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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3점 차 탈락한 목포대 의대…36년 외친 정치권, 이제는 답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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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3점 차 탈락한 목포대 의대…36년 외친 정치권, 이제는 답할 시간이다

손영욱 기자

기사입력 : 2026-08-31 13:34

▲더파워뉴스 호남취재본부 손영욱 기자
▲더파워뉴스 호남취재본부 손영욱 기자
[더파워 호남취재본부 손영욱 기자] 목포대 의대 유치가 결국 좌절됐다. 약 36년이다.

한 세대가 태어나 중년이 될 만큼 긴 시간 동안 목포와 전남 서남권은 국립목포대학교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을 요구해 왔다. 그동안 선거는 수없이 치러졌고 국회의원과 시장, 지방의원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 그러나 목포대 의대 유치라는 단골 공약만큼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2026년 8월 30일 받아든 성적표는 냉혹했다. 순천대 89.15점, 목포대 87.85점. 차이는 불과 1.3점이었다. 36년 숙원이 1.3점 차이로 또다시 좌절된 것이다.

이제 지역 정치권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36년 동안 도대체 무엇을 준비했는가. 의대 유치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사업이 아니다. 목포대가 정부에 의과대학 신설을 건의한 것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더욱이 전남 서남권의 열악한 의료 현실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정치권도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선거 때마다 목포대 의대와 대학병원을 이야기했고, 기자회견과 결의대회, 성명 발표를 이어왔다.

그렇다면 결과 역시 정치가 책임져야 한다. 성공했을 때 정치인의 치적이라면 실패했을 때 역시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결과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단순히 1.3점이라는 숫자가 아니다. 평가는 의대 신설 추진체계와 교육시설, 교육병원, 교원 확보계획, 의대와 교육병원의 역할과 책임 등 5개 분야에서 이뤄졌다. 그리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발표에 따르면 특히 교수 인력 확보계획에서 두 대학의 차이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다시 묻는다. 목포시와 지역 국회의원, 지방의회와 정치권은 이러한 미비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는가. 알고 있었다면 무엇을 했고, 몰랐다면 36년 동안 무엇을 준비했다는 것인가. 정치권이 이제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할 것은 “최선을 다했다”는 말이 아니다. 구체적인 자료다.

지난 수년 동안 목포대 의대 유치를 위해 정부 부처와 몇 차례 협의했는지, 교육병원과 교수진 확보를 위해 어떤 지원계획을 만들었는지, 경쟁 대학과 비교해 목포대의 취약점이 무엇이라고 판단했는지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양 대학 통합협상 과정도 짚어봐야 한다.

목포대와 순천대는 2024년 11월 통합 국립의대 설립을 전제로 대학 통합에 합의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의대와 대학병원 소재지를 놓고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목포대는 막판에 대학본부를 순천에 두고 의과대학을 목포에 설치하는 절충안까지 제시했다.

그럼에도 협상은 결렬됐다. 8월 2일에는 민형배 전남광주시장과 양 대학 총장, 목포·순천시장, 김원이·김문수·권향엽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긴급회동까지 열렸다. 3시간 동안 논의했지만 양 대학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결국 통합이라는 큰 틀은 무너졌고 목포대와 순천대가 각자 경쟁하는 상황이 됐다.

여기서 지역 정치권의 정치력과 협상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정치는 이해관계가 같은 사람끼리 모여 구호를 외치는 일이 아니다. 서로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타협안을 만들고 결과를 끌어내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특히 의대 유치처럼 지역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면 정치권이 갈등을 예상하고 훨씬 이전부터 중재에 나섰어야 한다.

막판 긴급회의와 기자회견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더욱 뼈아픈 것은 결과 발표 불과 9일 전인 8월 21일까지 목포 지역 정치권이 국회에서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는 점이다. 서미화 최고위원과 김원이 국회의원, 강성휘 목포시장과 지방의원들은 서부권에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물론 지역 정치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이다. 그러나 시민이 이제 묻는 것은 기자회견을 몇 번 했느냐가 아니다. 결과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다. 정치권의 진짜 책임은 여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목포대가 왜 1.3점 뒤졌는지 평가 항목별 점수를 가능한 범위에서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교수 확보계획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검증해야 한다.

목포시가 행정·재정적으로 무엇을 지원했는지도 공개해야 한다. 지역 국회의원 역시 중앙정부와 교육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내놓아야 한다. 목포시의회와 지역 지방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의대 유치 관련 결의안과 성명서 발표를 넘어 예산과 정책, 정부 건의와 대학 지원을 위해 실질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시민 앞에 밝혀야 한다.

그리고 부족했던 부분이 확인된다면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이번 실패가 시간이 조금 지난 뒤 다시 정치권의 선거용 구호로 등장하는 것이다. 선거가 다가오면 “목포대 의대 반드시 유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선거가 끝나면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정치가 또 반복돼서는 안 된다.

목포대 의대 유치와 대학병원 설립은 정치인의 선거용 치적사업이 아니다. 전남 서남권 주민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 인프라다. 응급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현실을 바꾸자는 것이 지난 36년간 목포대 의대 유치 요구의 본질이었다.

그 절박한 요구가 다시 좌절됐다. 이제 정치권이 할 일은 새로운 구호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36년을 외치고도 왜 1.3점을 넘지 못했는지부터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누가 잘못했는지를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실패의 원인을 정확하게 기록하지 않으면 똑같은 실패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성공했으면 서로 자신의 공이라고 했을 정치권이다. 그렇다면 실패의 순간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목포대 의대 유치 실패 앞에서 시민들이 지역 정치권에 묻고 있는 질문은 어쩌면 아주 단순하다. “36년 동안 그렇게 의대를 외쳤는데, 도대체 무엇을 준비했습니까” 이 질문에 답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36년을 기다린 목포와 전남 서남권 주민들에게 정치권이 보여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

손영욱 더파워 기자 son4909@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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