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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주 칼럼] ‘NLL 대화록’ ‘국정원 국정조사’ 논란에 가려진 민생 이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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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주 칼럼] ‘NLL 대화록’ ‘국정원 국정조사’ 논란에 가려진 민생 이슈들

심영주 기자

기사입력 : 2013-06-24 15:52

소모적 ‘정치공방’보다 사회적 합의를 통한 ‘새틀짜기’ 필요

▲2007년제2차남북정상회담남북합의문발표(자료사진)
▲2007년제2차남북정상회담남북합의문발표(자료사진)
지난주, 6월 임시국회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여야의 입법전쟁이 본격화하고 경제민주화와 노동 관련 법안 등 민생법안들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국정원 국정조사’와 그에 따른 논란의 와중에 나온 한 의원의 발언으로 ‘서해 NLL 대화록 공개’ 문제가 정국을 뒤덮었고, 이에 따른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가열되고 있어 이번 임시국회가 자칫 파행으로 치닫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마치 시간을 6개월 전으로 되돌린 것과 같은 이 상황을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민주주의의 기본 틀을 공고히 한다는 측면에서 국정원의 선거·정치개입 의혹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 또한 서해 NLL 대화록 공개 문제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이상 그냥 덮고 가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정조사와 NLL 대화록 두 사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우리 국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덜어주고 앞으로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할 지를 논의해야할 중요한 시점에 국정조사와 NLL 대화록 두 사안이 정국을 뒤덮고 있다는 점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핵심쟁점이었던 ‘경제민주화’ 논쟁,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이슈가 됐던 ‘창조경제’ 논란에 이어 최근 ‘일자리·고용·노동’과 관련한 이슈들이 ‘남북관계’와 더불어 핵심의제로 부상했었고, 이번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국민들의 기대도 컸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예전처럼 ‘역시나’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걱정이 앞선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경제민주화 논쟁을 통해 미래의 대한민국이 어떤 경제체제, 어떤 자본주의를 원하는지 논의하기 시작했고, 개념정의에 매몰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창조경제 논란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신성장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고용률 중심의 국정운영과 고용률 70% 달성”,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인식 제고” 발언과 함께 민주당 주요 인사들의 “시간제 일자리 늘리자? 현실을 너무 모른다”, “근로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가 최선이다”라는 반론, ‘정책네트워크 내일’ 최장집 이사장의 ‘노동 중심 진보적 신당론’ 등 잇달아 제기된 고용·노동과 관련된 쟁점들이 정치권에 다양하고 민감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이와 같은 논의가 지난 17대 대선에서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후보는 ‘사람중심, 진짜경제’를 모토로 ‘지식경제’, ‘신뢰경제’, ‘녹색경제’를 세 축으로 하는 ‘창조경제’와 근로시간 단축, 과로체제 해소, 일자리 나누기를 핵심으로 하는 ‘뉴패러다임을 통한 휴먼빅딜’을 제시하며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혁신을 이야기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에서 내세우고 있는 “고용률 중심의 국정운영과 고용률 70% 달성”도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이러한 논의는 대선과정에서 주목을 받긴 했지만 이후 현실 적용이 어렵다는 이유와 정권심판론에 밀려 불씨만 남기고 세간의 이목에서 멀어지게 된다.

5년 전 시작된 대한민국 경제 전반의 ‘새틀짜기’ 시도, 최근 부상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창조경제·일자리’ 논쟁. 이번에는 다른 이슈에 밀려 5년 전처럼 논의의 중심에서 멀어지지 않아야 한다. 또한 치열한 논쟁과 사회적 합의를 거쳐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미래의 대한민국에 알맞은 최적의 ‘시스템’과 ‘게임의 법칙’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

2003년 3월. 독일 슈뢰더 전 수상은 연방의회에서 독일 전후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개혁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아젠다 2010’을 제시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독일 국내 비평가들의 비판은 여전하지만, ‘유럽경제의 환자’로 까지 전락했던 독일을 새로운 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문을 열게 했다는 찬사도 함께 받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정부도 미래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대한 밑그림을 관련 부처의 업무보고와 실천계획을 통해서 밝힌 만큼 국회 차원의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국민의 기대에 걸맞은 국회의 역할을 촉구해 본다. 미래 대한민국의 골격이 될 ‘아젠다 2020’을 제시해주길 바란다. 또한 10년 뒤 ‘아젠다 2020’으로 19대 국회가 대한민국이 새로운 시대로 진입할 수 있는 문을 열게 했다는 찬사를 받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 아젠다 2010 :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유럽경제의 환자’로까지 전락했던 독일이 추진한 구조개혁안으로 그동안 독일이 가지고 있던 구조적인 문제들인 경직된 노동시장구조와 기업활동 규제, 과도한 사회보장 지출, 막대한 통일비용문제 등을 해결하고 보다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국가의 책임을 줄이고, 개인의 자기책임을 강화하는 것을 기본노선으로 하고 있으며, 노동시장, 사회복지제도, 경제활성화, 재정, 교육 및 훈련 등 5개 분야에 대한 구조개혁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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