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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②] 한의원서 암 치료를? “쉽지 않은 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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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②] 한의원서 암 치료를? “쉽지 않은 일이었죠"

한석주 기자

기사입력 : 2013-12-05 11:00

마케팅 디자인그룹 오월의나무 정진서 실장 인터뷰

[기획연재②] 한의원서 암 치료를? “쉽지 않은 일이었죠"

정진서 실장은 한방 암치료와 관련된 성공적 병원 포트폴리오를 통해 한의계의 주목을 받았던 마케터다. 그가 이끄는 의료마케팅 디자인 그룹 오월의나무는 국내 의료마케팅의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의료마케팅에 전문화된 기획-실행-분석 단계의 광고 활동을 333마케팅으로 체계화해 정부 벤처 인증까지 받았다고 한다. 컨설팅으로도 분류되는 이러한 부류의 아이디어는 본래 정부에서 벤처 인증을 해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오월의나무는 의료마케팅 시장에서의 참신함을 인정받아 드물게 벤처 인증을 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한방 암치료와 관련된 마케팅 사례를 들며 자연스럽게 한의원 마케팅으로 좁혀 들어갔다. ‘한의원 마케팅에 있어서 기획이란 어떤 형태일까’에 대한 물음으로 스스로 요약한 후 답변했다.

“한의원 치료에 대한 시장의 인식은 한 마디로 ‘모순’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서양의학에 비해 비과학적이라는 인식이 존재하는 한편, 한방의료 국민 만족도는 오히려 양방 의료기관을 능가하는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2010년 통계청 ‘2010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방의료기관에 대한 국민 의료서비스 만족도가 종합병원, 병의원, 치과병의원, 약국 등 타 요양급여기관 보다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과학화와 소비자 인지도, 이것이 바로 단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양방과 한방의 해묵은 다툼의 주제이기도 하다는 사실입니다.”

정진서 실장은 양방과 한방의 해묵은 다툼에 끼어들고 싶지는 않다면서 이 2가지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것이 우위냐가 아니라 어떻게 균형점을 찾아서 기획의 꼭지를 발굴하느냐라고 국한한다. 과학화된 양방의 모습을 발굴하면서 동시에 소비자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의료기관으로서의 모습을 더 부각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방 암치료 한의원에서 바로 이 2가지를 조화롭게 구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하면서 정진서 실장은 너무나 힘든 마케팅 사례였다고 고개를 저었다. 한방 의료기관이 암을 치료한다는 것은 무모한 모험에 가까운 도전이었다고 회상했다. 빅5로 상징되는 대형병원들이 주도하는, 암치료 = 항암의 공식이 통용되는 암치료 시장에서 한방 암치료의 장점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양방 병원의 모습을 기꺼이 차용하는 것이 기획의 외형이었다면, 그 내실은 결국 치료효과였습니다. 문제는 치료효과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였는데, 치료효과를 수치화하는 일에 몰두했을 뿐 아니라 이를 정제된 메시지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마케팅 효과까지 염두에 두려고 했습니다. 설문과 차트분석을 통해 최대한 치료효과를 객관화해야 한다는 점을 광고주 측에 전달하고 그 과정에서 산파 노릇을 했습니다.”

