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8일 광화문 오픈스테이지 ‘이승철의 어서와’로 본격 활동
‘라이브의 황제’ 이승철의 목소리는 추억이고 그리움이고 설렘이다. 1985년 데뷔한 그는 27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결같이 음악팬들 곁에서 숨 쉬며 각자의 추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여전히 그리움을 가득 담은 목소리로 11집 ‘마이러브’(MY LOVE)를 노래한다. ‘이승철’이라는 이름 석 자만으로도 한국 가요계에서 그의 위치는 충분하다. 그런데 이승철은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한다.
18일 정규 11집 앨범 발표를 앞두고 12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루이 스튜디오에서 만난 이승철은 ‘팬들이 새로운 노래를 듣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는 기대감에 찬 행복한 모습이었다.
“4년 만에 나온 정규 앨범인데 2년 전부터 준비했어요. 60여 곡을 받았고 녹음한 것 만 40곡 정도 되는데 이 중 11집에 9곡을 담았어요. 캐나다에서 녹음도 하며 이번 앨범 제작에만 5억원, 차은택 감독과 함께 한 뮤직비디오에는 2억5000만원을 들였죠.”
이번 음반은 각각 ‘센슈얼리즘’과 ‘에고티즘’ 두 파트로 나눠 선보일 예정이다.
“요즘의 트렌드를 철저히 따르는 음반, 그리고 이승철을 떠올릴 수 있는 음반, 이 두 개를 나눠서 내기로 했어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다는 것은 아티스트 입장에서 안정적이지만 그게 흥미로울 순 없어요. 저도 다양한 장르, 변화를 추구하는 걸 원래 좋아했어요.”
파트1 ‘마이 러브’는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전해성 작곡가가 쓴 타이틀곡 ‘마이 러브’는 리드미컬한 신드사이저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의 리듬감 있는 팝 록, 힙합 스타일의 ‘늦장 부리고 싶어’, 레게풍의 여름 노래 ‘비치 러브’(Beach Love), 이승철이 가사를 쓴 ‘레인 드롭스’(rain drops)까지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아홉 트랙에 담겼다. 대중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이번 음반의 곡 순서도 팬 30명을 사전에 초청해 노래를 들려주고서 인기투표를 거쳐 득표 순서대로 배치했다.
“힙합 등과 같이 처음 시도한 장르가 있어요. 처음에는 두렵기도 했는데 막상 같이 하면서 잘 맞는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었어요. 좋은 노래로 히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트렌디하고 새로운 느낌을 주려 했어요. 곡 시작 부분의 인트로를 박진감 넘치게 바꾸고 박자를 흥겹게 쪼개기도 했어요.”
이번 앨범의 또 다른 변화는 지금까지 그의 히트곡보다 박자가 다소 빨라졌다는 점이다.
“현대 대중음악은 피아노 발라드라도 리듬이 빠지면 안 돼요. 리듬이 있는 음악이 대중적인 스타일이 돼 가고 있죠. 저는 모니터링을 제 큰딸에게 시키는데 지루하면 도입부에서 몇 초도 듣지 않고 다음 트랙으로 넘겨요.”
음향에 세심한 신경을 쓴 부분도 눈에 띈다. ‘런 웨이’(Run Way)는 프린스, 마이클잭슨, 자넷잭슨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음반에 참여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한 믹싱엔지니어 스티비 핫지가 작업했다. ‘손잡을 듯 먼 곳에’의 드럼은 캐나다의 인기 밴드 니켈백의 드러머 대니얼 어데어가 맡아 폭발적인 드럼 실력을 발휘했다.
이번 앨범에서는 9곡 가운데 7곡을 만든 작곡가 전해성의 공이 컸다. 전해성은 단순히 작곡을 넘어 프로듀싱까지 진두지휘했다. 그래서 일까. 노래마다 서로 다른 이승철의 감정과 목소리 톤이 다양한 변주를 뽐낸다.
‘사랑하고 싶은 날’은 이별을 마주한 연인의 저미는 감정을 눌러 담았고, ‘그런 말 말아요’는 다소 거친 목소리 톤이 박자감과 어우러진다. 과거 노래 끝 부분에 넣었던 화려한 애드리브가 사라졌다.
“곡을 만든 전해성 씨가 후반 애드리브는 구시대적인 거라고 했어요. 이제는 촌스럽다고요. 고음이나 바이브레이션이 아닌 뭔가 이상한 것이 들어간 노래라고요. 이런 감정은 ‘마지막 콘서트’ 이후 25년 만이예요.”
‘늦장 부리고 싶어’와 ‘40분 차를 타야해’는 그의 밴드가 교수로 있는 동아방송대 08학번 학생들의 곡이다. 학생들의 노래를 두 곡이나 담은 데에는 후배를 양성하는 ‘슈퍼스타 K’ 심사위원이라는 자리가 큰 작용을 했다.
“우리나라의 실용음악과 학생이 수천 명에 이르지만 이들이 가수로 데뷔할 확률은 0.001%도 되지 않아요. 이들의 노래를 40개 가량 받았는데 당장 드라마 OST에 넣어도 히트할 만한 노래가 30곡은 됐어요. 이 친구들의 작품을 이렇게 끌어올린다면 신선한 음악들이 계속 발굴될 거예요.”
이번 앨범의 발표시점은 예상보다 몇 달이나 늦어졌다. 이승철이 처음에 생각했던 앨범 발매 전략을 바꿨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조용필 선배님의 음반 발표 마케팅, 전략, 열정에 충격을 받았어요. 이름 석자만 던져 놔도 저절로 되실 텐데 가요 하나만 불러도 대박인데 외국 작곡가들에게 곡도 받으셨어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조용필 선배님 티저를 보고 180도 바꿨어요. ‘정신 차리고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집사람한테 얘기했죠. 이후 이효리 티저를 보고 차은택 감독과 뮤직비디오 작업을 했고 ‘슈스케’ 제자들과 남규리, 이청하 등에게 출연 요청을 했어요. ‘용필이 형은 이정표를 제시해주시는구나’를 또 한 번 느꼈어요.”
이승철은 앨범 발매일인 오는 18일 저녁 광화문 한복판에서 오픈 스테이지 ‘이승철의 어서와’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그의 전매특허인 공연에도 몰입할 계획이다. 오는 29일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7월 12, 13일 서울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전국 투어를 이어간다. 이번 투어는 8월까지 계속된다. 이번 여름 공연 타이틀은 ‘비치 보이즈’.
“10월부터는 ‘슈퍼스타K5’의 무서운 심사위원으로 나서는데 그전에 여러분들과 재밌게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여름 콘서트를 ‘비치 보이즈’ 콘셉트로 정했어요. 11집 파트1은 모던팝 위주로 꾸몄지만 오는 10월 초에 낼 11집 파트2는 정통적인 이승철의 록발라드로 위주로 선보일 거예요. 기대하세요.”(웃음)
한국경제TV 와우스타 유병철 기자 ybc@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