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가을철 아이가 기침을 시작하면 흔히 감기부터 떠올리지만, 열이 없는데도 마른기침이 오래가거나 밤과 새벽에 유독 심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달리거나 운동할 때, 찬 공기를 마셨을 때 기침이 심해지고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반복된다면 소아 천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인 2023~2025년 0~9세 소아 천식 환자는 전체 천식 환자의 약 21.4%를 차지했다.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가을 환절기에는 큰 일교차와 건조한 대기, 꽃가루 등으로 호흡기가 자극받기 쉽다. 소아는 성인보다 기도 직경이 좁고 이물질을 배출하는 점막 섬모 기능과 면역체계도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더 민감할 수 있다.
김주희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환절기의 차고 건조한 공기는 기관지를 좁아지게 하고 호흡기의 방어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소아는 성인보다 외부 환경 변화와 자극에 취약해 더욱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소아 천식과 감기를 구별할 때는 단순히 ‘기침을 하느냐’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기침이 반복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초기 2~3일 동안 발열과 함께 두통, 인후통, 근육통, 식욕부진, 오한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대부분 1~2주 안에 호전된다. 반면 소아 천식은 발열과 같은 전신 증상 없이 눈·코 가려움이나 재채기 등이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이어지거나 반복될 수 있다.
특히 밤이나 새벽에 마른기침이 심해지거나 운동·달리기 이후, 찬 공기에 노출됐을 때 기침이 두드러진다면 천식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천명음이나 호흡곤란이 함께 나타나는지도 중요한 단서다.
김 교수는 "야간이나 새벽, 운동할 때 또는 찬 공기를 마셨을 때 기침이 유독 심해지거나 천명음이 들린다면 소아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며 "기도의 만성 염증을 꾸준히 관리해야 소아기 폐 기능을 건강하게 보존하고 성인 천식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심해졌을 때는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숨을 헐떡이거나 호흡 때문에 말을 끊어서 하고, 영유아가 수유를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라면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특히 영유아가 숨을 들이쉴 때 쇄골 위쪽이나 갈비뼈 아래가 안쪽으로 깊게 들어가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심한 호흡곤란 신호일 수 있어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평소 환경 관리도 천식 악화를 줄이는 데 중요하다. 실내 온도는 22℃ 안팎, 습도는 50% 안팎으로 유지해 기도 점막이 지나치게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고, 찬 공기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침구류는 온수로 세탁하고 먼지가 쌓이기 쉬운 털 인형이나 두꺼운 카펫 사용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찬 음료 대신 미온수를 조금씩 자주 마시게 해 기도 점막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는 것도 권고된다.
김 교수는 "환절기에는 실내 온·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해 차갑고 건조한 공기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것이 좋다"며 "환경 관리와 적절한 약물 치료를 함께 이어가는 것이 천식 악화를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