정진서 실장은 이 같은 고민의 결과를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로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마케팅 과제였다고 술회한다. 보통 병원이 사용하는 마케팅 키메시지는 치료 솔루션이나 치료원리, 질환의 특성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고, 의료진을 캐릭터화하는 맨파워 강조를 통해 키메시지를 대체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 편이다. 한방 암치료 분야의 경우는 치료 솔루션 또는 원리와 질환특성이 하나된 형태로 갈 수밖에 없었다. 암이라는 질환 자체가 워낙에 뚜렷한 특징을 가진 국민질환일 뿐 아니라, 한방이 암을 치료한다는 자체가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양방의 항암치료효과에 해당하는 한방의 치료는 결국 몸의 근본적인 암 저항력을 끌어올리는 것인데, 한방 치료의 최대 난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자칫 잘못 보면 뚜렷한 솔루션이나 원리가 없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진서 실장은 그래서 한의원 마케팅이야말로 ‘카피’가 정말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정진서 실장은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치료라는 점에 착안해서, “면역은 암보다 강합니다”라는 광고 카피를 뽑아냈고, 다양한 매체별로 메시지를 통일함으로써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주력했다고 한다. 이처럼 한방 치료 뿐 아니라 양방치료와의 비교가 뒷받침된 깊은 의학적 분석과 통찰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쉽게 기획요소를 발굴할 수 없는 것이 의료마케팅, 그 중에서도 한의원 마케팅의 뚜렷한 차이점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러한 취지를 담은 오월의나무의 오프라인 광고시안은 이러한 카피를 매체의 특성에 맞게 집행한 좋은 사례로 손꼽힌다. 오월의나무가 기획한 버스광고시안은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한국옥외광고협회가 주최한 '2013년 버스외부광고 효과조사 결과 발표회'에서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진이 발표한, 좋은 버스외부광고로 선정되기도 했다.

수치화된 치료효과를 통해 과학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현대 한방의학의 모습을 부각시키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한 기획 요소였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효과 또한 무리한 수치화를 지향하지 않고, 소비자의 일반적인 인식에 호소할 수 있는 항목을 선정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통증과 같은 암 환자의 “삶의 질”과 관련된 통계가 대표적 사례다.

병원명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접근했다고 정진서 실장은 설명한다. 보통 항암 등 양방 치료를 받은 후에도 다시 재발해서 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 전이암 또는 재발암 환자들이 많은 소람의 특성상 환자 한명 한명에 대한 병원 측의 관심과 집중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감성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일이 필요했고 병원명에도 이같은 측면을 반영했다고 한다. 과학화된 치료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수치화 사업을 추진하는 일과는 또 다른 기획의 축이라는 것. 환자들에 대한 높은 관심과 집중이야말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한방의 모습이고, 그것을 감성적으로 녹여낸 것이 오월의나무의 기획의 핵심이라는 자체 평가다.

의료마케팅은 전문적인 의료분야에 대한 마케팅이기 때문에 광고기획의 평가 잣대로 흔히 제기되는 이른바 크리에이티브 그 이상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의료마케터가 의료법 전문가요 바이럴 전문가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의학 분야에 대한 조예가 뒷받침된 전문적 기획의 가치는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정진서 실장은 물론 광고 마케팅 예산이 충분하다면 분명히 매체 집행과 기획의 품질에서 분명히 우위를 점하기 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영세한 의원급 의료기관도 자신만의 기획 요소를 발굴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양방과 한방 의료시장에서 주목받는 의료기관 주체들이 처음부터 큰 병원이나 네트워크 한의원이었겠냐고 정진서 실장은 반문한다. 물론 많은 대형의료기관들이 출범 당시 블루오션의 개척자였던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기획은 예산의 문제이기 이전에 의료기관의 비전이고, 자기성찰이기 때문이다.

또한 양방은 치료방법이 규격화 되어 있기 때문에 아예 크리에이티브에 치중하는 전문적 기획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한방은 나름의 비방(方)이 존재하는 의료영역이기 때문에 또한 맞춤형 기획이 필요하다는 점을 덧붙이며, 한방 의료기관 마케팅에 대해 요약했다.

“한의원 마케팅은 대단히 흥미로운 분야입니다. 치료법이 규격화된 가운데서 기획 요소를 발굴해 내는 양방과 달리 한의원은 각자가 가진 장점과 매력을 발굴해 내야 하는 뚜렷한 특징이 있습니다. 치료법과 이를 알리는 마케팅의 과학화도 관건이지만 병원이 가진 고유한 색깔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양방에 비해 다채롭기 때문입니다. 병원 마케팅의 답은 바로 병원 내부에 있습니다. 그것을 끌어내어 밖으로 알리는 일, 그것이 바로 병원 마케팅이고 동시에 한의원 마케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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