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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톡톡] “통일은 대박” 발언에 분주한 정가, 실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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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톡톡] “통일은 대박” 발언에 분주한 정가, 실상은

조기성 기자

기사입력 : 2014-01-17 10:37

'북한 급변 사태’ 통일은 쪽박.. 경색된 남북관계부터 풀어야

▲박근혜대통령CNN인터내셔널인터뷰장면(사진=청와대)
▲박근혜대통령CNN인터내셔널인터뷰장면(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 발언 이후 정치권과 정부 안팎에서 통일 논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여야의 견해차는 뚜렷하다. 정부여당이 북한체제 급변 사태를 염두에 둔 통일론이라면 야당은 “흡수 통일은 재앙”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통일에 대한 이야기만 난무할 뿐 통일에 이르는 과정과 구체적 준비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지난 1년 동안의 박근혜 정부의 행보도 그렇다. 박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고 통일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원론적 대북정책이지, 진정한 의미의 통일방안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통일부에 따르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남북간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이끌어내며 ▲남북간 신뢰에 기초하여 교류·협력을 진행하고 ▲국민적 공감대와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정책 실효성을 높인다는 내용이다.

이명박 정권의 북한의 ‘先 핵 포기 後지원’의 ‘비핵 개방 3000’에 비해 진전된 접근임이 분명하지만 지난 1년 남북관계는 아무런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의 긴장상태는 악화됐고 급기야 남북경협과 교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개성공단 조업 중단 사태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았다. 북핵 6자회담은 6년째 열리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 터져나온 “통일은 대박” 발언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핵심인 ‘남북 간 신뢰 형성’을 해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남북관계는 김정은체제 등장 이후 경색됐다가 개성공단 정상화를 제외하곤 교착 상태다. 장성택 숙청이란 돌발 변수를 빼면 박근혜 정부의 통일론 맥락을 설명하기 힘든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4일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예측 불허의 나라인데 (장성택 처형 이후) 불안정성이 더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장성택 숙청으로 (김정은의) 장악력이 커질 수 있겠지만 그것이 일시적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 취약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근혜 정부가 암묵적으로 김정은 체제의 붕괴 같은 북한 급변사태를 전제로 통일담론을 확산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응답하라 여당대표’ 즉각 화답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은 “통일은 대박” 발언에 즉각 화답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당내 통일위원회를 강화하고 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에 가칭 통일연구센터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 대한민국에 대비해 체제를 새롭게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이어 “통일 한국의 헌법과 제반 법 연구를 비롯해 당과 국회에서 할 일을 착실하게 준비할 것”이라며 “아울러 탈북민들이 통일시대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 구상에 공감하면서 당 차원의 적극 지원의사를 밝힌 것이다.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는 물론 차기 당권과 대권을 노리는 중진들도 ‘통일 대박’ 발언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6선의 이인제 의원은 지난해 6월 ‘한반도통일연구원’ 발족식을 갖고 당내에서 통일 화두를 선점했고 차기 당권 유력주자인 5선의 김무성 의원은 내달 ‘통일교실’(가칭) 모임을 띄울 계획이다. 7선의 정몽준 의원은 최고중진연석회의 등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일 문제 등을 거론하고 있다.

이렇듯 정치권뿐만 아니라 정부도 ‘통일 대박’ 발언에 즉각 반응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통일 헌법’ 마련에 나섰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온 데 이어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통일 이후 공정거래법 운영 방안을 준비해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위원장은 전날 열린 간부회의에서 통일과 관련한 정책 방안을 미리 고민하라고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공정거래위원장이 통일 관련 정책 대응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박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 발언 후 정부 각 부처에서 관련 움직임이 잇따를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한길 “흡수통일은 재앙” 이정희 “흡수통일, 군사적 충돌만”

반면 야당은 일제히 정부 주도 통일론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신년기자회견에서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통일만이 축복이다. 북한의 급변사태로 느닷없이 맞게 되는 흡수통일은 오히려 재앙일 수 있다”면서 “정부는 ‘과정으로서의 통일’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길민주당대표
▲김한길민주당대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역시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정권이 북한 급변 사태를 거론하며 흡수통일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면서 “흡수통일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으며 군사적 충돌만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대표들의 지적처럼 통일이 ‘대박’이기 위해서는 북한의 급변사태를 염두에 두고 일거에 흡수통일 하겠다는 식의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20여 년 전 북한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등장한 소위 ‘북한붕괴론’은 실체가 없는 허구적 상상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공허한 ‘북한붕괴론’을 염두에 둔 채, 남북관계의 퇴행을 자초했던 어리석음을 이 정부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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