으로 상황이 종결되지 않는 경우가 실무상 흔하다. 협의이혼을 철회하는 배경이 단순한 관계 회복보다는, 불공정한 협의 조건을 거부하고 법률적 절차를 통해 권리를 주장하려는 이혼 소송의 전초 단계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숙려기간 중 상대방이 재산을 은닉하거나 처분하려는 정황을 포착해 철회를 결정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협의이혼 절차 내에서는 법원을 통한 공식적인 재산조회가 불가능해 은닉 재산의 규모를 특정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상대방 명의의 부동산이나 금융 자산의 처분을 방지하고 정당한 몫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협의이혼 철회와 동시에 가압류·가처분 등 보전처분을 신청하고 재판상 이혼 소송으로 전환하는 절차가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철회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기습 이혼신고'의 위험성도 유의해야 한다. 의사 철회 의사가 감지되는 순간 상대방이 확인서를 지참해 단독으로 이혼신고를 감행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만약 철회서 접수 전 이혼신고가 완료되면 당사자는 법률상 이혼 상태에 놓이게 되며, 이를 원상 복구하기 위해 '이혼무효 확인소송'이라는 별도의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아울러 협의이혼 단계에서 사전에 작성했던 각서나 재산분할 합의서는 철회 후 재판상 이혼 소송으로 전환되었을 때 불리한 정황 증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해당 협의 내용이 강박이나 법률적 착오에 기인한 것인지, 본 소송에서 재산 형성 기여도와 양육권을 어떻게 재입증할 것인지가 주요 법적 쟁점으로 다뤄지게 된다.
협의이혼 철회는 그동안 수면 아래에 두었던 재산권과 친권·양육권 갈등이 본격적인 법정 다툼으로 전환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철회 이후 마주하게 될 소송 절차와 가압류 등 보전처분 필요성, 앞서 작성한 합의서가 미칠 법적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대응 방향을 설정해야 불필요한 분쟁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