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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10.5%·국민연금 7.12%…HD현대로보틱스 IPO, 결국 주주 설득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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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10.5%·국민연금 7.12%…HD현대로보틱스 IPO, 결국 주주 설득전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9-18 08:30

현행 가이드라인선 물적분할 자회사 주주동의 필수…최대주주·특수관계인 의결권 합산 3%
정몽준·정기선 등 최대주주 측 지분 37%대지만 일반주주·기관 표심 중요
9일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3%룰 대신 주총 특별결의·공모주 50% 이상 주주배정 담아
법안은 현재 소관위 심사 단계…자사주 10.5% 처리·밸류에이션·구주매출도 핵심 쟁점

경기도 분당 HD현대 글로벌센터
경기도 분당 HD현대 글로벌센터
[더파워 이경호 기자] HD현대로보틱스 기업공개(IPO)의 핵심 변수가 기업가치에서 모회사 주주의 표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현행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HD현대 지분 37%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도 주주동의 과정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합산 3%로 제한된다.

여기에 최근 3%룰을 주주총회 특별결의 방식으로 바꾸는 자본시장법 개정안까지 발의되면서 상장을 둘러싼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18일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 8월 시행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물적분할형 자회사에 전면 적용될 유력한 사례다. HD현대의 연결 종속회사이면서 상장법인의 물적분할로 설립된 회사인 만큼 현행 제도에서는 한국거래소 특례심사와 모회사 주주동의라는 두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주주동의를 받지 못하면 일반 자회사처럼 개별심사 방식으로 우회할 수도 없다.

현재 적용 중인 거래소 규정과 가이드라인은 지난 8월 3일부터 시행됐다. 금융위원회는 의견수렴 과정에서 기업계가 3%룰 배제를, 투자업계가 소수주주 다수결 방식 강화를 각각 제안했지만 최종적으로 물적분할 자회사 주주동의에 3%룰을 적용하는 체계를 시행했다.

첫 번째 관문은 거래소의 상장 심사다. 여기서는 HD현대로보틱스가 모회사와 떨어져 독립적인 사업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심사 대상에는 주요 제품과 사업모델의 독자성뿐 아니라 계열사 매출·매입 비중, 공동 연구개발과 지식재산권 소유관계, 브랜드·영업망·전산시스템 의존도, 임원 겸직과 인사권 등이 포함된다. 특히 자회사의 매출 또는 매입 가운데 50% 이상이 모회사에서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영업 독립성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될 수 있다.

HD현대로보틱스에는 그룹 내 조선·건설기계 계열사의 자동화 수요가 안정적인 고객 기반이지만, 상장 심사에서는 내부거래 의존도를 별도로 설명해야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외부 고객 확대와 내부거래의 공정성을 수치로 입증해야 하는 이유다.

공모 방식도 함께 들여다보게 된다. 보고서는 회사로 자금이 들어가는 신주 중심 공모를 기본으로 하고 재무적 투자자의 구주매출을 최소화하거나 보호예수를 늘려 상장 직후 매물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상장을 통한 조달자금이 실제 로봇·자동화 사업 투자에 사용된다는 점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보고서가 더 높은 문턱으로 지목한 것은 주주동의다. 현행 가이드라인에서는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에 준하는 3%룰이 적용된다.

HD현대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지분은 23.05%이며 정기선 회장과 재단 등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약 14.1%다. 최대주주 측 지분을 합치면 37%를 넘지만 주주동의 표결에서는 이들의 의결권이 합산 3%로 제한된다.

반면 국민연금은 7.12%, 기타 외국인·기관·소액주주는 약 45.2%를 보유하고 있다. HD현대가 보유한 자기주식 10.5%에는 의결권이 없다. 지배주주의 지분 규모보다 일반주주와 기관투자가가 실제 주총에 얼마나 참여하고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가 중요해지는 구조다.

국민연금의 판단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보고서는 국민연금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물적분할 안건에 반대한 전례가 있고, 책임투자 세부원칙에 주주가치 훼손 방지 기준을 두고 있어 다른 기관투자가와 의결권 자문사의 판단에도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주들의 반대 움직임도 이미 나타난 상태다. 경제개혁연대는 모회사 주가와 모자회사 간 이해상충 가능성을 양사 이사회에 질의했고,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도 상장 반대 움직임을 공식화했다.

반대 논리의 중심에는 HD현대로보틱스의 성장가치가 이미 모회사에 일정 부분 반영됐다는 주장과 2020년 물적분할 당시 별도 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 있다. HD현대그룹이 과거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한 사례를 반복했다는 점도 함께 거론된다.

HD현대 측에서는 HD현대로보틱스가 그룹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3~0.4% 수준이고, 로봇 연구개발과 해외 확장을 위해 독립적인 자금조달 기반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제시돼 있다. 보고서는 다만 현재 매출 비중만으로 모회사 주가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고, 핵심 쟁점은 향후 성장가치의 귀속과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최근 새로운 제도 변수가 등장했다. 지난 9일 안도걸 의원이 대표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현행 거래소 가이드라인의 3%룰 대신 모든 자회사 상장에 모회사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개정안은 중복상장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기준도 법률에 명시하는 방향이다. 종속회사 또는 계열회사 매출이 모회사 매출의 25% 미만이고 임원 겸직 비율이 3분의 1 미만인 경우 등 실질적으로 독립경영이 가능한지를 판단하도록 했다. 모든 자회사 상장에 모회사 주주동의를 의무화하는 대신 표결은 3%룰이 아니라 특별결의로 통일하는 구조다.

모회사 주주에 대한 보상 장치도 강화했다. 개정안은 신규 상장회사의 공모주식 가운데 50% 이상을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 또는 할인 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지난 9일 발의돼 현재 소관위원회 심사 단계에 있어, 현 시점 HD현대로보틱스 상장에 적용되는 기준은 여전히 8월부터 시행된 거래소 규정과 가이드라인이다.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법안 내용이 수정되거나 처리 여부가 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HD현대로보틱스 입장에서는 현재의 3%룰을 기준으로 주주동의 절차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법률 개정 움직임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법안이 원안대로 입법될 경우 주주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원칙은 유지되지만 최대주주의 표가 3%로 묶이는 구조는 특별결의 방식으로 달라진다.

주주들에게 제시할 보호방안의 중요성은 법안과 무관하게 남는다. 보고서는 표결 과정에서 7~8조원으로 거론되는 밸류에이션과 재무적 투자자의 구주매출, 자기주식 처리, 주총 절차, 국민연금의 판단 등 다섯 가지가 주요 대립 지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HD현대가 보유한 자기주식 10.5%가 눈에 띈다. 올해 2월 기준 약 832만주로 당시 시가로 약 1조7000억원에 해당한다. 상장 승인과 연계해 소각 수량과 시점을 확정할 경우 규모가 큰 주주보호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상법 개정에 따라 상장과 별개로 처리해야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를 온전히 상장에 대한 보상으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HD현대로보틱스 주식을 HD현대 일반주주에게 현물배당하는 방법도 보고서가 제시한 방안 가운데 하나다.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주식을 직접 갖게 된다는 점에서는 중복상장에 따른 가치 이전 문제에 직접 대응할 수 있지만 지배력 하락과 유통물량 증가, 과세 등의 부담이 뒤따른다.

현금배당 확대와 추가 물적분할·자회사 상장 금지, 보유지분 매각 제한, 신주 중심 공모 등을 이사회 결의와 공시로 약속하는 구조적 확약도 선택지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한 가지 수단보다는 주주영향 평가와 자기주식 소각, 현물배당, 구조적 확약을 패키지로 묶고 실제 이행 시점과 수량까지 제시해야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HD현대로보틱스 상장은 결국 ‘상장을 할 수 있느냐’와 ‘어떤 방식으로 주주동의를 받을 것이냐’가 동시에 움직이는 사례가 됐다. 보고서가 분석한 현행 제도에서는 거래소 심사보다 모회사 일반주주를 설득하는 3%룰 표결이 높은 문턱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발의된 개정안은 이 문턱을 특별결의 방식으로 다시 설계하는 대신 모든 자회사에 주주동의를 요구하고 공모주 50% 이상을 모회사 주주에게 배정하는 새로운 보호장치를 제시했다. 현행 가이드라인과 개정안 가운데 어떤 제도가 실제 상장 시점에 적용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자금조달 필요성만으로 자회사 상장을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HD현대로보틱스의 밸류에이션과 사업 성장성뿐 아니라 상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회사 주주가치 변화를 얼마나 투명하게 제시하고 어떤 보호방안을 구체적으로 확약하느냐가 이번 IPO의 또 다른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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